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이정재 영화제

2016.07.07

[도둑들], 1급 오락영화의 얼굴

7/14(목) PM 10:00 채널CGV

 

“1급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최동훈 감독의 포부는 성사되었다. 제작 단계부터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별칭을 달았던 영화는 익숙한 볼거리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을 연상시키는 고층호텔에서의 줄타기 액션이나 홍콩 누아르에 대한 오마주로 느껴지는 총격신 등은 할리우드와 홍콩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쾌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도둑들]은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으며 전지현, 김혜수, 김윤석, 이정재, 김수현 등 다시 모으기 어려울 스타들이 시너지를 빚어내면서 오락영화로서의 제 몫을 다한다. 누가, 어떻게 훔치냐가 중요한 케이퍼 무비로써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어떻게’보다는 ‘누가’에 있다. 도둑들의 능력과 매력은 상충하는 지점 없이 다양한 동시에 풍성하게 교차되면서 영화의 질감을 형성한다. 그 결과 각자 입에 착 붙는 대사와 몸에 꼭 맞는 캐릭터를 입은 배우들이 날아다닌다. 이정재는 콤플렉스로 가득 찬 도둑 뽀빠이가 되어 다이아몬드를 노리는데, 아무리 비열한 짓을 해도 그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게 만든다. 마카오 박(김윤석)에게 지고, 애니콜(전지현)에게 속는 그는 이정재를 만나 어쩐지 측은하면서도 귀엽게 완성된다. 


[관상], 왕자님 얼굴에 김 묻었어요, 잘생김

7/21(목) PM 10:00 채널CGV

 

전반부는 코미디, 후반부는 드라마. 웃기다가 울리는 한국 영화의 흥행 공식을 충실히 따라가는 [관상]에서 가장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은 수양대군이다. 권력에 눈이 먼 악인이라는 세팅에 야생성과 섹시함을 얹은 이정재의 선택이 주효한 것.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EXO의 ‘으르렁’을 입힌 수양대군(이정재)의 등장신은 [관상]에서 이정재의 지분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수양은 영화를 통째로 관통하는 관상가 내경(송강호)에 비해 절대적인 분량이 적지만 나타나는 매 순간 야수처럼 강렬하게 이빨을 드러낸다. 권력을 위해 형제들의 목숨까지도 거둔 수양의 성정을 보여주는 데는 얼굴의 흉터 분장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큰 역할을 했다. 이정재는 [관상]을 위해 발성법까지 바꿨을 정도. 짐승의 소리 같은 거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촬영 전 5시간 전부터 목을 풀면서” 상대를 제압하는 권력을 가진 왕자에 걸맞는 디테일을 갖췄다. 그렇게 잘생김을 잔뜩 묻히고 걸어 들어오는 이정재는 수양대군이 되어 제대로 으르렁거렸다.

 

[신세계]‘재리’ 폐인 양성소

7/28(목) PM 10:00 채널CGV

 

[신세계]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그들을 잘 살려낸 배우들로 인해 수많은 마니아들을 만들었다. 그해의 유행어 “드루와”를 만들어낸 황정민의 정청과 누아르 장르에서 잠재력을 터뜨린 박성웅의 이중구까지 팬들로 하여금 숨진 캐릭터의 기일까지 챙기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 그중에서도 이자성은 액션이 강한 골드문의 남자들과 달리 리액션에 가까운 인물이다. 경찰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있기에 언제나 말을 아끼고 형제와 다름없는 정청에까지 감정을 숨긴다. 강 과장(최민식)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정청의 ‘부라더’ 사랑에 각성하는 자성은 클라이맥스에 이르러야 본인의 액션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정재는 결코 화려한 황정민이나 묵직한 박성웅에게 묻히지 않는다. 자성의 불안과 혼란을 예민하게 정제한 이정재 덕분에 자성의 정체가 발각될 위기마다 관객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신세계]의 대중적인 성공은 언제나 톱스타였던 이정재를 보다 가까운 자리로 끌어당겼다. 지금도 배우님이나 선배님보다는 그저 이름으로 불리는 게 편하고, 먼 훗날 선생님으로 불릴 만 한 나이가 되어도 ‘재리’(팬들이 지어준 이정재의 별명)라는 편한 별명으로 불리고 싶다는 이정재가 ‘재리’ 폐인을 양성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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