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SM 엔터테인먼트의 1년

2016.12.28

2016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그룹 EXO, 샤이니, 레드벨벳, NCT U, NCT 127, NCT 드림, S.E.S 등을 활동시켰다. 태연과 EXO-CBX 은 솔로와 유닛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2월 3일부터 ‘SM스테이션’을 통해 1주일에 한 곡씩 디지털 음원을 발표 중이다. 이 중에는 MBC [무한도전]을 통해 만난 유재석과 EXO의 ‘Dancing King’ 같은 이벤트성 음원도 있었지만 소녀시대 멤버 유리와 서현의 ‘Secret’처럼 안무와 세트를 만든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한 경우도 있다. 다른 곡들도 제작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모두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어지간한 회사라면 소속 가수의 타이틀곡에서 할 법한 일들을, SM은 원래 하던 것을 하며 1주일에 한 번씩 했다.

효연의 ‘Mystery’는 지금 SM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음반을 내지 않는 곡에 안무와 뮤직비디오를 붙이고, 몇 주간 방송 활동까지 한다. 1주일에 하나씩 나올 디지털 음원에 이런 투자는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강한 스타일링과 안무를 담은 ‘Mystery’는 댄스 배틀 프로그램 Mnet [힛 더 스테이지]에서 효연이 보여준 카리스마적인 댄서의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다. 소녀시대 멤버 중 개인 활동이 많지 않은 편인 효연에게는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했고, 소녀시대의 콘서트에도 ‘Mystery’를 부를 수 있다. 당장의 손익계산으로는 손해가 날 수 있지만, 대신 새로운 영역을 얻을 수 있다. 되든 안 되든, 지난 1년 동안의 SM은 꾸준히 이 방향으로 움직였다.

새로운 일은 아니다. SM은 H.O.T.가 성공한 뒤에는 신화와 S.E.S를 곧바로 데뷔시켰고, 동방신기의 성공 이후에는 슈퍼주니어, 샤이니, 소녀시대, f(x)가 연이어 데뷔했다. 그 뒤에는 이 그룹들의 멤버로 세기도 벅찰 만큼 많은 솔로와 유닛들을 만들었다. 단일팀이나 콘텐츠라면, SM이 언제나 1등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SM은 인력과 자본 모두 지속적인 투자로 라이벌들을 이겨왔다. 다만 바뀐 것은 투자의 방향이다. 동방신기 이후 샤이니를 데뷔시키는 것은 새로운 팀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다. 반면 SM스테이션은 음원을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NCT는 각자 다른 팀들을 묶는 하나의 브랜드다. 그만큼 더 많은 인력과 자본이 투입되고, 수익구조도 달라진다. SM스테이션이 성공한다면 SM은 모든 소속 가수들에게 솔로 곡을 부르게 할 수도 있고, 이미 SM스테이션에 참여한 윤미래처럼 다른 회사의 뮤지션들까지 끌어올 수 있다. NCT가 동방신기나 EXO처럼 성공하면 SM 소속의 수많은 연습생들이 모두 NCT의 브랜드로 전 세계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를 둘러싼 상황 변화는 지금 SM이 왜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다. 아이돌적인 요소에 세계적인 트렌드를 결합하는 것은 한 때 YG만의 경쟁력이었다. 빅뱅과 2NE1이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던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지금은 YG말고도 방탄소년단이나 지코가 있다. 아이콘과 위너가 데뷔 시절의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한 것은 국내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한 것이 크지만,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을 다른 회사에서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중요했다. 그리고 지금 많은 회사는 SM의 노하우를 분석하고, SM처럼 콘텐츠를 만든다. SM은 여전히 1등이지만, 그 격차는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쪽은 자본의 규모와 인력의 노하우다. 전 세계 어떤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지금 SM처럼 많은 팀을 끊임없이 활동시키면서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유지하고, 그 사이에 1주일에 하나씩 새로운 음원을 발표할 수는 없다. 그 결과 게임의 룰은 바뀐다. NCT 소속의 팀 중 하나가 성공하면 다른 팀들 역시 성공 확률은 올라간다. 반대로 그 많은 팀 중 하나가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

올해 초 SM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SM스테이션과 NCT를 하겠다고 공언했고, SM은 이것들을 1년 동안 했다. 그만큼 기력이 빠졌는지, 오히려 더 힘이 붙었는지는 그들만이 알 것이다. 한계가 있는 인력과 자본을 얼마나 더 투입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선택을 안 할 수도 없다. 경쟁자들이 쫓아온다. 하던 것을 그대로 할 것인가, 무너질지 버틸지 모르지만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을 것인가. 그리고 SM은 일단 미래에 대한 비전에 지난 20여 년 동안 벌어둔 것을 쏟기로 했다. 버티느냐 넘어서느냐. 어느 쪽이든 2017년쯤에는 결정 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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