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팝

레너드 코헨의 마지막 노래

2016.11.17
부고를 쓸 생각은 없었다. 그저 82세에 이른 노장이 삶의 막바지에 만들어낸 걸작에 어떤 찬사를 덧붙여야 하는지 고민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레너드 코헨은 지난주 갑자기 사망했다. 레너드 코헨은, 그의 소식을 쫓던 사람이라면 오랜 기간 각오를 다지고 있다가 잠시 안심하고 있을, 바로 그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10월 마지막 앨범 [You Want It Darker]가 발매되기 전 인터뷰에서, 아직 완성하지 못한 노래와 시에 관하여 말했다. “나는 아마 그 노래들을 완성하지 못할 겁니다. (중략) 나는 죽을 준비가 됐어요. 그저 너무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합니다.” 올해 초에는 죽음을 앞둔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우리는 이제 너무 늙었고, 몸은 망가지고 있어요. 나도 곧 당신을 따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신이 손을 뻗는다면 내 손을 잡을 수 있을 정도예요.” 하지만 [You Want It Darker]를 발매한 직후의 공식 인터뷰에서는 말을 바꿨다. “아마 내가 좀 과장했던 것 같군요. 나는 언제나 지나치게 자신에게 빠져들곤 합니다. 난 영원히 살 생각입니다. 아마 120살까지는 음악을 할 수 있겠어요.” 솔직히, 그 말을 아주 약간은 믿었다.


물론 [You Want It Darker]가 레너드 코헨의 마지막 앨범이 될 가능성은 아주 많았다. 그는 2005년 매니저가 은퇴자산을 탕진하고 음악 저작권을 팔아먹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송을 벌였다. 당연히 소송에서는 승리했지만, 결과적으로 재산을 찾지는 못했다. 5백만 달러에 달하던 은퇴자산은 고작 15만 불만 남았고, 사실상 파산 상태에 이른 레너드 코헨은 대규모 공연 투어를 시작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했던 공연은 동시대의 가장 성공적인 투어 중 하나였고, 레너드 코헨을 경제적 어려움에서 구했으며, [Live In London]‧[Songs From The Road]‧[Live In Dublin]‧[Can’t Forget: A Souvenir Of The Grand Tour] 같은 훌륭한 라이브 앨범을 남겼다. 하지만 2013년 투어 이후 그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되었고, 요양에 들어갔다. 하지만 곧 그는 레코딩을 시작했고, [You Want It Darker]는 약 2년 전부터 작업한 결과물이다. 아들 아담 코헨이 프로듀서로 나섰고, 자신의 자택을 임시 스튜디오로 꾸몄다. 식당에 마이크를, 거실에는 녹음장비를 설치했다. 환자를 위한 보조 의자에 의지하며 노래하고 때때로 의료용 대마초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가 단지 겨우 노래만 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목소리를 남겼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늘 그렇듯이 모든 가사는 그의 작품이다. 연주자들이 반주를 녹음하는 스튜디오에는 한 번도 갈 수 없었지만, 모든 녹음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고 아담 코헨은 그것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며, 최종 버전은 레너드 코헨이 직접 선택했다. 간결하고 어두운 편곡 안에서 그의 목소리는 더욱 두드러진다. 때때로 희화화되었던 그의 저음은 홀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기타 또는 피아노, 때때로 오르간 소리와 함께 할 때 영화적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생생한 감동을 준다.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재능, 글쓰기와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결합할 줄 알았고, [You Want It Darker]는 한 아티스트가 평생에 걸쳐 했던 일을 인생의 막바지에 비추어 완성한 결과물이다. 말년의 조니 캐쉬가 후배의 노래를 커버하면서 가사의 맥락에 자신의 인생을 투영했던 걸출한 결과물에 비교할 만하다. 일찍이 레너드 코헨은 “시는 살아있었다는 증거다. 당신의 삶이 잘 타고 있다면, 시는 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You Want It Darker]는 아직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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