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코스]부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까지, 지금 넷플릭스에 입문하세요

2016.01.20
넷플릭스의 급습이다. 지난 7일 드디어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한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포함, 그동안 한국에서 정식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해외 콘텐츠들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첫 한 달 이용요금을 무료로 내세우며 수많은 이용자들을 빠르게 끌어들이는 중이다. 관심은 있지만 넷플릭스에서 무엇부터 봐야 할지 고민스러운 이들을 위해 [아이즈]가 총 여덟 편의 작품을 추천한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만큼, 참고용으로 각 작품별 분량과 러닝타임까지 명기했다. 넷플릭스로 충만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인생은 코미디, [마스터 오브 제로]
총 1 시즌 / 10 에피소드 (회당 30분 내외)

뉴욕에 사는 서른 살 데브(아지즈 안사리)의 삶에 관한 코미디다. 종종 마음 맞는 여성들과 잠자리를 갖거나 사귀긴 하지만 결혼 혹은 아이를 낳는 건 두렵고, 광고 모델로 시작한 배우 일은 인도 출신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에 출연하기도 했던 아지즈 안사리가 제작과 주연을 모두 맡은 이 작품은 평범한 30대들이 겪을 법한 고민들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소수인종이기에 받게 되는 차별 또한 낱낱이 드러낸다. 인도 출신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적어 형편없는 배역 하나를 두고 데브와 친구가 경쟁을 한다든가, 백인 사장으로부터 카레 운운하는 메일을 받는 등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되는 상황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그리고, [마스터 오브 제로]에서 다뤄지는 모든 주제에 대한 아지즈 안사리의 생각은 역시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아지즈 안사리: 매디슨 스퀘어 가든 라이브]와 [아지즈 안사리: 생매장] 같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통해 더욱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가족 스릴러, [블러드 라인]
총 1 시즌 / 13 에피소드 (회당 50~70분)

눈부시게 빛나는 해변, 평화롭고 화목한 가족, 모두가 즐거워 보이는 파티. 그러나 플로리다 키스 해변을 중심으로 한 이 아름다운 풍경에 속아서는 안 된다. 어느 날 큰아들 대니(벤 멘델존)가 후줄근한 행색으로 집에 돌아오고, 웬일인지 가족들은 반가워하는 대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게다가 일찍 떠나기로 한 대니가 집에 눌러앉아 부모님의 호텔 일을 돕겠다고 선언한 이후, 가까스로 평온을 유지하고 있던 가족의 삶에는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쓰러진 채 발견되고, 대니를 제외한 세 남매는 대니가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로 잦은 말다툼을 벌인다. [블러드 라인]은 이 가족들 사이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졌던 것인지 정확히 알려주는 대신, 매회 엔딩을 통해 아주 약간의 단서만을 떡밥처럼 던지며 보는 이들을 다음 에피소드로 자연스럽게 인도한다. 참고로 맥주, 위스키, 데킬라 등 술 마시는 장면이 수시로 등장해 음주를 부추기는 만큼 시청 시 주류를 구비해둘 것.

희대의 마약왕 이야기, [나르코스]

총 1 시즌 / 10 에피소드 (회당 50분 내외)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실화를 바탕 삼은 드라마로, 베네치오 델 토로가 파블로 역을 맡은 영화 [파라다이스 로스트: 마약 카르텔의 왕], 마약 조직을 소탕하려는 요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카리오]와 함께 보면 더욱 좋겠다. 작품은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 스티브 머피(보이드 홀브룩)의 내레이션을 따라 마약 산업이 어떻게 콜롬비아를 거점으로 급성장해 미국까지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낳고 파블로(바그네르 모라)라는 마약업자이자 잔인한 살인마를 서민의 영웅으로 만들 수 있었는지 자세히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죄 없는 사람들이 수없이 죽어나갔음에도 미 당국이 파블로와 마약업자들에게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오로지 공산주의 척결만을 외쳤다는 사실까지 날카롭게 지적한다. 한마디로 마약을 둘러싼 파워게임과 콜롬비아, 미국의 역사를 되짚는 드라마.

