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가게 ‘3대천왕’을 검증하다

2015.09.24
SBS [3대천왕]은 마치 ‘백종원의 음식 장려 프로젝트’처럼 보인다. 그가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니고 음식을 맛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3대천왕]에서 소개하는 메뉴들은 돼지 불고기, 떡볶이 등 광범위한 대중이 즐기는 음식들이고, 지금까지 방송된 메뉴들은 모두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브랜드에서 내놓는 것이기도 하다. [3대천왕]에서 각종 메뉴의 맛에 대해 설명하는 백종원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길에서 마주치는 더본코리아의 식당들에 눈길이 간다. 그는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서 쉽고 싸게 요리할 수 있는 집밥, 더 나아가서는 “(잘 만든) 식당 밥이 돈도 덜 들고 맛있다”는 지론을 펼치기도 했지만, [3대천왕]은 보다 직접적으로 백종원의 음식들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아이즈]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식당 브랜드 메뉴 중 [3대천왕]에서도 소개된 메뉴를 골라 그 맛을 검증해봤다. 검증 기준은 백종원이 [3대천왕]에서 각각의 메뉴에 대해 말했던 맛으로 삼았다.


1. 성성식당(논현동) 닭볶음탕 1마리 23,000원 (볶음밥 2,000원) 
‘감자는 필수, 면사리는 옵션, 볶음밥은 마침표’로 설명되는 닭볶음탕이다. 백종원의 설명에 따르면 닭볶음탕에 함께 나오는 감자가 으깨지면 국물이 탁해진다. 이 때문인지 성성식당의 닭볶음탕에는 따로 국자를 주지 않고, 점원이 직접 조리를 도왔다. 검정 솥에 담긴 닭볶음탕은 뚜껑이 닫힌 채로 인덕션 위에서 4분간 끓여지고, 이후 점원이 한 번 재료를 뒤적이며 가위로 칼집을 낸다. 닭다리가 유독 두꺼운 만큼 사이사이 양념이 잘 배기 위함이었다. 다른 닭고기들 역시 비교적 잘게 썰려 국물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뚜껑을 닫은 후 7분 정도 더 지나면 먹을 수 있다. 그렇게 완성된 닭도리탕은 약간 갈색 빛이 도는 진한 붉은 국물에 양파, 밀떡, 새송이버섯, 파, 당근, 닭고기가 보글보글 끓는다. 백종원의 설명대로 국물을 먼저 맛보았는데, 양파의 단맛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면서 칼칼한 맛이 감돈다. 닭볶음탕은 고춧가루로 칼칼한 맛을 내느냐 고추장의 진득한 맛을 내느냐로 갈리는데, 성성식당은 고춧가루로 칼칼한 맛을 내는 듯했다. 또한 감자를 미리 찬물에 담갔는지 감자를 푹 익힐 정도로 끓여도 국물은 맑은 편이었다. 풍성하게 담긴 파는 쫄깃한 살을 먹든 퍽퍽한 살을 먹든 함께 씹는 즐거움을 줬고, 국물이 많아 고기를 먹는 사이사이 살 위에 부어 먹어도 부족함이 없었다. 밥을 볶을 때는 국물을 따로 그릇에 담아줘 그의 팁대로 볶음밥 위에 살짝 부어 먹을 수 있었다. 

GOOD: 양이 정말 많다. 가득한 파는 닭과 잘 어울린다. 따로 동치미 국물을 주진 않지만 담백하고 상큼한 초계면(6,000원)으로 입가심을 하면서 먹기 좋다.
BAD: 주식의 완성도에 비해 반찬으로 나오는 어묵볶음, 콩자반, 김치와 깍두기는 다소 아쉽다. 볶음밥 역시 김가루는 푸석하게 날리고 김치 역시 아삭거리는 식감이 적어 국물에 밥을 말아먹듯 먹어야 한다.


