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오스카 아이작, 좋은 어른의 느낌

2015.12.31
상품 설명 
밥 딜런이 아닌 사람. 코엔 형제는 자신들의 영화 [인사이드 르윈]의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를 이렇게 묘사했다. 운이 나빠서도 아니고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서도 아니다. 그저 모두가 밥 딜런이 될 수는 없다는 것. 우울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건만 정작 주연 배우 오스카 아이작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자신이 바로 르윈 데이비스라고. 리들리 스콧 감독의 [로빈 후드]부터 라이언 고슬링의 [드라이브]까지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과거를 씁쓸하게 자책하는 말은 아니었다. 겸양도 아니었다. 오스카 아이작은 늘 자신의 재능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제대로 된 기회만 주어진다면 세상에 한 수 보여주겠다던 열망에 불타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오래 전에 재능과 열망이 꼭 대단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에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웠다. 배우들만이 겪어야 하는 특별한 종류의 고통으로 여기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르윈 데이비스의 맥 빠지는 여정이 결국 어느 정도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듯이, 그는 자신의 실패와 실망을 누구나 겪는 삶의 일부로 여기고 받아들였다. [인사이드 르윈]으로 관객들의 집단 기억 상실을 떨쳐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배우가 어딘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스카 아이작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거나 아니면 ‘전설’의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는 양 극단의 강박증으로 들끓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만나보기 힘든 유형의 배우다. 그는 다 자란 어른이다.

오스카 아이작이 연기한 인물들은 관객의 호감을 사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쥐고 있는 패를 다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들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골칫거리들이 어디선가 튀어나온다. 르윈 데이비스와 마찬가지로,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아벨 모랄레스 그리고 미니시리즈 [쇼 미 어 히어로]의 닉 와시스코 역시 하고 싶은 일들보다는 해야 하는 일들에 발목이 잡힌다. 그것이 맨주먹으로 세운 회사를 지키는 일이건 뿌리 깊은 인종 차별에 맞서 복지 주택을 짓는 일이건 공통점은 분명하다. 누구도 그들을 격려하거나 응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혼자서 어려운 결정들을 내리고 또 그 결과를 감수해야한다. 이런 오스카 아이작 특유의 자립적이고 성숙한 에너지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가장 경쾌한 형태로 되돌아온다. 이제 막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주인공 레이, 핀과 달리 포 다메론은 경험 많은 노련한 파일럿이다. 선택받은 자가 아니더라도, 승리에 대한 확신 없이도 선의 편에서 열심히 싸워 온 사람. 수많은 인물로 북적대는 세계에서도 오스카 아이작은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찾아냈다. 그의 포 다메론은 유쾌하면서도 아직 소년 소녀 같은 주인공들의 들뜬 기운을 기꺼이 받쳐줄 것 같은 좋은 어른의 느낌으로 가득하다. 늘 배역에 꼭 맞는 배우들을 골라내는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안목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스타워즈에 어울리기에는 너무 진지하다는 기우를 간단하게 뛰어넘으면서 오스카 아이작은 가장 신나는 해를 맞이했다. 다음 작품 역시 대규모 액션 영화인 [엑스맨: 아포칼립스]다. 밥 딜런이 되지 못했던 르윈 데이비스라는 이름으로 불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이제 다른 누구도 될 필요가 없는, 오스카 아이작이다.

성분 표시
헤르난데즈 10%

과테말라에서 쿠바인 아버지와 과테말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마이애미에서 자란 오스카 아이작의 본명은 ‘오스카 아이작 헤르난데즈’. 솔직한 성격의 그는 마이애미에서 ‘오스카 헤르난데즈’는 ‘존 스미스’나 마찬가지로 흔한 이름일 뿐만 아니라, 라티노 갱스터로 타입 캐스팅 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헤르난데즈라는 성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음을 숨기지 않는다.

머리 15%
오스카 아이작 작품들의 평에는 그의 인상적인 풍성한 머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이번 스타워즈 영화에서도 대담한 성격의 파일럿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손이 갔다는 그의 머리를 보고 함께 출연한 해리슨 포드는 가발이라고 확신하기도.

시대극 25%
어딘가 요즘 사람 같지 않은 분위기 때문일까. [써커 펀치]나 [엑스 마키나] 정도를 제외하고는 오스카 아이작의 작품들은 대부분 시대극이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을 영화화 한 스릴러 [1월의 두 얼굴]은 60년대를, 부부로 나온 제시카 차스테인과 함께 당시의 패션을 완벽하게 재현했던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80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존했던 정치인 닉 와시스코를 훌륭하게 연기해 낸 [쇼 미 어 히어로] 역시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이 배경.

음악 50%
저 사람 진짜 가수야? [인사이드 르윈]을 본 사람들이 꼭 한 번쯤 묻게 되는 질문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펑크 락 밴드를 결성해서 활동했고 줄리어드를 졸업한 오스카 아이작은 연기와 음악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연기력 못지않게 훌륭한 기타 연주와 노래 실력을 갖고 있는 그는 [스타워즈] 개봉에 맞춰 주연 배우 데이지 리들리와 매력적인 듀엣을 선보이기도 하고 빌 머레이가 오래 전 SNL에서 선보였던 [스타워즈] 노래를 멋지게 개사하여 되살려내는 등 영화의 홍보를 위해 열심히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취급주의
‘덕스플레인’은 필요 없다

[스타워즈]처럼 오랫동안 충성스러운 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시리즈에 출연하게 되는 배우들은 누구나 사방팔방에서 쏟아져 들어올 정보의 홍수를 각오해야 한다. 무시해버릴 수도 있지만 곧 이어질 장기간의 질문 공세에 대비하려면 귀를 아예 닫을 수도 없는 노릇. 다행히 오스카 아이작은 이미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에 벼락치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의 삼촌 기예르모는 조카의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직접 피규어를 제작했을 정도로 엄청난 [스타워즈]의 팬. 오스카 아이작 역시 삼촌 손에 이끌려 사촌들과 함께 극장에서 [스타워즈]를 보면서 자란 덕분에 그의 지식은 예상보다 훨씬 해박하다. 삼촌 역시 조카의 덕을 톡톡히 봤다. 직접 만든 [스타워즈] 티셔츠를 선물로 들고 촬영장에 찾아온 그에게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즉석에서 엑스트라 역을 제안한 것. 오스카 아이작에게 [스타워즈]는 진정한 의미의 가족 영화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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