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짤 vs 고양이짤│② 레서판다부터 펭귄까지, 제3의 동물 짤방들

2016.09.20
개와 고양이 말고도 귀여운 동물은 많다. 그러나 귀엽다고 해서 모두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키울 형편이나 능력이 안 된다면, 그저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편이 좋다. 특히 레서판다나 라쿤 같은 동물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누군가 올려준 짤방으로 그 아쉬움을 대신하며 마음속의 동물원을 만든다면, 꼭 있어야 할 동물들을 모아봤다. 개와 고양이 말고도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동물 짤방들.



육중한 떼쟁이, 판다
숲에서 뒹굴며 대나무 잎을 씹어 먹는 판다는 한없이 여유롭게만 보인다. 검은색과 흰색으로 배색된 보송한 털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아랫배와 그보다 더 크게 퍼진 엉덩이로 땅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나른한 귀여움이란 판다를 위한 말 같다. 하지만 짤방을 통해 발견한 판다의 귀여움은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사육사가 낙엽 청소를 해놓자 통에 들어가 뒤엎어 놓고, 가지 못하게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고 뒹군다. 육중한 몸을 떼어놔도 다시 붙잡고, 하지 말라는 짓만은 꼭 골라서 하는 미운 7살 같은 장난꾸러기. 그래도 판다가 뭉실뭉실한 앞발로 다리를 붙잡는다면 누가 화를 낼 수 있을까.


귀여움이 생존전략, 레서판다
판다라는 뜻은 사실은 ‘귀엽다’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귀여움을 무기로 생존전략을 만든 동물들에게 ‘판다’라는 말을 붙여주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레서판다는 귀엽다. 고양이보다 조금 더 큰 몸 크기에 자기 몸 길이 정도로 긴 보송보송한 줄무늬 꼬리를 갖고 있고, 배색도 굉장히 특이해서 배 아래쪽이 검은색이고 등은 짙은 적갈색이다. 무엇보다 작은 머리에 상대적으로 털이 보송해 커 보이는 팔, 다리 굵기와 꼬리의 비율이 귀여움을 더한다. 게다가 얼굴은 귀와 볼, 눈썹에 흰색 배색이 되어 있어서 마치 일부러 만든 것마냥 생겼다. 기분이 좋으면 “>▽<” 같은 표정도 짓고는 하는데, 표정의 변화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좋은 얼굴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귀여움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긴 꼬리를 돌돌 말며 나무를 타도 아장아장 타는 것처럼 보이고, 놀라거나 위협을 할 때도 귀엽다. 매우 완벽한 생명체다.


가시의 뒷면, 고슴도치
쇼펜하우어의 우화에서 고슴도치는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하고 싶어 모이지만 서로의 가시털 때문에 가까이 가면 찔리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다. 고슴도치와 반려인 사이에 유대감이 쌓이면 고슴도치는 털을 세우지 않고, 털이 있는 부분이라도 머리에서부터 꼬리 쪽으로 쓰다듬을 수 있다. 밤송이처럼 웅크리더라도 눈앞에 먹이가 오면 눈이 휘둥그레 커지면서 다리가 뽁뽁 튀어나오거나, 손 안에 쏙 넣어도 다치지 않는다. 그렇게 교감을 나누는 ‘짤’들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고슴도치에 대한 오해를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고슴도치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게 됐다.


관계성의 귀여움, 펭귄
회색 솜털이 나 있는 우둥부둥한 아기 펭귄들이 짧은 팔과 다리를 파닥거리며 이동하는 모습은 인간 아기가 아장아장 걷는 것 같아 정말 심장에 해롭다. 실제로 펭귄이 다리를 펴면 다리가 몸의 1/2 정도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안 뒤에도 아기 펭귄이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추위를 피해 부모 펭귄의 배에 비비적거리는 아기 펭귄을 보면 눈물을 흘리며 사진을 저장하게 된다. 그러나 펭귄 ‘짤’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펭귄의 신체 조건과 사회적 동물이라는 습성이 합쳐졌을 때 나온다. 모두가 다 같이 같은 자세로 뒤뚱거리며 걷거나, 무리가 이동을 하는데 다리가 짧아 모두가 절벽에서 떨어지거나, 멀쩡히 잘 서 있는 옆의 펭귄을 짧을 팔로 일부러 넘어트린다. 악랄하고, 멍청하며, 웃기지만 그럼에도 펭귄의 몸은 이 모든 순간을 귀여움이라고 말할 수 있게 만든다. 내가 하는 멍청한 짓도 펭귄처럼 귀여워 보이면 좋겠지만, 우리는 펭귄이 아니다.


