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③ 게임초보의 [오버워치] 첫걸음, 이상과 현실

2016.07.05
여기서도 [오버워치], 저기서도 [오버워치]다. 출시 한 달 만에 전 세계에서 천만 명이 넘는 유저들을 끌어 모은 이 게임의 인기는 FPS(First-person shooter) 문외한도 움직이게 만든다. 다양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비주얼을 지닌 캐릭터들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특히 매력적이다. 거대 로봇을 조종하고, 순간이동 능력을 발휘하고, 불꽃처럼 수리검을 날려 적을 처치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설레는 모험인가. 다음은 오버워치의 o도, 고급시계 놓고 기역 자도 모르지만 일단 멋진 캐릭터를 선택해 3D 멀미에 시달리며 인공지능과 싸운 ‘광폭한 까마귀’의 고백이다. 비록 상상 속의 모습과 달리 현실은 처참하기 그지없고 임무 기여 평균 시간은 00.21에 불과할지라도, 도전은 계속된다. 우리는 오버워치니까!
 

디바
D.Va (송하나, 한국, 로봇조종사) 돌격_난이도 ★★☆
이상
: ‘제발 한국인이라면 D.Va를 플레이합시다’는 아니지만 전직 프로게이머, 게다가 세계챔피언이었다는 흥미로운 경력을 가진 이 세계의 아이돌. 중장갑 무인 조종 로봇 부대(MEKA) 소속으로, 로봇을 타고 있을 때는 재장전이 필요 없는 근거리 회전포를 쓸 수 있고, 부스터를 사용해 전방으로 돌진하며 적을 밀쳐낼 수도 있다. 전방에서 날아오는 모든 투사체를 쏘아 없애주는 방어 매트릭스 역시 모처럼 국방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되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또한 자폭 기술을 써서 로봇에서 탈출하며 원자로를 폭파시켜 적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도 있고 게이지가 다 차면 새로운 로봇을 호출해 탑승할 수도 있으니 신입이여, 디바에 타라!
현실: 공격 중에는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지고, 방향치가 부스터를 쓰면 막다른 벽 앞에 코를 박기 일쑤다. 위기상황에 탈출은 했으나 새 로봇을 기다리던 중 솔저:76에 의해 사망. 송하나는 “게임을 하면 이겨야지”라고 했지만, 내가 하면 GG! 

자리야 (알렉산드라 자리야노바, 러시아, 군인) 돌격_난이도 ★★★
이상
: 195cm의 키에 건장한 근육질의 체격, 거대한 입자포를 들고 에너지 광선을 발사하며 전선으로 돌격하는 운동선수 출신 여성 군인이라니, 현실에선 골골댈지언정 게임에서라도 강해지고 싶은 로망을 자극하는 캐릭터다. 게다가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개인용 방벽을 사용할 수 있고, 위기에 처한 아군에게 방벽을 씌워 보호해줄 수도 있으며, 중력자탄으로 적들을 끌어 모아 궤멸시킬 수도 있다니 자리야의 궁극기는 아무래도 ‘멋짐’이 아닐까. 자신을 둘러쌌던 ‘핵 의혹’을 뛰어난 실력으로 날려버린 UW 아티잔의 ‘게구리’ 김세연 선수도 “자리야는 예쁘고 강하기까지 하다”([스포츠경향])고 말하지 않았나. 그러니 “정확히 배에 조준해서 캐릭터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쏘시면 됩니다”라는 그분의 말씀을 따라, 돌격!
현실: 정신없이 달리기는 하는데 빠르게 움직일 수 없어 자꾸 아군을 놓친다. 방벽을 칠 새도 없이 바스티온에게 죽고, 겨우 따라잡은 아군에게 방벽 씌워주다 보니 내 방벽 쓰는 타이밍을 놓쳐 솔저:76에게 죽음. 함께일 때 우린 강하다던데….

