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유병재, 극한 직업 코미디언

2016.11.21
유병재의 직업은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렵다. 코미디언이지만 성대모사를 시키면 쩔쩔매며 괴로워하고, 배우라고 하기에는 tvN [배우학교]에 출연해 연기를 배우는 동안 고생했을 만큼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단지 작가라고 하기엔 YG 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뒤 연예인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는 중이다. 지난 16일 그가 출연한 JTBC [말하는 대로]에서 그에게 “코미디언 겸 작가 겸 배우”라고 장황하게 수식어를 붙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말하는 대로] 출연 후 그의 일은 하나 더 늘어날 것 같다. 유병재가 거리에서 사람들을 상대로 연설을 한 뒤 [말하는 대로]의 MC 하하는 이렇게 말했다. “나 진짜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거 처음 봐.”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뭐해요?”라는 조카의 물음에 “좋은 동네에 살면 친구를 사귀지. 좋은 친구를 사귀면 네가 직접 연설문을 안 써도 되지”라고 말하던, ‘오늘만 사는 유병재’란 직업으로 올라온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50만, 유튜브에서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마이크를 잡고 혼자 서서 자신의 에피소드에 민감한 정치적 문제를 섞어 보여준 통쾌한 풍자는 영미권의 스탠드업 코미디와 유사했다. 그가 방송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해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마이크 대신 키보드로, SNS를 통해 그만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평생을 넘나드는 TV 시청과 다년간의 연구로 나는 드디어 공적 영역에서의 언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며 정치인을 비롯한 각종 유명인들이 곤란한 일이 있을 때 하는 기자회견에서의 모호한 단어 선택을 비꼬고,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요컨대, 어떤 일이든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자만이 금수저 밑에서 일할 수 있다”며 지금의 청춘세대에게 무책임하게 열정을 요구하는 이들을 비판했다. 풍자 코미디라곤 특정 인물의 모사 정도가 대부분인 한국에서 유병재는 상대적으로 표현이 자유로운 SNS를 통해 때로는 아슬아슬하기까지 한 코미디를 선보였고, [말하는 대로]를 통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TV에서 보여줬다.

유병재는 [말하는 대로]의 버스킹을 마치며 자신은 “어차피 파리 목숨”이고, “오늘만 살자”가 생활신조라 말했다. 애초에 인터넷에 올린 영상으로 화제가 됐고, Mnet [유세윤의 아트비디오]와 tvN [SNL 코리아] 등에서도 어떤 배역이라기보다는 그 자신으로 출연하거나 작가의 위치에서 코미디를 했다. 평범하게 살면서 구박당할 일도 많았고, 대신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의 위트에 섞어 할 수 있었다. 올해 5월에는 ‘고마워, 어버이’라는 이름으로 어버이연합과 관련된 풍자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어버이연합에 고소도 당해봤다. 그만큼 어떤 직업으로 규정되기는 어려웠지만, 대신 그 경계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며 그만의 ‘좋아요’ 숫자를 늘려갔다. 그리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그의 코미디를 더 많은 사람이 원한다. 드디어, 그가 “오늘만 살자” 싶은 코미디를 마음껏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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