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차가운 겨울에 즐기기 좋은 차

2016.12.09
춥다. 요 며칠간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저녁에 집에 돌아올 때, 머릿속을 채우는 단어는 주로 ‘춥다’ 이 한마디뿐이다. 추우면 반사적으로 따뜻한 것들이 생각난다. 데워진 온수매트, 그리고 거기 앉아 마시는 혀끝을 데일 듯 뜨거운 차 한 잔 같은. 오늘 소개할 차 다섯 가지는 이렇게 한없이 차가운 겨울에 즐기면 더욱 좋다.

온기가 필요한 밤을 위한 달콤한 한 잔
Heath&Heather (히스앤헤더) - Green Rooibos & Honey (그린 루이보스 앤 허니)

추운 데다 유달리 길기까지 한 겨울의 밤, 따듯한 차 한 잔이 절실한데 카페인이 걱정될 때 마시기 좋은 디카페인 허브차. 허브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루이보스가 몸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도 특유의 맛 때문에 꺼려졌다면, 혹은 캐모마일 차의 단조로운 맛에 질렸다면, 더더욱 추천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많이 마시는 붉은 루이보스보다 조금 더 맛이 부드러운 그린 루이보스에 캐모마일을 블렌딩하고 천연 꿀 향과 바닐라 향을 더해 마치 꿀차를 마시는 듯 달콤하고 진득하다. 

언제나 마음만은 성탄절 같다면
Lupicia (루피시아) - Carol (캐롤)

일본의 티 브랜드, 루피시아는 매년 연말이 되면 한정판 틴 제품을 선보인다. 틴 안에 담긴 차는 징글벨, 화이트 크리스마스, 캐롤 등 매년 비슷한데, 이 틴을 기다리고 수집하는 마니아들이 상당히 많다. (사진 속 틴은 2013년 판.) 덕분에 크리스마스의 차라고 하면 루피시아의 삼총사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건 장미꽃잎이 블렌딩되어 보기에도 아름답고, 딸기의 상큼 달콤한 향에 기분까지 절로 좋아지는 ‘캐롤’이다. 디카페인 버전도 있어 겨울이면 밤낮없이 수시로 생각나는 홍차. 어쩐지 캐롤을 마시고 있으면 바로 지금이 성탄절인 것만 같다.

카페인이 절실한 아침을 위한 홍차
Mlesna (믈레즈나) - Cream Earl Grey Tea (크림 얼그레이 티)
눌어붙은 아침잠을 떨치기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카페인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 묵직한 바디감의 실론 홍차가 베이스로, 차 중에서는 카페인 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차의 특성상 커피보다는 몸에 좀 더 부드럽게 작용한다. 게다가 누구나 한 번쯤은 마셔보았을 얼그레이의 향에 크리미한 캐러멜 향을 더한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블렌딩은 아침을 한층 향긋하게 만들어준다. 

책과 차,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Basilur (베질루르) - Pure Ceylon Tea Winter Book VolumeⅡ (윈터북 볼륨 2)

베질루르는 독창적인 틴 케이스로 유명한 스리랑카의 티 브랜드이다. 실제로 소리가 나는 오르골 틴, 컬러풀한 니트 이미지를 입힌 데다 니트의 톡톡한 질감까지 재현한 틴 등 아이디어가 넘치는 틴 중에서도 책 모양의 틴은 티 북(Tea Book)이라 불리는데, 사진 속의 티 북은 윈터 시리즈 중에서도 미니 버전. 새 책을 처음 펴볼 때의 두근거림으로 케이스를 열면 북미와 유럽 문화권에서 흔히 크리스마스의 향기라고 하면 떠올리는 시나몬과 바닐라에 상큼한 오렌지가 가미된 따듯한 향이 훅 풍긴다. 미니 티 북에는 오직 다섯 개의 티백만이 들어 있지만, 차를 다 마신 후에도 철재로 만든 책의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유지될 테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자연스러운 우아함
티에리스 – 운남 전홍 금아
위에서 소개한 네 가지가 모두 티백 형태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블렌딩 티라면 이 차는 질 좋은 찻잎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스트레이트 티로, 조금은 특별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산지에서 직접 선별해 들여온 티에리스의 티 셀렉션 중에서도 특히나 겨울에 마시기 좋은 운남 전홍은 금아, 즉 골든 니들이라는 이름처럼 금빛 솜털이 보송보송한 어린 새싹만을 모아 만들었다. 한겨울 손 모아 후후 불며 먹는 군고구마처럼 크리미하고 자연스러운 달콤함은 물론, 홍차에서 연상되는 떫음이나 쓴맛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 덕분에 스트레이트 티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이은빈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한다. 평범한 차 덕후로 지내다가 얼마 전 티 브랜드 알디프를 런칭하며 덕업일치의 길을 걷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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