메이 (저우메이링, 중국, 기후학자) 수비_난이도 ★★★
이상
: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처럼 눈과 얼음을 다루는 능력을 가졌고,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얼어붙은 상대에게 고드름을 박아 넣어 두 번 죽이는 냉철함을 겸비해 ‘메이코패스’라는 별명을 얻은, 안경 낀 과학자, 즉 메이는 그냥 귀여워 보이지만 자그마치 세 가지 요소가 합쳐진 콤비네이션으로, 동안의 비결은 동면이라고. 메이의 무기는 적을 느리게 만들거나 얼려버릴 수 있는 냉각총이며 두꺼운 얼음덩어리를 생성해 적의 공격을 잠시 막거나, 거대한 빙벽을 세워 시야와 움직임을 차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궁극기 ‘눈보라’는 기후 조절 드론 ‘설구(雪球)’를 출동시켜 돌풍과 눈보라의 범위 안에 들어와 있는 적들의 이동 속도를 감소시키고 얼어붙게 만든다. 그렇게 해서 무력하게 만든 적을 처치하며 상큼하게 “미안해요”라고 말하다니, “똑똑, 메이가 왔어요”로 예의바른 죽음의 전주곡을 연주해야지!
현실: 빙벽을 적절한 위치에 세우는 것은 매우 어렵고, 허둥대다 엉뚱한 방향에 눈보라를 일으켰다. 멋모르고 리퍼 가까이에 있다가 죽고, 맵에서 길을 잃고 달리다 떨어져 죽음. 

메르시 (앙겔라 치글러, 스위스, 야전 의무장교) 지원_난이도 ★☆☆
이상
: “못하는 사람은 힐러를 하면 그나마 욕을 덜 먹는다.” 인공지능한테 터지고 실수하고 그러면 죽고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왕의 길’을 가다가 들은 계시다. 의사, 과학자, 그리고 평화주의자인 메르시는 카두세우스 지팡이를 사용해 아군에게 치유의 물결을 보내거나 공격력을 증폭시켜줄 수 있는 캐릭터로 최전선에서 적을 공격하기보다는 주로 후방에서 지원 업무를 맡는다. 천사의 날개를 모티브로 한 발키리 슈트의 추진력을 이용해 날아올라 아군을 도울 수도, 멋지게 고공낙하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사망 직후 10초 내로는 죽은 아군도 살려내는 궁극기 ‘부활’의 능력까지 가졌으니, 메르시가 된다면 왠지 사랑받는 힐러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현실: “제가 돌봐드리죠”, “말끔히 치료해드릴게요” 등 자신 있는 대사를 꺼 버리고 싶어진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아군의 ‘치명상’ 마크가 보이긴 하는데 제 때 치유하러 가지도 못하고, 날아오를 틈도 없이 기습당해 죽음. 

리퍼 (알 수 없음, 알 수 없음, 용병) 공격_난이도 ★☆☆
이상
: 정의의 편에 서려고 해도 안 되는 놈은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며 비뚤어지고 싶은 날엔 리퍼가 있다. 과거 오버워치의 영웅이었지만 이제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오버워치 요원들을 제거하는 잔혹한 사신이자, 혼자 있을 때도 굳이 손등을 이마에 대고 음산하게 웃어젖힐 것 같은 중2병의 화신. 트레이서의 쌍권총보다 훨씬 거대한 헬파이어 샷건을 양손으로 갈겨대며, 짧은 시간 동안 검은 연기처럼 그림자가 되어 피해를 입지 않으며 적을 통과하는 ‘망령화’ 상태를 구사할 수 있고 순간이동 능력도 있다. 펄럭이는 검은 로브와 해골을 연상케 하는 복면 때문에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데 비해 의외로 난이도는 낮은 편이니, 궁극기 ‘죽음의 꽃’과 함께 자신 있게 외쳐보자. “죽어! 죽어! 죽어!”
현실: “지옥에서 돌아왔다”라는 ‘끝판왕’ 같은 대사를 날리며, 공격력 뛰어난 무기에 힘입어 그나마 비교적 팀에 아주 약간 기여하긴 했으나 20%에 불과한 명중률을 기록하다 다가온 바스티온에게 죽음. 

