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시윤│① “‘1박2일’ 멤버들이 [오버워치]를 한다고 해서 10년 만에 컴퓨터를 구입했다”

2016.08.19
윤동구. 전역 후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시즌 3의 새 멤버가 된 윤시윤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불린다. 연예인이 되기 전 본명이기도 한 윤동구라는 호명 안에서 그는 동구라는 어감과 묘하게 어울리는 허당의 모습으로, 단시일 내에 말 그대로 리얼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이 윤시윤이라는 배우에게 기대하고 또 예상했던 모습을 유쾌하게 배반하며 자신의 민낯으로 새롭게 사랑받고 있는 그는, 이 쇼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고 무엇을 즐기고 싶은 걸까. 윤시윤에게 듣는 ‘1박2일’, 그리고 윤동구에 대한 이야기.

‘1박2일’ 첫 촬영 김준호와의 탁구 대결에서 패배한 이후 탁구를 배운다고 들었다.
윤시윤
: 기초반에서 레슨을 계속 받고 있긴 한데 JTBC [마녀보감] 후반부 촬영 때 너무 바빠져서 못 갔다.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불 수 있다. 꼭 준호 형에게 져서 복수하려 시작한 건 아니고, 지금까지 사회체육이라 할 만한 걸 너무 안 해본 것 같아서 기회 삼아 배우고 있다. 외동아들에 배우로서 살다 보니 남들과 뭔가를 같이 하며 노는 경험이 별로 없었다. 그런 면에서 생활체육은 남과 함께 하기에 좋은 취미가 될 것 같았다. 가령 탁구채와 탁구대가 있으면 함께 있는 사람에게 탁구나 한 판 칠까, 라고 말할 수 있고 못한다고 빼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면 좋겠다. 그 정도 수준만 되면 탁구를 그만두고 배드민턴을 배울 수도 있고.

혼자 하는 취미를 좋아했던 건 정적인 걸 좋아해서인가 타인과 관계 맺는 걸 싫어해서인가.
윤시윤
: 사람을 좋아하긴 하는데 혼자 생각하고 그걸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도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 위주로 만났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깊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고 다투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학습이 부족했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언제, 왜 들었나.
윤시윤
: ‘1박2일’ 첫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형들이 나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지고 나도 더 다가가고 싶은데 서로의 교집합이 아직 많지 않았다. 우정이나 사랑 같은 관계가 다 그렇지 않나. 좋아하면 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다양한 교집합을 만들고 싶어지는 것처럼, 나 역시 그런 걸 하고 싶었다. 전에는 이미 교집합을 공유하는 사람들하고만 관계를 맺었다면, 이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 스스로 교집합을 만들려는 거지. 그래서 얼마 전에는 거의 10년 만에 데스크톱 컴퓨터도 구매했다. 형들이 [오버워치]를 한다기에 나도 좀 시작해보려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도 함께 즐길 거리가 없다면 슬프지 않나.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걸로 어울리면 자칫 스스로 생각하는 어떤 기준들이 무너질 수도 있을 텐데.
윤시윤
: 확실한 건, 내 생각만 그대로 유지하고 살려면 산에 들어가서 글을 써야 할 거다. 직업인으로서 또 대중예술인으로서 부딪히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 (차)태현이 형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가령 제작진이 요구하는 것 중에 시청자가 보기에도 좀 불편한 게 있을 수 있다. 그러면 태현이 형은 이건 좀 이상하다고 충분히 어필을 한 다음에 제작진이 요구한 것을 또 최선을 다해 한다. 이 사람의 화법 자체가 그렇다. 자기 의견을 개진해도 합치가 잘 안 될 때, 마지막엔 항상 네 생각이 있겠지, 라고 한다.

차태현이 본인에게 모범이 되는 삶이라면, 와 저런 삶도 가능하구나 싶은 멤버도 있나.
윤시윤
: 정준영. 내가 감히 준영이의 삶을 평가하려는 건 아니지만, 참 재밌게 산다 싶다.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인데 단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한에서 자유를 누린다. 나와 정반대다. 나는 스스로 만든 어떤 틀 안에서 조금씩 쌓아가는 걸 좋아한다. 각자 타고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1박2일’은 어느 정도 삶의 방식에 변화를 주는 도전 같은데.
윤시윤
: ‘1박2일’ 시작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건, 말실수를 해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었다. 나를 들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해병대 다녀왔다는데 운동에선 굉장히 몸치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는데 지식은 허접스럽게 얕고. 그런 걸 대중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결국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익숙해진 촬영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다가 빵 터지는 작품을 하면 좋겠다는 욕망만 있었던 거지. 그런데 연기라는 것의 첫 번째는 가장 나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을 카메라에 내보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 전에는 내 감정과 내 생각이 뭔지 살피기보단 잘해야 한다,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연기에서도 진짜 내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나다움을 보여주기 전에 배우로서 다양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건 일종의 자만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기회가 ‘1박2일’이다.

기대만큼 좋은 동기부여가 되나.
윤시윤
: 이런 거지. 내가 다이빙을 무서워해서 3m부터 뛰어내리면서 적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눈 떠보니 10m에서 누가 날 민 거다. (웃음) 첫 촬영부터 예상치도 못하게 집으로 쳐들어와서 내 속옷을 공개하고. 그날 하루는 너무 당황스럽고 아찔했는데, 오히려 그 덕에 내 다짐을 한 방에 실현시켜준 거다. 그날 바로 윤동구가 되었으니까. 그렇다면 이 모습 때문에 생기는 미움조차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진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 건가.
윤시윤
: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단 생각은 없었지만, 말 그대로 미움받을 용기가 없었다. 세상에 미움받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만 진짜 내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을 찾기 위해선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군대에서 그걸 많이 느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안에서 이유 없이 미움도 받아보고 철저히 고립되는 경험도 해봤는데, 결국 남에게 미움받고 안 받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사랑받는 것이더라. 그게 다수이든 소수이든.

▶ 인터뷰 2.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는 미숙한 청춘이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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