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Q][닥터 스트레인지]에 대한 아홉 가지 궁금증

2016.10.31
지난 10월 26일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에 나타난 마법사라는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탄생을 다룬다. 유체이탈에서 차원이동까지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마법, 토르의 망치나 아이언맨의 슈트처럼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만의 아이템도 등장하며 앞으로 예정된 마블 스튜디오의 프로젝트와 맞물려 세계관을 확장해갈 전망이다.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런 슈퍼히어로를 처음 접한 사람들부터 이미 그 존재를 알고 있던 사람들까지 MCU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학습을 요구하곤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모으고 그에 대한 답을 정리해보았다. 여기에 이 작품을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 작품 외적인 이슈도 함께 넣었다.

IMAX 3D로 봐야만 하는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미러 디멘션, 다크 디멘션 등 복수의 다른 차원이 등장하는 이른바 ‘멀티버스’를 배경으로 유체이탈, 차원이동 등 다양한 마법이 등장한다. 이런 상황을 시각화하기 위해 육체와 분리된 영혼이 지구 밖으로 떠돌거나 공간이 뒤틀리며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판타지는 [아바타]가 그러했듯 시야의 한계각까지 영상이 가득 들어찼을 때 몰입하기가 수월해지고, 실제 영화도 1시간 이상 분량을 IMAX 카메라로 촬영했다. IMAX 카메라로 촬영한 분량은 1.90:1 비율로, 나머지는 2.35:1 비율로 상영되며 전자의 영상을 온전하게 상영하는 것은 오로지 IMAX 상영관뿐이다. 일반 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보면 1시간 이상 일부가 잘려나간 작품을 본다는 의미와 같다. 게다가 시야 가득 들어온 영상이 3D로 구현된 만큼 다양한 액션 시퀀스의 입체감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마블 스튜디오의 제작담당 사장 케빈 파이기가 “다른 마블 영화와 비교해서도 대형 IMAX 스크린에서 3D로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한 영화다. 다른 차원의 이야기와 신비한 능력들이 3D로 더 잘 표현되고 있다”고 한 이유다.

원작에서 동양인이었던 에인션트 원을 백인인 틸다 스윈튼이 연기하는 것은 ‘화이트 워싱’인가?
원작 코믹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인 에인션트 원은 동양인이었다. 이 때문에 영화판에서 그를 백인이 연기한 것은 ‘화이트 워싱’(원작과 달리 영화에서 백인 배우가 동양인인 것처럼 연기하거나 동양인 캐릭터를 백인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스콧 데릭슨 감독은 [버라이티]에서 “중년 여성 동양인이라는 설정으로는 스테레오 타입 캐릭터에 머물게 돼 틸다 스윈튼을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년 여성 동양인으로 다양한 캐릭터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제작진의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 제대로 된 해명은 아니다. 틸다 스윈튼은 “에인션트 원의 인종이 구체적으로 설정되지 않았고, 나는 동양인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화이트 워싱에 대한 구설수를 에둘러 반박했지만, 굳이 원작의 동양인 캐릭터 인종을 모호하게 만든 것이야말로 논란이 생긴 이유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각본가 중 하나인 C. 로버트 카길은 [더블 토스티드]와의 인터뷰에서 “‘에인션트 원’의 기원은 티베트이지만, 그가 티베트인이라는 것을 밝히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10억 명이 떨어져 나갈 것이다”고 하며 시장 논리에 의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궁색한 변명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간’에 대해 도르마무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각각 갖고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
닥터 스트레인지가 의사였던 시절 팔머(레이첼 맥아담스)에게 받은 선물이 시계였고, 망가진 손을 고치기 위해 네팔에 도착했을 때 불량배들에게 뺏길 뻔했던 소지품 또한 시계라는 설정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시간’이란 테마에 일관성 있게 포커스를 맞춘다. 케실리우스(매즈 미켈슨)가 다크 디멘션의 지배자 도르마루와 하나가 되려고 했던 것은, 그가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기 때문에 영생을 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간의 흐름을 거부할 수 있는 차원에 살고 있는 도르마무는 시간의 파괴자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시간의 흐름은 순응하되, 그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때 시간을 역행시킬 수 있다. 도서관에서 칼리오스트로의 책을 읽은 후 획득하게 된 ‘아가모토의 눈’이란 아이템 덕분에 얻은 능력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싸우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가장 중요한 액션 장면은 이에 대한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레비테이션 망토(Cloak of Levitation)는 원래 주인이 있었나?
레비테이션(levitation)의 뜻은 ‘공중 부양’, ‘부양 망토’로 번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망토를 입은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있고, 명령을 받아 망토의 주인과 독립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MCU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을 좀처럼 듣지 않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도움을 주는 등 이른바 ‘츤데레’ 같은 캐릭터성까지 갖게 됐다. 원작 코믹스의 레비테이션 망토는 에인션트 원이 몇 세기에 걸쳐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추측되며, 도르마무와전쟁에승리한 닥터 스트레인지가 그에게 하사받은 선물이었다. 이 망토가 손상됐을 시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원작에서는 망토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와 가까워지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후속편에서 원작의 내용을 반영한 에피소드가 나올 것인지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한 대목.

