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남주혁의 작은 도약

2016.08.29
tvN [삼시세끼 고창 편]의 남주혁은 잘생겼다. 민소매에 반바지를 입고 땀을 흘리며 아궁이에 부채질을 하고 있을 뿐인데 스포츠 만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더위를 식히겠다며 분수대에서 물줄기를 맞는데도 잘생길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를 쫓는 카메라도 이 사실을 아는 것처럼 햇볕 아래 잠에 곯아떨어진 그를 발끝부터 천천히 훑고는 그 위로 떠오른 무지개를 함께 보여주는 ‘영상 화보집’을 만든다. 때문에 그가 “농구 선수를 꿈꾸던 학창 시절에도 얼굴을 보겠다며 여학생들이 찾아왔다”는 사연을 이야기할 때도 놀랍지 않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함께 출연했던 강남이 말했던 것처럼, 남주혁은 탁월하게 잘생긴 얼굴로 남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남자다.

“항상 좋은 말만 듣다가 누군가 ‘아, 난 남주혁 별로인데?’ 하는 소리 들으면 약간 욱한다. 워낙 좋은 소리만 들어서 그런가 보다.”([얼루어]) 패배 따위 없다는 듯 호기롭게 말하던 소년 앞에는 정말로 ‘꽃길’이 펼쳐졌다. 연예계는 잘생긴 그를 주목했고, 데뷔 1년 만에 KBS [후아유 – 학교 2015](이하 [후아유])의 주인공까지 됐다. 그러나 [후아유]에서는 결과적으로 또 다른 주인공이었던 육성재가 보다 주목을 받았고,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은 그가 아닌 김소현과 육성재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당시 MC 전현무는 두 사람에게 “왜 남주혁을 눌렀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때 그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후아유] 종영 직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은 자신감 넘치던 모습과는 분명 달랐다. “주어진 역할에 비하여 제가 너무 부족하여 잘하려고 노력도 많이 하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 자신이 최고라고 당차게 말하던 소년이 부족함을 인정했고, 그러자 또 다른 길이 시작됐다. [후아유] 다음에는 tvN [치즈 인 더 트랩]에서 조연 은택을 연기했고, 적게는 10살, 많게는 24살이 많은 선배들과 함께 [삼시세끼]에 출연한다. 이제 그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내가 연기만 잘한다면 문제 되지 않는다. 진짜 잘해야 한다”([데이즈드 코리아])는 것을 알고, [삼시세끼]에서는 자신보다 요리를 잘하는 차승원을, 장비를 잘 만드는 유해진을, 보조로서 눈치가 빠른 손호준을 조용히 관찰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그저 작은 변화일지도 모른다. 청포도 포장 무게를 손대중으로 정확히 측정해 처음으로 칭찬받을 때도, 남주혁은 빠르게 포장을 해서 일을 끝내는 데만 집중한다.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삼시세끼]에서 능력을 과신하거나 좋은 캐릭터로 보여야겠다는 의욕이 앞서는 대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누군가를 보조한다. 이것은 자신감이 크게 꺾였던 청년이 삶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다. 잘생기고 패기 넘치던 남자가 이제 그 안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작지만 중요한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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