[spotlight] 이성경│① oh! 소녀

2014.09.17


“넌 지치지도 않아?” 이성경이 주변 사람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어떤 상황을 묘사할 때면 상대의 말까지 성대모사를 하는 그는 인터뷰에서도 누군가를 따라 했다. 말하는 동안 놀란 듯 동그랗게 눈을 떴다가, 배시시 웃었다가, 눈썹을 씰룩거리며 끊임없이 말하고, 표정을 바꾸었다. 정말 지치지도 않니. 그래서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오소녀를 연기할 수 있었구나 싶었다. 혼날 때도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눈을 깜빡거리며 ‘난 잘못 없는데?’라는 표정을 짓는 소녀. 욕을 잔뜩 먹고 사라질 때도 뒤를 돌아 청량음료 광고의 한 장면처럼 윙크를 날릴 줄 아는 그런 소녀. 아버지는 폐지를 줍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지만 옷을 살 돈이 없어 항상 교복만 입는 오소녀는 설정만 보면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이성경은 에너지가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오소녀에 녹이면서 스스로를 “품행장애. 날라리도 병”이라고 말할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를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은 치유를 받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늘 밝은 에너지를 뿜어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7살부터 치던 피아노를 뒤로하고 겁도 없이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모델 일은 불규칙한 생활과 바쁜 일정의 연속이었고, 주변에서는 “성경아, 어떡해. 너 살쪘어”라며 이성경의 몸을 평가했다. “넌 지치지도 않아?”라는 말을 듣던 그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스트레스로 더 살이 쪘다. 그런데,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함께한 사람들은 이성경에게 평가 대신 칭찬을 해주었다. “지금 5kg이 더 찐 상태인데 모두들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고, 김규태 감독은 “연기수업도 하지 말고 오라고 하셨어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이 나오길”바란다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오소녀가 수광(이광수)의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타인과 소통 가능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이성경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모델 생활 7년 차에 만난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가 연예계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었다. 주변에서 “(언제 터질지 몰라) 밀도 높은 우주”라고 표현할 만큼 타고난 에너지를 가졌던 소녀어른이 되어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사랑받고,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아간다. 오소녀는 방황을 끝내고 의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오소녀와 비슷한 나이에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였던 이성경은 <괜찮아 사랑이야>를 기점으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언젠가 뮤지컬배우가 되는 꿈. 어떤 상황을 묘사할 때면 사람들의 표정까지 따라 하는 그답게, 이미 자신이 설 무대의 모습과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모습까지 하나하나 다 상상했다. 넘치는 에너지가 가야 할 길을 찾았다. 소녀 시절은 끝났지만, 꿈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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