예전의 슈프림 소서러였다는 위대한 아가모토는 누구인가?
슈프림 소서러는 현존하는 마법사 중 가장 뛰어난 자를 지칭한다. 위대한 아가모토(The Great Agamoto)는 최초의 슈프림 소서러로, 원작에서는 모든 마법을 창조하고 모든 멀티버스를 볼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로 설정돼 있다. 반면 MCU에서 그의 역할은 뉴욕, 런던, 홍콩에 생텀을 만들어 다크 디멘션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것 정도만 설명됐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능력이 ‘밸런스 붕괴’ 수준으로 다른 슈퍼히어로를 압도하지 않는가?
닥터 스트레인지는 슬링 링을 통해 공간을 넘나들고 차원을 왜곡시킬 수 있는 마법을 쓴다. 게다가 아가모토의 눈을 다룰 수 있게 된 후에는 시간을 역행시켜 이미 파괴된 홍콩 생텀을 복구하고 죽었던 웡을 되살려 내는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그가 등장했다면 전쟁이란 개념이 애초에 성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원작 코믹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인간계 히어로들의 싸움에는 웬만하면 관여하지 않고, 시간을 다루는 ‘아가모토의 눈’의 능력도 우주적 존재들이 연관된 이슈가 아니라면 크게 사용하지 않는다. 영화판에서 자연의 법칙을 깬다거나 순리에 반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불교 사상이 [닥터 스트레인지]를 지배하는 것은 필연적일지 모른다. 엄청난 힘을 갖고 있어도 운명이나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서까지 써서는 안 된다는 주인공의 의지가 없다면 슈퍼 히어로들의 세계관을 엮어내기가 만만치 않다.

공간이 90도씩 기울어지고, 건물이 분쇄된 후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실에서는 절대 벌어질 수 없는 공간 왜곡이 벌어지는 미러 디멘션은 인간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또 다른 차원이라 할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 오피셜 무비 가이드]에 따르면, 암흑의 힘이 이 세계를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건물을 구부리고 환각 증세를 일으키고 둥둥 떠다니고 뒤집히며 물체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영화에서 볼 수 있듯 이 영역에 갇힌 이들, 그리고 실재 세계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만 효력이 있다.

유체이탈을 하면 전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인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닥터 스트레인지 오피셜 무비 가이드]에 따르면, ‘유체이탈’은 육체로부터 영혼을 분리시키는 작업으로 영혼만 따로 아스트랄계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든다. 아스트랄계는 우리의 차원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또 다른 차원이며, 모든 물질의 에너지, 의식,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유체이탈은 그의 영혼을 아스트랄 계에, 신체는 원래 있던 세계에 있도록 분리시키는 과정이다. 다만 유체이탈을 거치면 육체를 움직일 수 없고, 영혼은 현실 세계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물리학 법칙으로부터도 자유롭다. 공중에 떠 있거나 물질을 통과하고, 심지어 실재 세상을 조종하는 능력까지 가질 수 있다.

아가모토의 눈은 앞으로 MCU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아가모토의 눈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칼리오스트로의 책을 읽은 후 우연히 획득하게 된 아이템으로, 최초의 슈프림 소서러였던 아가모토가 만들었다.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현세의 모든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토르: 다크월드]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의 MCU 작품에서 직접 언급됐던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라고 웡의 대사를 통해 언급됐으며, 2018년 개봉 예정인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의 메인 스토리는 이들 인피니티 스톤에 대한 것이다. [어벤저스]에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가 포털을 만드는 데 썼던 테서랙트는 공간 조작 능력을 가진 스페이스 스톤, 로키(톰 히들스톤)가 정신을 세뇌시키는 데 썼던 치타우리 셉터는 정신 조작 능력을 가진 마인드 스톤으로 밝혀진 가운데 아가모토의 눈 역시 MCU 세계관을 아우르는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는 핵심 소재 중 하나다.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를 다룰 줄 아는 능력자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앞으로 남은 시리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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