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리카가 메탈리카에게 던지는 질문

2016.12.01

메탈리카는 결성된 지 35년이 되었다. 그리고 [Hardwired... To Self-Destruct]는 8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이제 앨범은 10장이 되었다. 따져보면 이들의 초기 10년을 장식하는 [Kill 'Em All], [Ride the Lightning], [Master Of Puppets], [...And Justice for All], 그리고 [Metallica]와 같은 5개의 앨범을 지난 25년 동안 만들었다는 말이다. 그 25년 동안 메탈리카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밴드이자 가장 유명한 헤비메탈 밴드로 남았다.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Metallica] 혹은 ‘블랙 앨범’ 때문이다. 정교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성 사이의 절묘한 균형은 [Metallica]를 헤비메탈 시대의 가장 화려한, 그리고 지금까지도 꺼질 줄 모르는 불꽃으로 만들었다. 90년대 취향의 뿌리를 두고 있는 이들은 당연히 이 앨범의 영향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불꽃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90년대 중반 이후 메탈이 음악 산업의 중심에서 빠르게 밀려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여전히 메탈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 많고, 노장과 신인 모두 여전히 좋은 앨범을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탈은 낡고 때때로 희화화되는 존재가 되었다. 아마도 음악 시장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은 장르 자체가 특정 지역에 묶이는 레게와 비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탈리카는 [Metallica] 이후로도 5장의 정규앨범 모두를 앨범차트 1위에 올렸다. 그 앨범들이 겪었던 논란과 때때로 조롱에 가까운 불평에도 불구하고 지난 25년 동안 매번 그랬다.

[Metallica]로 방점을 찍는 10년은 밴드 자신에게도 거대한 존재일 것이다. 메탈리카만이 아니라 음악가라면 초창기의 성과가 뛰어날수록, 그 이후의 창작 활동에서 자신의 과거와 불합리하게 비교당하거나, 그저 현재의 음악을 했을 뿐인데 배신이나 변절로 매도당하는 경우는 숱하게 많다. 이것은 기회이자 저주다. 불멸의 카탈로그는 언제든 공연 투어를 성공시키고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그 대가는 자신이 가장 번뜩이던 시절과 비교당하는 일이다.


결국 메탈리카가 선택한 것은 일종의 회귀처럼 보인다. 단지 재현이 아니라, 그들의 초창기를 상징했던 가치들을 다시 불러들인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이미 2008년의 [Death Magnetic]이 어느 정도 성공한 일이다. 이조차도 과거를 우려먹는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그 정도면 같은 사안에 대하여 입장이 다른 것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도 방향은 같다. 사전에 공개되었던 ‘Hardwired’, ‘Atlas, Rise!’, ‘Moth Into Flame’ 등은 모두 앨범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랙이기도 하다. 제임스 헷필드와 커크 해밋의 기타가 지나치게 앞서가지 않으면서 리듬 파트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모습도 익숙하다. 이것이 정석이라면 정답에 가깝다.

그렇지만 이 정석은 종종 지루하다. 7분의 트랙 안에서, [Load] 이후의 전통을 이어가며 70분을 넘어가는 앨범 안에서도 그렇다. 때때로 이 단조로움은 변칙을 피하고 관습에 충실하려는 이상한 의도로 보인다. 리프와 코러스, 솔로를 지나 대단원으로 가는 구성을 매번 놓지 않을 때 더욱 그렇다. 그래서 같은 과거로의 회귀일지라도, ‘알았어, 이런 게 좋단 말이지?’보다는 ‘아 그래, 이런 거 참 좋지’라는 느낌이다. 그래서 팬들이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기 전에, 이번에는 메탈리카가 묻는다. 당신들이 말하는 옛날이 언제인가? 메탈리카는 이번 앨범 발매를 맞아 스트리밍 서비스에 전체 앨범을 허용했다.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서 공식적으로 모든 뮤직비디오도 볼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굴복한 것일까? 아닐 것이다. 질문만 하지 않고 정말 찾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생각해 보라 당신이 생각하는 메탈리카란 무엇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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