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 더 래퍼가 ‘믹스테잎’으로 만든 기회

2016.09.22
이번 주 토요일, 미국 시카고에서는 매그니피센트 컬러링 데이(Magnificent Coloring Day, 이하 MCD)라는 이름의 음악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출연자는 알리샤 키스, 존 레전드, 릴 웨인, 스크릴렉스 등 화려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밀 출연자도 있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페스티벌은 언제나 열린다. 하지만 MCD가 주목받는 이유는 찬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가 진행하는 공연 투어의 일환이면서, 그가 직접 주최하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찬스 더 래퍼가 누구길래? 그의 음악은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낯선 이름일 수 있다.

찬스 더 래퍼는 당연히 래퍼다. 지난 5월 그의 세 번째 ‘믹스테잎’인 [Coloring Book]은 빌보드 앨범차트 8위로 데뷔했다. 세 번째 앨범이 아니라 믹스테잎이다. 믹스테잎은 간단히 말해 상업적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짜 앨범이다. DatPiff 등의 사이트를 통하여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또는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Coloring Book]은 오직 스트리밍 성적만으로 앨범차트 8위에 올랐다. 빌보드는 음원 10곡이 팔리거나, 스트리밍으로 1,500번 재생되는 것을 실물 앨범 1장이 팔린 것과 동일하다는 기준을 쓰고 있다. 공개 첫 주 [Coloring Book]은 5천 7백만 번 스트리밍 되었고, 이는 앨범 판매량 3만 8천 장으로 환산된다. 그 이후 3개월간 스트리밍 실적은 누적 3억 회를 훌쩍 넘었다. [Coloring Book]은 2014년 말 빌보드가 스트리밍을 차트 성적에 반영한 이후로, 오직 스트리밍 실적만으로 앨범 차트에 오른 역사상 최초의 ‘앨범’이 됐고, 그래미 시상식은 스트리밍으로만 발매된 앨범도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꾸고 있다.


그도 과거에는 상식적인 앨범 발매의 경로를 고려한 적이 있다. 첫 믹스테잎 [10 Day]를 원래의 목적이 그렇듯이 여러 음반사에 보내고, 음반계약 체결을 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500석 규모의 공연을 매진시키고, 다른 유명 래퍼들의 공연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으면서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다. 좀 더 주목받은 두 번째 믹스테잎 [Acid Rap] 활동을 하면서 가능성은 확신이 되었다. 심지어 음반사와 계약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음악 자체가 아니라 공연 수익이나 머천다이즈 판매, 혹은 기업과의 계약을 통하여 돈을 번다. [Coloring Book]은 최초 2주 동안 애플뮤직 독점이었다. MCD는 타이달을 통하여 실시간 생중계되고, 버드 라이트의 후원을 받는다. 찬스 더 래퍼에 따르면, 이것은 음악이 공짜가 되는 문제가 아니다. “음악을 어떻게 선보일 것인 것? 그것을 어떻게 대중에게 전달할 것인가? 예술가의 권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가와 팬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다.

찬스 더 래퍼는 계약이 아니라 자신의 고향 시카고와 그곳에서 음악을 만드는 동료, 자신의 작품을 듣는 팬들을 따르기로 했다. 시카고의 클럽에서 깜짝 공연을 열 되, 그 입장권은 지역 내 레스토랑에서 팔도록 한다. MCD는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홈구장에서 열리고, 현재 5만 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되어 구장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자리를 메울 것이다. 그에게 MCD는 단순한 대형 공연이 아니다. 침체된 시카고라는 도시에 일자리와 관광수입을 만드는 일이다. 평소에도 그는 30명이 넘는 팀을 꾸려서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것부터 매니지먼트 등을 진행한다. 따라서 그가 암표 2천 장을 직접 수거하여 팬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암표가 나쁜 것이기도 하지만, 위의 모든 생각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찬스 더 래퍼는 래퍼다. 2016년 가장 높이 평가받은 래퍼다. 카니예 웨스트는 MTV 비디오 뮤직 시상식에서 그를 ‘미래’라고 지칭했고, 켄드릭 라마는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래퍼’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미래의 누군가가 이 순간의 음악 산업과 음악 유통의 역사를 기록한다면, 음악가의 직접 배포로부터 라디오헤드가 ‘가격’에 제기한 의문, 그리고 제이지, 비욘세, 카니예 웨스트의 매체와 형식 실험을 모두 통합한 첫 번째 인물로 남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정말로 현존하는 ‘미래’다. 프랭크 오션이 찬스 더 래퍼의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 얼마나 복잡하고 거친 시도를 했는지 보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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