한조 (시마다 한조, 일본, 암살자) 수비_난이도 ★★★
이상
: 아무리 첨단 무기가 많고 많은 세계라 해도,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가 그랬듯 활 쏘는 영웅은 언제나 비주얼로 한 몫 하는 법이다. 강직한 무사 같은 인상과 달리, 단편 애니메이션 [용]에 따르면 거대한 범죄 제국의 상속자였고 제 손으로 동생을 처단할 만큼 무자비한 구석도 있었지만 이 메마른 세상, 미중년의 어두운 과거 따위 잠시 잊도록 하자. 어쨌든 한조의 능력에는 단순히 활을 쏘는 것만이 아니라 추적 장치의 감지 반경 내에 있는 적을 보여주는 ‘음파 화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다수의 대상을 공격하는 ‘갈래 화살’ 등이 있으며 벽타기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벽도 통과할 수 있는 궁극기인 ‘용의 일격’은 일직선으로 뻗어나가 마주치는 적을 모두 삼켜 버리는 위력을 가지고 있으니, 내 안의 용이 뜨겁게 끓어오른다! 전사의 영혼이 불타오른다!
현실: 훈련용 봇에게 죽었을 때 정신을 차렸어야 했다. 화살로 적을 맞히는 건 무척 까다로운 기술이고, 궁극기 역시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무용지물. 죽음에는 명예가 따른다던데, 초보에겐 역시 개죽음뿐인가.

겐지 (시마다 겐지, 일본, 모험가) 공격_난이도 ★★★
이상
: 얼굴까지 기계부품으로 뒤덮인 사이보그 닌자인 데다, 갑옷 명치 근처에 문신처럼 적힌 ‘武神(무신)’이라는 단어가 수상쩍음을 배가시켜 왠지 악당처럼 보인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자신을 죽이려 했던 형 한조도 용서하고 스승 젠야타를 공경하며, 어리석을지언정 희망이 있다고 믿는 이 시대의 긍정맨. 별 모양 수리검을 연속으로, 혹은 한꺼번에 날릴 수 있고 검을 휘둘러 날아오는 투사체를 적에게 튕겨 내거나 ‘질풍참’으로 바람을 가르고 튀어나가 적을 베고 지나가는 등 온갖 화려한 기술은 다 가지고 있다. 게다가 궁극기 ‘용검’으로 근접 거리내의 적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데, 검에 감기는 용의 영혼이 한조의 용처럼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멋있으니 좋은 것이다. 결정적으로 “칼끝이 흔들리지 않으면 영혼 또한 조화롭지”, “두 번 재고, 한 번 벤다”처럼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하는 대사들이 많으니, 일단 겐지와 함께 간다.
현실: 닌자가 괜히 오래 훈련을 하는 게 아니다. 수리검은 정확히 조준해서 날리기 어렵고, 공간지각력 떨어지는 유저에겐 질풍참도 돼지 목의 진주나 마찬가지다. 결국 방벽을 친 자리야에게 수리검을 던졌다가 죽음.

트레이서 (레나 옥스턴, 영국, 모험가) 공격_난이도 ★★☆
이상
: [오버워치]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 날렵하고 경쾌한 움직임으로 시선을 빼앗았던 트레이서는 단연 매혹적인 캐릭터다. 여러 히어로물의 주인공들처럼 모종의 사고로 인해 평범한 삶을 잃게 되었던 그가 과학자 윈스턴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시간을 조종할 수 있게 된 원리는 바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쨌든 중요한 건 트레이서가 이동 방향으로 빠르게 수평 이동할 수 있는 ‘점멸’ 능력에, 시간을 몇 초 전으로 되돌려 지도상의 위치는 물론 탄약 상태도 복구하는 ‘시간 역행’ 능력도 가졌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펄스 쌍권총을 난사하고 폭탄을 투척하는 쾌감을 게임이 아니면 어디서 느껴볼 수 있겠나. 게다가 트레이서님은 말씀하셨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현실: 멋진 활약을 펼칠 틈도 없이 점멸 기술 조작 미숙으로 얼어붙은 강에 추락해 사망, 다음 라운드에서 또 사망.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너만 빼고.”라는 농담은 나를 향한 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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