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의 시얼샤 로넌, 천재적인 성장

2016.04.28
‘우리들의 눈앞에서 자라난’이라는 흔한 수식어가 이렇게나 안 어울리는 아역 출신 배우가 또 있을까. 13살의 나이에 홀연히 나타나 관객들을 경탄에 빠트렸던 시얼샤 로넌은 지난 10년간 늘 불쑥불쑥 새로운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 관객들은 조숙한 영국 소녀 브라이오니와 [러블리 본즈]의 해맑은 수지를 연결시키지 못했고, [한나] 속 부쩍 자란 모습에 감탄했으면서도 [웨이 백]을 보고는 뒤늦게야 무릎을 쳤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 감독은 어디서 저런 신선한 배우를 찾아냈을까 궁금했을 사람도 적지 않을 터. 이렇게 자신을 닮은 소녀들이 스크린 위에서 극적인 삶을 사는 동안 진짜 시얼샤 로넌은 더블린에서 느긋하게 자랐다. 연기는 다른 사람이 되어볼 수 있는 즐거운 놀이였고 천부적인 재능이 따라주니 어려울 것이 없었다.

[브루클린]은 달랐다. 뉴욕으로 이주한 경험이 있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외동딸이자 홀로 뉴욕에서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었던 시얼샤 로넌에게 주인공 에일리스는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 강한 동질감으로 다가왔다. 늘 현실과 연기를 능숙하게 분리해왔던 그에게 처음으로 내면의 탐색이라는 벅찬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도 때가 되었음을 직감하고 뛰어든 선택은 옳았다. 이해하되 떨어져 있었기에 자유로울 수 있었던 유년기에 안녕을 고할 작품으로 [브루클린]만큼 완벽한 작품이 또 있을까. 자신의 삶을 향해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는 에일리스와 함께 걸으며 요정이 두고 간 아이 같았던 소녀는 깊은 공감으로 부드럽게 흔들리며 빛을 발하는 얼굴을 가진 어른이 되었다. 잘 컸다는 칭찬보다는 역시 시얼샤 로넌답다는 감탄이 어울린다. 등장부터 남달랐던 신동다운 천재적인 성장이다.


[Warning] 썰-샤라구요!
‘S-A-O-I-R-S-E’. 한 이름에 모음만 무려 네 개다. 덕분에 지난 10년간 시얼샤 로넌은 쏠-씨, 수아레즈, 쌔어로이즈, 스컬샤, 심지어 셸리까지 온갖 엉뚱한 변형으로 불려오다 못골든 글로브 후보 지명 자리에서조차 ‘시-샤 로넌’이 되어버렸다. 자유와 해방이라는 뜻깊은 의미를 가진 이 아일랜드 전통 이름의 정확한 발음은 ‘썰-샤’. 여전히 낯설지만 [브루클린]으로 모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틈을 타 시얼샤 로넌이 대대적인 발음 교육에 나섰으니 배우고 또 익혀서 혹시라도 내한을 하게 되면 또렷하게 외쳐보자. 어서 와요, 썰-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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