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고정 영화제

제39회. 베네딕트 컴버배치 영화제

2016.10.06
이토록 우아한 악당

[스타트렉: 다크니스] 10/6(목) PM 10:00 채널CGV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존 해리슨은 오랜만에 등장한 우아한 악당이었다. 그의 목표는 우주 정복처럼 허무맹랑하지도 않았고, 뛰어난 신체적·지적 능력을 이용한 싸움의 기술 또한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우성 인자만을 모아 창조된 그는 인류의 수준을 뛰어넘는 인물이었고, 죽은 동료들을 애도한다는 전쟁의 명분 또한 갖췄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과 벌이는 대면 액션에서는 우아함을 잃지 않으며 강력한 한 방까지 날렸다. 촬영 전부터 하루 5끼를 먹으며 몸만들기에 매진한 만큼 4인치나 늘어난 가슴둘레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는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묵직했다.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해온 그가 액션에도 소질 있음을 보여준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그를 마블의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로 이끄는 발판이 되었다.

실존 인물에 강하다

[제5계급] 10/13(목) PM 10:00 채널CGV


컴버배치는 유독 실존 인물을 많이 연기했는데, 그중에서도 [제5계급]의 줄리안 어산지는 가장 논쟁적인 캐릭터다. 그가 연기했던 앨런 튜링이나 스티븐 호킹, 반 고흐와 달리 줄리안 어산지는 여전히 살아있으며 비난과 옹호를 동시에 받고 있는 인물. 더욱이 제작 단계부터 시나리오를 입수해 본 어산지는 “할리우드 프로파간다 영화”라며 거센 비난과 함께 컴버배치에게 출연 거절을 종용했던 터라 영화는 더욱 컴버배치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었다. 스티븐 호킹이 되어 서서히 자신의 몸 안에 갇혀가는 이의 절망을 꺼내놓았고, 반 고흐가 되어 광기와 외로움을 오갔던 컴버배치는 대의를 외치지만 방법에 있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 되어 고민한다. 세계 최대 폭로 사이트 위키리스크로 공익에 공헌한 동시에 정보를 얻기 위해 비열한 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동료들에게 가혹했던 어산지는 컴버배치를 만나 그 이중성이 한층 더 강화됐다. 은발로 염색한 컴버배치는 성적 취향도, 그 속도 알 수 없는 어산지를 모호한 인물로 그려냈다.

시대극의 왕자님

[워 호스] 10/20(목) PM 10:00 채널CGV


1982년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워 호스]에서 컴버배치의 비중은 크지 않다. 영화의 주인공은 주인에게 다시 돌아가려고 전쟁터에서 온갖 고생을 하는 말 조이다.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와중에 기마대로 차출된 조이는 참혹한 전쟁을 겪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컴버배치가 연기한 스튜어트 소령은 조이를 지켜주는 또 다른 말 톱손의 주인으로 짧게 등장한다. 전장의 베테랑이자 부하들을 배려하는 세심한 상사로 존재감을 남기는데, [셜록]의 벨스타프 코트에 이어 몸에 딱 떨어지는 군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어주었다. 컴버배치는 [워 호스]처럼 소설 원작을 가진 시대극에 다수 출연했다. [천일의 스캔들], [어톤먼트], [어메이징 그레이스], [노예 12년] 등 영국 왕조와 18세기 영국, 미국의 노예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폭 또한 광범위하다. 특히영국에서 연기력의 척도로 여겨지는 BBC 시대극은 컴버배치를 사랑했는데,[스몰 아일랜드]를 비롯해 [퍼레이즈 엔드]는 BBC2 채널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독가인 컴버배치의 성향과 시대극에서 요구되는 안정된 연기력과 유려한 악센트는 그를 시대극의 왕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천재 전문 배우 납시오

[이미테이션 게임] 10/27(목) PM 10:00 채널CGV


컴버배치가 가장 많이 연기한 캐릭터는 천재다.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화가 반 고흐, 탐정 셜록 홈즈까지, 그에게는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인물들이 주어졌다. [이미테이션 게임]의 수학자 앨런 튜링 역시 컴퓨터 탄생의 기초를 마련한 천재였다.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해내면서 2차 세계대전의 숨은 영웅이 되었던 튜링의 비극을 다룬 영화에서 그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학자가 되어 ‘천재 전문 배우’의 정점을 찍었다. 컴버배치는 만난 지 1분 만에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는 괴짜와 수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닌 아이 같은 튜링의 내면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면서 [타임]이 선정한 ‘2014년 영화 속 최고의 연기 톱 10’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가런던에서 가장 유서 깊은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기를 바란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명석한 학생이었던 점을 뒤돌아보면 지적인 이미지의 캐릭터가 컴버배치를 원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데뷔 초기 이름을 알리게 해준 드라마 [더 라스트 에너미]에서도 수학 천재였고, 심지어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존 해리슨은 아예 우성인자만을 투입해 탄생한 존재였으니 천재 전문 배우라고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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