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좀비 영화제

2016.07.21
2012 지구가 망한 후
[나는 전설이다] 7/22(금) PM 08:30 채널CGV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이미 인류의 위기를 경험한 윌 스미스는 [나는 전설이다]에 이르러 재앙 이후의 시간까지 지켜본다. 2012년 지구에서 인간들이 사라지고 홀로 남은 로버트(윌 스미스)는 항공모함에서 골프를 치고, 미술관에 걸려있던 그림들로 집안을 장식한다. 그는 유일한 친구 셰퍼드 샘에게 의지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 사이에서 살아간다. 영화는 이미 할리우드에서 두 번이나 영화화된 리처드 매드슨의 원작을 충실하게 옮기는 대신 블록버스터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원작에서 뱀파이어로 묘사된 변종 인류는 좀비로 변환되면서 대규모 액션신들이 가능해졌고, 뉴욕시의 대대적인 협조를 받은 로케이션 덕분에 세트나 CG를 벗어나 폐허가 된 5번가나 브루클린 다리를 연출할 수 있었다. 홀로 좀비들에게 대항하는 로버트가 가련해질 무렵, 샘이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한동안 ‘가장 슬픈 영화 장면’ 상위권에 뽑히곤 했던 샘과 로버트의 이별의 고통이 상당하다. 촬영이 끝난 후 윌 스미스가 샘의 입양을 원할 정도로 깊은 교감을 나눈 이들의 케미스트리는 살벌한 좀비들과는 다른 따뜻함을 제공한다. 그나저나 [나는 전설이다]에서 인류가 멸망한 때가 2012년이라니. 너무 오래 산 건 아닌가 반성하며 내일 아침을 겸허히 받아들일 에너지를 얻어보자.

필요한 건 맥주와 스트레스
[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 7/22(금) PM 11:00 채널CGV 


2002년 첫선을 보일 당시, 좀비들을 쏴 죽이는 비디오 게임에서 출발한 영화가 이렇게 오랫동안 달릴 수 있으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주연을 맡은 밀라 요보비치가 10년씩이나 좀비들의 악몽을 꿀 정도로 강렬한 체험은 4편에서도 계속된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문을 성공적으로 연 폴 앤더슨 감독의 귀환과 제목에 주석처럼 붙은 ‘3D’는 [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의 야심을 말해준다. 앨리스가 그간 치른 3번의 전쟁과 달리 이번이 진짜이며 그가 휘두르는 칼과 화려한 발차기를 실감 나게 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야심은 시리즈 중 최고 수입을 거두며 보답 받는다. 의미 없는 재탕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는 관객들이 이 시리즈에게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려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그것은 바로 무적에 가까운 앨리스가 좀비들을 신나게 베어버리고, 이 모든 비극을 초래한 엄브렐러사에 한 방 먹이는 것. 갖가지 능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좀비들과 엄브렐러사의 ‘끝판왕’마저도 앨리스의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위해 존재한다. 피가 흐르고 살점이 튀는 앨리스의 좀비 소탕 작전을 즐기는 데 필요한 것은 스트레스와 맥주. 징그럽게 더운 밤, 낮 동안 받은 열을 앨리스가 식혀줄 것이다.

좀비는 죽지 않아
[28주 후] 7/23(토) AM 1:00 채널CGV 


전작 [28일 후]가 던져줬던 신선한 충격을 그대로 계승한 [28주 후]는 재앙에서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한 영국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군인들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는 런던은 인간을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분노 바이러스’로부터 아주 멀어 보인다.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 줄만 알았던 그 때, 이 청정지역은 한층 더 무시무시한 살육의 현장으로 변한다. 사람들을 쉽게 보내주지 않는 바이러스는 실험실처럼 고립된 런던 안에서 생존자들을 신나게 물어뜯고, 눈을 후벼 파고, 사지를 찢어버린다. 종전의 느릿느릿 걷던 좀비에서 벗어나 [28주 후]에 이르러 좀비들은 광범위한 지역을 뛰고 점프하는데 훨씬 더 위협적으로 공포를 부추긴다. 훈련된 무용수들과 서커스 단원들이 좀비가 되어 이곳저곳을 누빌 때 텅 비어 버린 리젠트 파크나 차링 크로스 거리 등 런던의 명소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지금은 슈퍼히어로 무비의 주역이 된 제레미 레너와 이드리스 엘바, 로즈 번의 커리어 초반 모습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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