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만의 와일드월드

트위터라는 계륵

2016.10.24
지난 한 달만큼 트위터에게 힘든 시기가 또 있었을까? 트위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던 올해 초부터 트위터는 계속해서 어려운 시기들을 보내왔지만, 지난 한 달은 조금 더 실질적인 의미에서 트위터에게 악몽과 같았을지도 모른다. 시작은 트위터가 곧 공식적인 인수 제안을 받을 거라는 [CNBC]의 보도였다. [CNBC]는 트위터가 주당 26달러에 곧 세일즈포스와 구글의 인수 제안을 받게 될 거라고 보도했고, 이 소식으로 트위터의 주가는 당일에만 21%가 올랐다. 트위터가 다른 기업에 팔릴 거라는 뉴스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테크크런치]는 세일즈포스와 구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버라이즌도 인수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위터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세일즈포스의 CEO, 마크 베니오프는 트위터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며 광고와 전자상거래, 여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있어서 개발되지 않은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구글은 실패한 구글 플러스를 메꿔줄 소셜 미디어가 필요했고, 버라이즌은 AOL과 야후의 인수에 이어 계속해서 미디어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자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엔 트위터가 세일즈포스의 손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인수가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트위터 인수 경쟁에 참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인수 경쟁은 금세 치열해졌다. 앞서 언급한 기업만이 아니라, 애플, 페이스북, 디즈니, 뉴스 코퍼레이션, 컴캐스트 또한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기업 목록에 이름이 올랐다. 이 중 가장 흥미로웠던 건 디즈니다. 목록에 오른 모든 기업이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인수를 고려했지만, 애니메이션과 테마파크로 유명한 디즈니는 다소 뜬금없어 보인다. 하지만 디즈니가 [ABC]와 [ESPN]을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 기업에 대한 올드 미디어의 관심이라는 얘기다. 뉴스 코퍼레이션과 버라이즌의 관심 또한 사실상 비슷한 맥락이다.

트위터를 매각하고자 했던 트위터의 이사진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서 언급했던 모든 기업들은 빠르게 손을 뗐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10월 초만 해도 공식 인수 제의를 받을 것처럼 보였지만, 구글과 애플이 가장 먼저 발을 뺐고 곧이어 유력한 인수 기업으로 꼽혔던 디즈니도 손을 뗐다. 가장 마지막까지 남은 건 세일즈포스였는데, CEO인 마크 베니오프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는 우리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인수 얘기는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각자의 이유로 트위터를 인수하려 했던 것처럼, 다들 각자의 이유로 트위터 인수를 포기했다. 세일즈포스는 투자자들이 트위터 인수를 반대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트위터의 트롤 문제가 기업 가치를 하락시킨다는 고려가 있었다고 한다. 디즈니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는 트위터 내의 괴롭힘이나 무례한 대화 방식이 디즈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깎아 먹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트위터는 좋든 싫든 독립적인 기업으로 남게 됐다. 트위터의 이사회는 트위터가 독립 회사로 존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CEO 잭 도시가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그는 트위터 내에서 통제권을 잃고 정책 결정권을 CFO인 앤써니 노토에게 넘겼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있었다. 그럼 이제 트위터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WSJ]는 트위터가 기술 기업보다는 미디어 기업에 가깝다며, 트위터를 미디어 기업으로 재평가하면 현재의 절반까지 주가가 내려가고 결국엔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게 될 거라고 예측했다. 트위터 스스로는 바인과 개발자 플랫폼 패브릭을 매각할 계획을 갖고, 핵심이 아닌 비즈니스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회생하고자 하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트위터를 보면 계륵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무도 인수하고자 하진 않지만 포기하기엔 아까운, 그런 기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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