맨주먹 히어로, [데어데블]
총 1 시즌 / 13 에피소드 (60분 내외)

“아이언슈트나 요술망치를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그거 하날 못 잡아?” 악당의 말처럼 데어데블(찰리 콕스)에게는 강력한 슈트도, 그럴싸한 무기도 하나 없다.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뛰어난 신체 능력을 지니게 된 그는 오로지 까만 옷과 복면을 착용한 채 맨몸으로 악당과 맞선다. 어릴 적 방사능 폐기물에 노출된 후 시력을 잃었지만, 싸우는 상대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능숙하고 강인하기까지 하다. 데어데블, 본명 매트 머독은 변호사로 활동 중이기도 한데, 그와 늘 함께하는 동료 포기 넬슨(엘든 헨슨)과의 투닥거리는 관계는 [셜록]의 셜록과 왓슨 짝패를 연상케 할 정도다. 이렇듯 적당한 액션과 유머가 펼쳐지는 와중에 데어데블의 사랑과 아픔, 악당 못지않게 점점 잔인해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고뇌 등 히어로라는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도 포진해 있다. 오는 3월 18일,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될 예정이니 미리 체크해둘 것.

모든 여성의 삶,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총 3 시즌 / 39 에피소드 (회당 60분 내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처럼 다양한 인종과 계층, 성적 지향의 여성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작품도 없을 것이다. 파이퍼 채프먼(테일러 쉴링)은 약혼자 래리(제이슨 빅스)와 평온한 삶을 계획하지만, 헤어진 여자친구 알렉스(로라 프레폰) 때문에 마약 사건에 휘말려 뉴욕 리치필드 교도소에 수감된다. 드라마는 각기 다른 종류의 ‘인간’이기에 부딪치게 되는 수감자들의 갈등에 주목하는 동시에 채프먼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물론, 트랜스젠더 소피아 버셋(래번 콕스), 교도관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갖게 된 다야나라 디아즈(대샤 폴란코) 등 주변 인물들 한 명 한 명의 사연도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밑바닥처럼 보일 수 있는 교도소에도 인생은 존재하며, 수감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개인이 대면한 문제와 고통을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결코 유쾌함을 잃지 않는 것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가장 큰 미덕이다. 교도소 안에서 펼쳐지는 채프먼과 알렉스의 ‘사랑과 전쟁’ 또한 재미요소. 

그것이 알고 싶다, [살인자 만들기]
총 1 시즌 / 10 에피소드 (회당 45~60분)

개인의 삶은 국가에 의해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가. 국가 권력은 내세울 것 없는 개인을 얼마나 하찮게 여길 수 있는가. 다큐멘터리 [살인자 만들기]는 1급 살인미수 및 2급 성폭행 죄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18년 동안 복역한 스티븐 에이버리가 2003년 겨우 석방된 이후, 다시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을 조명한다. 애초에 알리바이가 확실했던 스티븐은 매니토웍 보안관국의 잘못으로 오랫동안 고통받아야 했으며, 그럼에도 국가는 관련 소송에서 보안관국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니토웍 보안관국은 자신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또다시 스티븐을 새로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아간다. 증거를 위조하거나 거짓 자백을 유도하는 그들의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담긴 채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는 스티븐은 과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독재와 저항의 기록, [윈터 온 파이어]
1시간 35분

여러모로 기시감이 드는 다큐멘터리다. 친 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당연히 유럽연합에 가입할 거라 믿고 있던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기대는 배반당한다.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대통령에게 협정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지만, 대답 대신 돌아온 건 엄청난 수의 무장경찰들과 그들이 휘두르는 곤봉, 주먹뿐이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굽히지 않고 2013년 11월 21일부터 93일 동안 시위를 이어나간다. 곤봉에 맞아 피떡이 된 눈을 드러낸 채 현장 상황에 대해 증언하는 시민, 이미 쓰러져 있는 시민을 단체로 밟고 때리는 경찰들, 총격으로 부상당한 이들을 전부 살려내지 못했다고 눈물 흘리는 간호사 등 다큐멘터리는 사건을 하루하루 성실하게 기록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결국 야누코비치는 도주하고 국민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외쳤지만,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밝히는 작품의 엔딩은 아프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냥 틀어놓으세요, [가정집 벽난로 영상]
총 3 에피소드 (회당 60분)
제목 그대로 가정집에서 옛날식 벽난로가 타는 모습을 한 시간 내내 보여준다. 작았던 불꽃이 점점 격하게 타오르고, 또 사그라질 때까지 변화하는 과정을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와 더불어 즐길 수 있다. 심지어 총 세 가지 종류가 준비되어 있는데, 크리스마스 캐럴이 깔린 버전, BGM 없이 나무 타는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버전, 여러 가지 경음악이 번갈아가면서 깔리는 버전 등이다. 넷플릭스에서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하면 4K UHD 화질로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만큼, 커다란 UHD TV에 연결해 진짜 벽난로처럼 활용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흔들의자를 놓고 뜨개질이라도 한다면 뜻밖의 미국 가정집 간접 체험 완성! 이 밖에도 숲과 폭포, 바다 속 세상을 담은 무빙아트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으니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이용해보자. 의외로 꽤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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