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강하늘, 고전이 사랑한 얼굴

2016.09.26
“강하늘이 이렇게 잘생겼었나 했다.”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의 김규태 감독의 말처럼, 강하늘은 고려시대 황자 왕욱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요즈음 유독 눈에 띈다. 굴곡진 옆선과 안정감 있는 귀밑턱은 상투 머리와 어울리고, 깊숙이 들어간 아이홀이나 뒷짐을 지고 걷는 폼에서는 기품이 느껴진다. 고려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위화감이 없는 강하늘의 예스러운 얼굴은 윤동주를 연기한 영화 [동주]에서도 유효했다. 최소한의 조명과 흑백 화면을 썼던 이 영화에서 강하늘의 불퉁한 얼굴에 드리운 음영은 교과서에서 만났던 유약하지만 강인했다던 시인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소환해냈다. 과거의 인물들을 재현할 때 유독 빛나는 그의 얼굴은 참으로 고전적이다.

하지만 강하늘이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과거를 소환하는 특유의 원숙한 얼굴에서 미처 몰랐던 모습을 보여주며 거리를 좁혀나갈 때다. 문무를 겸비하고 성격까지 완벽한 고려 최고의 황자님이라던 그가 현대에서 온 해수(이지은)의 돌발적인 모습에 질겁하기보다는 재미있다고 말하고, 그에게 배운 이모티콘을 쑥스럽게 답시처럼 적는다. 평소에는 안정적인 사극 톤으로 연기하되 의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는 헛기침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그러다가도 다시 진중한 얼굴로 돌아오는 그의 강약조절은 캐릭터를 가볍지 않게 만들면서 로맨스의 감정은 피부에 와 닿게 할 수 있다. 열 편이 넘는 윤동주의 시를 정확한 발음과 호흡으로 낭독하며 [동주]에 무게감을 더했던 강하늘은 예쁘장한 또래 여학생을 넋 놓고 쳐다보고 자신보다 뛰어난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낄 땐 누구보다 평범한 청년처럼 연기했다. 교과서에서 배운 윤동주의 부끄러움이 망설이고 주저하는 지금의 청춘과도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준 이 영화처럼, 강하늘의 고전적인 얼굴은 불쑥 우리에게로 와 현실이 되곤 했다.

묵직하고 근사하지만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보였던 존재를 소환하는 매개체. 이것은 강하늘이 가진 독특한 힘이자 배우로서의 위치다. 소속사와 계약할 때 “무대를 계속 서는 것”을 조건으로 걸고 tvN [미생]의 성공 이후 차기작으로 연극 [해롤드앤모드]를 선택할 만큼 자신의 연기관에 진지한 배우지만, tvN [꽃보다 청춘 ICELAND]에서는 멤버 중 가장 큰 덩치로 틈만 나면 애교를 부리며 안기는 대형견 같은 캐릭터였고 케이크의 불을 끄려다 장식까지 날려버리는 ‘헐렁한’ 모습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며 친근함을 더하기도 했다. 강하늘은 고전적인 얼굴이 가진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되 그 얼굴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을 작품 안팎에서 지워낸다. 고려시대의 황자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도, 이들을 연기한 배우 본인도 그 세계에 있으면서 그 세계에만 머물지 않게 한다. 강하늘이 앞으로 보여줄 모습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목록

SPECIAL

image [신혼일기]

MAGAZINE

  • imageVol.168
  • imageVol.167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