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최동훈 감독 추천 KAFA 영화제

2016.08.18
날카롭고 명민한 데뷔작

[파수꾼] 9/7(수) PM 10:00 채널CGV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은 2011년의 발견이자 번쩍일 만큼 강력한 섬광을 지닌 새로운 배우들의 무대였다. 그 해의 신인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휩쓴 쾌거는 아슬아슬할 만큼 인물들의 긴장과 감정의 결을 예민하게 포착해낸 데 있다. 친구 사이라는 표면 아래 웅크리고 있던 갈등과 본인들조차 모르게 퍼져나간 균열이 몰고 온 파국, 그리고 그 이후를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세 배우가 명민하게 살려냈다. 현재 윤성현 감독은 쫓고 쫓기는 피 튀기는 스릴러로 알려진 [사냥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화보 촬영에 동행할 만큼 절친한 이제훈과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프로젝트를 다듬는 중이라고.

2015년 실제 상황

[소셜포비아] 9/14(수) PM 10:00 채널CGV


홍석재 감독은 공무원 시험, 노량진 고시원, 컵밥, 인터넷 방송, 악플 등 지금 대한민국의 한 구석을 드러내는 아이템들을 한데 넣고 부글부글 끓여냈다. 이 뜨거운 수프는 악플의 작동 원리와 악플러들의 생태계를 낱낱이 보고한다. “욕먹어도 싸.” [소셜포비아]에서 악플을 단 여성에게 테러를 가하는 또 다른 악플러들의 작동 원리는 비단 온라인에서만 통하는 메커니즘은 아니다. 여성, 특정 지역 출신자, 장애인 등 약자를 찾아 화풀이의 날을 세우는 전 국민적 레저는 오프라인에서도 매일 같이 일어나는데다 인터넷을 거치면 폭력성을 더한다. 이러한 인터넷의 속성을 드러내는 SNS, 인터넷 방송, 채팅창을 활용해 속도감과 스릴을 더하는 연출이 인물의 심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흥미로운 텍스트가 되었다. 사건의 중심에서 가장 큰 감정의 진폭을 보여주는 이주승은 섬세하고, 관객과 가장 가까이 연결된 변요한은 묵직하다. 실제 인터넷 BJ로 오해 받기도 한 류준열은 최근 드라마에서 얻은 달달한 이미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날 선 에너지를 뿜어낸다.

잉여들에게 보내는 응원

[잉투기] 9/21(수) PM 10:00 채널CGV


[잉투기]는 실제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며 인터넷 문화의 폐해로 부각된 ‘현피’(인터넷에서 만난 사람과 실제 싸우는 행위)를 통해 ‘잉여’라고 불리는 청춘들을 소환한다. 외로워서 ‘먹방’을 하고, 현실의 ‘찌질함’을 잊기 위해 온라인에서 허세를 부리고, 부족함 없지만 늘 허기를 느끼는 이들은 현피 사건을 통해 모이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렇다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거나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을 꾀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 방송과 채팅창, 체육관을 부유하던 갈 곳 모르던 잉여들의 에너지를 삶을 향해 쏠 수 있게 해준 엄태화 감독의 시선에서 강한 긍정과 희망을 읽을 수 있다. 결국 [잉투기]는 잉여들의 격투기가 아닌 ‘ing 투기’, 즉 “우리는 아직 싸우는 중”이라는 선언으로 잉여들을 응원한다. 11년 동안 단 세 편의 대상만을 배출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2012년, [숲]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은 엄태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엄태화 감독의 동생인 배우 엄태구의 야생성이 강렬한 순간들을 자아낸다.

비극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운 곳에 있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9/28(수) PM 10:00 채널CGV


성실한 것 말고는 별다른 능력이 없는 사람이 처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중에서 수남(이정현)에게 닥친 비극은 아마 최악일 것이다. 그저 따뜻한 집에서 남편과 살고 싶었던 수남이 손톱이 닳을 만큼 갖가지 험한 일들을 하고,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되며 결국 살인까지 하게 되는 과정은 어이없을 만큼 잔혹하다. 하지만 더욱 오싹한 것은 이것이 토끼를 따라갔다 환상의 세계에 떨어진 앨리스의 경우처럼 허무맹랑한 서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각자도생의 정글에서 벌어지는 무자비한 약육강식은 약자를 보호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니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가장 큰 공포는 수남의 추락은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있으며 언제 다른 얼굴로 우리를 찾을지 모른다는 현실을 눈앞에 들이댄 것에 있다. 후반 작업 비용과 현물 지원 등을 제외하고 순제작비 7,000만 원으로 이렇게 빛나는 데뷔작이 탄생할 수 있었던 데는 영화의 가치를 미리 알아봐준 동료들의 수고 덕분에 가능했다. 노개런티로 출연한 이정현을 비롯해 CG, 음악 등 거의 모든 스태프들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안국진 감독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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