손 안의 찹쌀떡, 햄스터
분명 머리도 있고, 몸통도 있고, 팔다리도 있는 포유류에 속하는 생명체지만 별다른 동작을 취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찹쌀떡이 된다. 얼굴과 몸에 비해서 유난히 작은 손, 발, 입은 너무 작아 가련해 보이는데, 그 작은 손을 플라스틱 케이지에 가져다 대거나, 꼬물꼬물한 양 앞발을 서로 맞대고 있으면 가련함에 애잔함까지 더해진다. 여기에 그 작은 입으로 전신을 그루밍하기도 한다. 작은 크기 때문에 인간에게 한입 거리도 안 되는 과자가 햄스터에게는 자신의 입보다 몇 배 큰 크기가 되는데, 그걸 우겨 넣겠다고 아등바등 구겨 넣고 양 볼이 오동통해진 모습을 보면 그 절박함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래서 햄스터의 크기와 식욕이 합쳐진 ‘짤’이 자주 등장한다. 최근 나온 궁극의 ‘짤’은 바로 ‘햄슐리’. 손바닥만 한 알약통에 각종 견과류를 넣으면 햄스터용 애슐리가 만들어지는데, 작은 견과류를 양손으로 붙잡고 오물거리는 모습을 보면 밥 잘 먹는 자식을 보는 심정이 이런 건가 싶다.


새침한 마초, 토끼
긴 속눈썹에 벌름거리는 코, 길게 올라간 귀는 귀엽고 새침함의 표본 같다. 귀여운 동물의 대명사였고, 지금도 여전히 ‘토끼 같은’이라는 수식어가 쓰이기도 한다. 벌름거리는 살구빛 코, 자신의 커다란 귀를 아등바등하며 그루밍을 하는 모습, 혹은 토끼의 몽실몽실한 얼굴을 반려인이 쓰다듬는 아름다운 짤방이 많다. 그러나 동물 짤방이 많이 유통되면서 토끼의 새침한 얼굴 뒤에 가려진 표정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토끼는 사실 예민하고 성격이 매우 급하고 다혈질이라 간식을 준다는 제스처만으로 급격하게 흥분을 하며 날뛰고, 간식을 빠르게 주지 않으면 성질을 낸다. 그래서 토끼를 길들이기는 개와 고양이에 비해 난이도가 훨씬 높지만 일단 길들이면 주인을 졸졸 따라다니거나, 주인의 발 사이에 큰 대자로 뻗어 있거나, 혹은 주인의 몸에 턱을 문지르기도 한다. 물론, 개나 고양이가 보여주는 애정 표현과는 전혀 다른 의미인데, “넌 나의 것”이라는 선언이다.


영악한 손재주, 라쿤
라쿤은 손을 잘 쓰고 인간같이 다양한 표정을 짓는 덕분에 이와 관련된 ‘짤’들이 많다. 라쿤은 물이 있으면 일단 무엇이든 담그고 보는 습성 때문에 핸드폰도 씻고, 신발도 씻고, 솜사탕을 줘도 씻어 먹는다. 그래서 똑똑하지만 동시에 멍청한 모습으로 귀여움을 샀다. 이런 영상이 너무 많아서 그만 괴롭히라는 말을 하고 싶어질 정도. 고양이 사료를 훔쳐 먹거나 인간의 과자를 빼앗아 먹지만 자신이 불리할 때는 퉁퉁한 몸을 사람에게 밀착시키고 작은 손으로 사람을 꼭 끌어안기도 하는 영악한 귀여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끔 직립보행을 하거나 쇼파에 앉아서 과자를 집어 먹는 것을 보면 사람 같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생긴 라쿤 카페에서 그냥 라쿤을 만지거나 머리를 만지는 행동을 했다간 물릴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라쿤 캐릭터인 로켓이 아주 공격적인 성격으로 묘사된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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