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스파이더맨·블랙 팬서·샤론 카터가 궁금해?

2016.05.11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캡틴 아메리카 3])를 보다 보면 더욱 자세히 알고 싶어지는 그 인물들, 스파이더맨 역의 톰 홀랜드와 블랙 팬서를 맡은 채드윅 보스만, 샤론 카터 역의 에밀리 반캠프에 대해 탐구했다.

호기심 많은 소년 스파이더맨, 톰 홀랜
“그럼 춤을 가르쳐!” 레오타드를 입은 발레 소년들 사이에서 혼자 반바지를 입고 어색하게 앉아 있었던 톰 홀랜드를 다음 빌리 엘리어트로 지목하면서 제작자 스티븐 달드리는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이미 벨을 발굴해낸 안목답다. 톰 홀랜드는 그 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2년간 성공적으로 이끌며 믿음에 보답했다. 춤은 물론, 아크로바틱부터 연기까지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강도 높은 훈련이 차세대 스파이더맨 역을 따내는 데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는 사실. [더 임파서블]로 호평을 받긴 했어도 영화계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이었던 그가 더 인지도 높은 또래들을 제치고 마블의 눈에 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빌리 엘리어트로서 보낸 시간들이다. 이렇듯 그에게 최고의 학교가 되어주었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지난 11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막을 내렸으니, 2016년은 톰 홀랜드로서는 의미심장한 분기점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캡틴 아메리카 3]는 오랫동안 지켜봐 온 팬들은 물론, 후배 빌리들부터 원조 빌리 제이미 벨까지 한마음으로 응원한 보람이 충분할 만큼 훌륭한 시작점이었다. 웨스트엔드에서 기른 뿌리가 튼튼하니 마블이라는 새 토양에서도 눈부시게 성장할 게 틀림없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표는 우리가 살게.


어린 빌리 톰 홀랜드다. 심장을 부여잡을 준비를 하고 클릭하자. [캡틴 아메리카 3]에서는 이웃집 소년 같은 순진함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사실 톰 홀랜드는 어릴 때부터 꽤나 강단 있는 씩씩한 성격이었다. 당시 수상이었던 고든 브라운과의 만남에서 예산 감축에 대해 물어봤냐는 짓궂은 농담에도 당황하지 않고 받아치려는 저 모습을 보라. 유명 배우들이 포진한 어벤져스 사이에서 혹시 기가 죽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는 접어두어도 좋겠다.

기품 있는 블랙 팬서, 채드윅 보스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 채드윅 보스만은 원래 카메라 앞이 아닌 뒤에 머물 생각이었다. 하워드 대학에서 감독을 전공할 때만 해도 연기 수업은 배우들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다는 그는 연극 [딥 애저]로 작가로서의 재능도 이미 인정받았다. 배우가 아니더라도 다른 길이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까. 2013년이 되어서야 첫 대표작이 생긴 배우임에도 채드윅 보스만은 늦깎이의 초조함이 아닌 단단한 자신감을 내뿜는다. 그간의 작품들을 봐도 그렇다. 전설적인 야구 선수 재키 로빈슨의 삶을 다룬 [42]와 가장 묘사하기 어려운 실존 인물이라고 다들 혀를 내두르는 가수 제임스 브라운으로 완벽하게 변신해야 했던 [겟 온 업]은 연기는 물론, 흑인들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도 무명이었던 배우가 짧은 시간 동안 연달아 해내기에는 벅찬 과제였다. 하지만 그는 부담에 짓눌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속도를 내 [갓 오브 이집트]라는 대규모 블록버스터까지 해치워버렸다. 다른 배우들은 적어도 10년은 넘게 걸릴 과정을 속성 코스로 완료해버린 셈. 하여간 마블의 사람 보는 눈은 알아줘야 한다. 못하는 게 없고 마음먹은 건 다 해내고야 말 것 같은 왕자님으로 채드윅 보스만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와칸다로 이민은 언제부터 받아주나요?


[겟 온 업]에서 가수 제임스 브라운으로 분한 채드윅 보스만은 촬영 내내 모든 춤과 노래를 대역 없이 소화했지만 정작 영화에서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후에 제임스 브라운의 노래를 덧씌웠기 때문. 다행히 영화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도니 해서웨이의 곡을 멋지게 열창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 블랙 팬서 단독 영화는 뮤지컬로 나와도 좋을 실력.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샤론 카터, 에밀리 반캠프
캐나다에는 뭔가 있는 게 틀림없다. 라이언 레이놀즈부터 레이첼 맥아담스까지 성격 좋고 연기도 잘하는 미남 미녀 배우들을 끝없이 할리우드에 공급하는 걸 보면. 신선하고 건강한 이미지로 [도슨의 청춘일기] 작가 눈에 들어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한 에밀리 반캠프 역시 온타리오의 작은 마을 출신. [에버우드]·[브라더스 앤 시스터스] 등 성장물이나 가족 드라마에서 주로 조연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려온 그는 2011년 TV 쇼 [리벤지]에서 처음 주연을 맡아 두각을 드러냈다. 자극적인 전개의 복수극인 이 작품을 통해 그동안 보여줄 기회가 적었던 어두운 면과 액션 솜씨를 제대로 선보였기에 두 편의 캡틴 아메리카 영화에서 모두 충실한 조력자이자 로맨스의 가능성으로만 기능하는 샤론 카터가 다소 아쉽다. [퍼스트 어벤져]부터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흘렀건만 오히려 여성 요원의 활약은 더 줄어들었다니, 페기 카터(해일리 앳웰)가 봤더라면 후손의 훌륭한 능력이 아까워 혀를 찼을 일. 다음 영화에도 나오게 된다면 이번에 함께하지 못해 많은 팬들을 아쉽게 했던 같은 캐나다 출신 배우 코비 스몰더스의 마리아 힐과 함께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쉴드 출신의 CIA 엘리트 요원이라면 캡틴 아메리카를 돕는 것 말고도 할 일이 많지 않을까.


캐나다인들은 디스도 이렇게나 예의 바르다. 캐나다 영화 시상식에 참여한 에밀리 반캠프는 외국인으로서 캡틴 ‘아메리카’를 돕는 건 괜찮았지만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상황들은 황당하다는 말과 함께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바마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쿨한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는 트뤼도의 나라 국민다운 자부심이다.




목록

SPECIAL

image 스크린독과점

MAGAZINE

  • imageVol.171
  • imageVol.170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