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영화제

2016.12.01
김우빈, 그 말 참 맛깔 난다

[스물] 12/16(금) PM 7:30 채널CGV


김우빈은 자신만의 리듬을 가진 배우다. 낚싯줄 감듯 말을잡아 당겼다 풀었다 하는 솜씨는 활자로 존재하던 대사에 맛을 더한다. 그는 글로 쓰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는 대사에도 지지 않는데 “넌 왜 맨날 이런 데서 자냐? 지켜주고 싶게”(SBS [상속자들])같은 낯간지러운 고백도 끄떡없이 소화해낸다. 특히 말맛이 사는 영화 [스물]의 치호는 김우빈의 대사 소화력이 절정에 달한 작품. 철없고, 책임감 없고, 꿈도 없는 치호가 거의 유일하게 열정을 갖고 임하는 것이 수다인데, 친구들에게 연애관에 대해 설파할 때도 부모님께 용돈을 얻어낼 때도 세 치 혀로 끝내 성공해내고 마는 내공을 보여준다. 개봉을 앞둔 [마스터]에서 그의 역할도 희대의 사기꾼의 뒤통수를 치려하는 인물인 것을 보면 이번에도 예술의 경지에 오른 말발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이병헌, 나쁜 놈일 때 가장 빛나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12/16(금) PM 10:00 채널CGV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이병헌의 커리어 하이에 축포와도 같은 작품이었다. [달콤한 인생] 이후 다시 만난 김지운 감독과 만든 블록버스터로 6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데다 할리우드 진출까지 눈앞에 두고 있었다. 언제나 스타의 길을 걸은 그였지만, 한층 더 화려해진 꽃길의 시작을 악역과 함께한 것이다. [놈놈놈]의 ‘나쁜 놈’ 창이는 복수를 위해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조리 베어가며 앞으로 나아간다. 타인의 목숨도, 누군가의 대의도 우스운 악당을 성공적으로 소환한 그는 할리우드에서 ‘나쁜 놈전성시대’를 연다. [지아이조] 시리즈, [레드] 시리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까지 전형적인 아시아계 악당을 탈피한 이병헌의 연기는 그를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이끌었다. ‘나쁜 놈’일 때 가장 빛나는 그의 다음 악역은 바로 [마스터]의 진 회장. 조 단위의 규모로 사기를 치며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판을 짜는 그는 이병헌의 또 다른 ‘나쁜 놈 전성시대’를 여는 마스터키가 될 것이다.

강동원, 뭐든 다 되는 강동원의 시작

[전우치] 12/17(토) AM 00:40 채널CGV


타고 나길 뛰어난 도술을 가지고도 하는 일이라곤 왕을 속이고, 신선들을 놀리며 저잣거리에서 공짜 술을 얻어먹는다. 대의를 추구하거나 정의를 실현시키는 데는 조금도 관심 없는 한량 도사 전우치는 강동원의 자신감이 응축된 캐릭터다. [전우치]는 짝패 초랭이(유해진)와 함께 보여주는 코미디, 요괴들과 대결할 때 벌이는 액션, 첫 눈에 반한 여인(임수정)과 나누는 로맨스까지 뭐든 다 되는 강동원의 시작이라 할 만하다. 유쾌한 에너지를 엔진으로 삼는 전우치에서 [마스터]의 지능범죄수사팀장 재명을 떠올리기 힘들다. 썩은 머리를 잘라내고자 하는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재명은 웃지도 않을 뿐더러 매순간 진지하다. 한국 영화에서 가장 흔한 캐릭터인 형사를 처음 연기하는 강동원은 스테레오 타입의 형사를 어떻게 해석 했을까? 열세 살 소년([가려진 시간]), 어설픈 사기꾼([검사외전]), 트라우마를 가진 신학생([검은 사제들])을 아우른 그의 품이라면 이번에도 뻔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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