2. 행복분식(부평 이마트 푸드코트) 뚝배기 떡볶이 3,000원 (행복완탕 4,000원) 
논현동 백종원 거리에 있던 행복분식 본점이 사라지면서, 행복분식은 현재 부평 이마트 푸드코트에만 있다. 라면, 쫄면, 떡볶이, 순두부찌개 등을 팔고, 떡볶이는 뚝배기에 담아서 ‘뚝배기 떡볶이’로 판다. 뚝배기에 끓고 있는 상태로 음식이 나온다. 길이 5cm, 두께 1cm 정도의 쌀떡은 쫄깃하면서도 양념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다. 10개 정도 들어 있어 배를 채우기에는 부족한 편이고, 국물은 약간 텁텁하고 걸쭉하다. 백종원의 설명에 따르면 떡볶이는 고추장보다는 물엿과 고춧가루를 섞어 주로 만들며 매운 고춧가루와 안 매운 고춧가루를 적당히 섞어서 매운맛을 낸다. 하지만 행복분식의 떡볶이는 자잘한 고춧가루와 후추로 맛을 냈다. ‘슈가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백종원 특유의 단맛을 기대했지만 달기보다는 매콤했다. 또한 삼각형으로 썰린 어묵은 얇아서 씹는 즐거움이 적었고, 그 여백을 양배추와 양파가 아삭거리는 식감으로 채웠다. 파 고명 덕분에 파 향이 은은하게 나지만 매번 먹을 때마다 파 향이 날만큼 들어 있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옛날 초등학교 분식점에서 먹던 느낌으로, 감칠맛이 적고 자극적인 맛이 강하다. 대신 함께 곁들인 완탕은 쫄깃한 겉피에 고기속이 들어간 고기완자와 만두국처럼 입에 착착 감기는 육수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GOOD: 뚝배기에 끓여져 나오니 계속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백종원이 만드는 외식의 특징인 ‘싸고 맛있게’ 만드는 장점을 떡볶이에도 살렸다. 
BAD: 분식이라고 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순대, 튀김, 김밥 등이 없다. [3대천왕] 떡볶이 편 당시 방청객들이 주식인 떡볶이 못지않게 함께 곁들이는 것들에 환호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다. 행복완탕 정도가 떡볶이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메뉴.


3. 새마을식당 (논현 본점) 열탄 불고기 8,000원
[3대천왕] ‘돼지불고기 편’에서 백종원은 고기의 두께와 부위, 불의 종류와 양념 등을 기준으로 음식을 설명했다. 백종원의 유명 프랜차이즈 새마을식당의 대표메뉴인 열탄불고기의 두께는 대패삼겹살만큼 얇다. 2mm 정도의 두께로 썰려 동그랗게 말려있는 냉동고기가 양은그릇에 가득 쌓여 나온다. 그 위에 끼얹어진 빨간 고추장 양념이 참숯 위 불판에서 뒤섞인다. 함께 나오는 찬은 미역국과 빨간 양념장, 쌈장과 파절이, 김치 정도에 마늘과 양파, 고추 등도 같이 나온다. 고기는 돼지 앞다리 살로 짙은 육색과 진한 육향을 띄고 기름기가 적어 다소 거친 식감을 준다. 실제로 고기가 쫄깃하다기보다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냉동된 상태여서인지, 두께가 얇아서인지 고기 자체의 육즙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또한 고추장 불고기는 굽기 어려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쉽게 불판이 탄다. 달고 매콤한 양념장 맛이 고기를 감싸고 있어 고기 본래의 맛보다는 양념된 맛과 숯불에 훈연된 맛으로 먹는 느낌이다. 고기가 얇아서인지 숯불 향은 곳곳에 베어났다. 함께 나오는 빨간 특제소스 역시 맵고 달다. 하지만 특제소스 강렬한 감칠맛은 구운 마늘이나 구운 양파와 함께 찍어먹기에도 좋고, 파절이를 넣어 깻잎으로 한 쌈을 해먹을 때도 입 안 전체에 매콤달콤한 풍미를 전해준다.

GOOD: 파절이 양념과 고기에 찍어먹는 특제소스가 훌륭하다. 물론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강렬할 수 있지만, 짜고 맵고 달고의 완벽한 조합. 그냥 밥을 비벼 먹어도 될 정도로 양념 자체가 완성도가 있다.
BAD: 백종원답지 않게 양이 적다. 성인 두 명이어도 2인분으로는 부족하다. 고기를 추가로 주문하거나 새마을식당의 또 다른 대표메뉴 ‘7분돼지김치’를 함께 먹어야 배를 채울 수 있다.

글. 심하림
사진. 이진혁, 유라규(Koi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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