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과 [힙합의 민족 2]의 그 많은 출연자는 어디서 캐스팅할까

2016.11.17
요즘 JTBC [힙합의 민족 2]의 출연자들은 연예계의 역사를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화제의 인물이었던 미나부터 SBS [일요일이 좋다] ‘K팝 스타’의 이미쉘,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맹기용 등 한때 화제가 됐던 인물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최근 MBC [일밤] ‘복면가왕’에는 가수 백아연부터 배우 오승은, 개그맨 박수홍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유명인들이 출연하고, KBS [노래싸움 – 승부](이하 [승부])는 아예 가수가 아닌 유명인들이 노래를 하는 형식으로 패션 디자이너까지 참여한다. 가수가 아니라도 노래나 랩을 할 수 있으면 음악 예능에 출연하고, 유명인들이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음악 예능에 수없이 나와 경연하는 시대. 한 회에 적게는 7~8명, 많게는 20명의 출연자가 등장할 만큼 많은 유명인이 출연하는 요즘 음악 예능의 제작진은 어떻게 출연자들을 섭외할 수 있을까. ‘복면가왕’, [힙합의 민족 2], [승부]의 제작진에게 다사다난한 섭외 과정에 대해 들었다.

1. 1,000명의 연예인을 검색하다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부터 찾아본 연예인들을 모두 합하면 거의 1,000명은 될 것 같다.” 비가수를 대상으로 하는 [승부]의 손수희 PD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나오는 연예 기획사 소속 연예인은 모두 훑어봤다고 말했다. 그렇게 리스트를 정리한 후, 각 소속사마다 전화를 걸어 노래에 재능이 있는 사람을 알아보거나 기사나 방송을 통해 노래를 잘한다고 알려진 이들로 범위를 좁혀나가며 출연자를 물색했다. 내부 PD 4명, 작가 8명이 함께 출연할 만한 사람을 찾지만, 녹화 1~2주를 남겨두고 출연 약속을 번복하는 경우도 있어 섭외 대상 리스트 정리는 아직도 매일 하는 업무다. ‘복면가왕’의 노시용 PD는 “지금까지 출연하신 분만 350여 명인데, 아마 최소 2~3배에 다다르는 분들에게 연락을 드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힙합을 소재로 하는 [힙합의 민족 2]는 힙합을 좋아한다고 소문이 난 사람들 위주로 미팅을 가졌는데, “요즘 워낙 힙합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송광종 PD)고 JTBC 예능국이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먼저 연락해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50명의 도전자를 모으기 위해 최소 3배 이상 되는 사람들을 물색해야 했다. 물론 제작진이 가진 리스트에는 없었지만 직접 추천을 받고 캐스팅이 추진되기도 한다. 다른 배우를 염두에 두고 프레인TPC 측에 연락한 [힙합의 민족 2] 제작진은 “사실 진짜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는 따로 있다”며 KBS [제빵왕 김탁구]의 아역이었던 오재무를 소개받았다.


2. 예능국 내에서 공유하는 정보를 활용한다
f(x)의 루나, 비투비의 육성재 등 많은 아이돌 가수에게 새로운 계기가 됐던 ‘복면가왕’은 MBC 예능국의 자료들을 많이 참고했다. MBC [쇼! 음악중심]과 같은 음악 프로그램을 비롯해 그들이 실제 노래한 파일을 들어볼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맹기용의 경우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당시부터 힙합 음악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이 JTBC 예능국에 알려져 [힙합의 민족 2]에도 캐스팅됐다. 송광종 PD는 “아주 오랫동안 힙합 음악을 들었고, 좋아하는 곡도 확실했던 참가자”였다며 그의 조기 탈락을 아쉬워했다. 또한 [승부]는 KBS [개그콘서트]와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고 예능 프로그램에 필요한 감각도 갖추고 있는 개그맨들을 섭외하곤 한다. 손수희 PD는 “예능국 바운더리 안에 좋은 풀이 있으니까 잘 이용하려고 한다. 다만 이미지 소비가 되지 않게 차근차근 인력을 쓴다든지 팀의 조합 같은 요소도 함께 고려한다”고 했다.


3.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힙합의 민족 2]에는 장기용, 강승현, 주우재 등 많은 모델이 출연해 랩을 했다. 이에 대해 송광종 PD는 “원래 알고 있던 모델 에이전시들이 있어 소속 모델들과 미팅을 가졌고, 원래 래퍼들과 친분을 갖고 있는 모델들이 많아 래퍼들에게 직접 추천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되지만 실루엣은 공개되기 때문에 모델들이 가진 끼가 좋은 퍼포먼스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들과 함께 [힙합의 민족 1]을 진행하면서 목소리 톤, 박자감이 따라주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낮은 보이스 톤을 가진 강승현은 적극적인 섭외 대상이었다. “본인은 계속 경험이 없어서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연습을 한번 해보자며 만났는데, 숨겨져 있던 재능을 발견한 기분이었다”고. 또한 배우이면서 노래까지 잘하는 뮤지컬 배우들은 이런 프로그램에서 언제나 캐스팅 대상이 된다. [승부]의 손수희 PD는 “뮤지컬 공연 홍보사 위주로 연락을 하고, 상대 쪽에서 의지가 있을 때 구체적인 섭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황석정이나 김수용의 경우 이런 루트를 통해 섭외됐다고. 또한 디자이너 박승건은 그가 과거에 가수였다는 정보를 입수한 제작진이 유튜브에 올라온 옛날 뮤직비디오까지 찾아보다가 섭외가 진행되기도 했다.


4. 프로그램 방청을 문의하다 캐스팅되기도 한다
‘복면가왕’의 경우 imbc 홈페이지에서 직접 신청한 후 당첨이 되어야만 녹화를 방청할 수 있고, 사내에서도 따로 신청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에 직접 출연한다면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이 되지 않아도 가왕을 포함한 도전자들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다. 실제로 쿨의 이재훈이나 유도선수 이원희는 ‘복면가왕’ 녹화를 구경할 수 있느냐고 제작진에 문의를 했다가 “그냥 직접 출연을 하시고 구경하면 된다”며 도전자로 섭외됐다.

5. 이 사람을 캐스팅하고 싶다
그렇다면 수많은 유명인이 출연한 지금, 음악 예능 PD들이 섭외하고 싶은 인물들은 누구일까. 노시용 PD는 ‘복면가왕’에 김동률이 출연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누구나 도전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겠지만, 김동률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이유. 비가수 중에서는 조승우를 “꿈의 캐스팅”으로 꼽았다. 송광종 PD는 이성경이 [힙합의 민족 2]에서 랩을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성경은 정말 랩을 잘할 것 같아서 진짜 함께하고 싶었다”고. 또한 “류승범은 패션 스타일이나 자유로운 성격이 힙합 그 자체고, 목소리도 랩을 하기에 좋은 톤이라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손수희 PD는 “꿈은 크게 가져도 되는 거니까 (웃음) 평창 올림픽 특집으로 김연아 선수가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문자 그대로 ‘승부’를 걸었다. 또한 음반을 낸 적도 있던 채시라나 “타고난 목소리와 감성이 뛰어난 배우” 김혜수도 보고 싶다고. “단순히 가창력뿐만 아니라, 개인이 갖고 있는 매력과 진정성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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