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 캔디], 나 혼자 살다 생긴 일

2016.09.01
tvN [내 귀에 캔디]는 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는 출연자들에게 제작진이 “당신에게 최적화된 캔디”를 찾아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출연자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모른 채 지정된 휴대폰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출연자와 ‘캔디’는 각자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고,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사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근석이 집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 서장훈이 편의점에서 파는 즉석밥으로 식사를 하는 것은 평소라면 혼자서 했을 일상이다. 하지만 캔디와의 통화는 그 일상에서 드는 생각들을 표현하도록 만든다. 장근석은 그의 캔디, ‘하이구’에게 라면을 끓여 먹는 “주먹만 한 냄비”를 소개하면서 살이 찔까 봐 작은 냄비로 끓여서 한 올 한 올 먹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는 나를 많이 봐.” 장근석은 이후 시청자들에게 유인나로 공개된 하이구에게 자신의 성격에 대해 말한다. 자신이 좋아서가 아니라 무대에 선 자신의 모습을 매번 점검하기 위해서라는 그의 말은 인기 스타라는 그의 직업적 특성을 드러낸다. 그는 유인나에게 연예인으로 살아가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처럼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웠던 때를 담담하게 말한다.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부담 없이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장근석의 일상은 물론 그가 가진 생각들이 차분하게 전달된다. 장근석과 유인나의 통화가 끝나갈 때쯤 제작진이 “알 수 없는 너에게 가장 솔직할 수 있었어”라는 자막을 단 것은 과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인나가 장근석에게 “내가 너만의 대나무숲 같은 거지”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 프로그램이 출연자에게 혼자 살면서 느낀 것들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분명하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연예인들의 로맨스를 다루는 프로그램은 서로를 가깝게 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한다. 두 사람이 만나 데이트를 하고, 각종 이벤트를 하며, 서로에 대한 속마음을 확인한다. 반면 [내 귀에 캔디]는 알 수 없는 상대방에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고, 그것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설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프로그램 초반 장근석과 유인나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장근석은 유인나가 힘들었던 시기의 이야기를 털어놓자 “너랑 전화하고 있을 때 네 얘기를 들어줄 수 있고 힘이 돼줄 수 있는 존재가 나였으면 좋겠어”라고 말하고, “지금은 네가 누구여도 상관없어”라고 덧붙인다. 혼자 있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내 귀에 캔디]는 통화를 통해 두 사람이 서로 가까워지도록 하는 틀을 갖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서로가 외로움을 덜어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람들의 속마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내 귀에 캔디]는 영화 [그녀]처럼 볼 수 없는 존재와 전화로 통화를 하고, MBC [나 혼자 산다]처럼 혼자 사는 출연자의 일상을 담아낸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결합하자 지금까지의 리얼리티쇼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그리고 더 깊게 출연자의 속마음을 끌어내게 되었다. 그리고 별일 없는 것 같은 차분한 일상을 공유하고 마음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출연자들은 굳이 연애라는 표현을 안 써도 가까워지고 있다. 두 사람이 프로그램 속에서 하는 말이 어느 정도까지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예능을 위해서든 아니든, 혼자 사는 사람이 누군가 몇 시간 동안 통화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드물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과정은 많은 사람이 왜 연애를 하는가에 대한 답이기도 할 것이다. 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그 또는 그녀와 오랜 시간 대화를 하는 것. 그것이 연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2016년의 연애의 어느 한 지점일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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