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김종민의 개근상

2017.01.02
180개. 지난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 김종민 특집에서 나온 지난 17년간 김종민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수다. 특유의 어리바리한 캐릭터 덕에 본업인 가수보단 예능에 최적화된 방송인으로서 활동했던 그는 17년이 지나 180여 개의 프로그램을 거쳐 2016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다. 그 스스로 “처음에 유재석 때문에 예능을 시작했고, 강호동이 날 끌어줬다. 지금은 차태현이 이 자리로 밀어준 것 같다. (중략) 내가 이렇게 대상 후보에 올라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방송 3사 모두 연예대상은 주로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으로 대표되는 주력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의 메인 MC 몫이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1박 2일’의 어리바리한 멤버 A를 담당하는 그의 대상 수상은 파격적이다.

하지만 시즌 3를 통해 KBS 간판 예능의 자리에 복귀한 ‘1박 2일’에는 이제 강호동 같은 메인 MC가 없다. 그의 적통이라 할 이수근도 떠난 지 오래다. 김종민은 그런 ‘1박 2일’이 시즌 3까지 오고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 함께했다. 그것은 영광과는 거리가 먼 시간이었다. 원년 멤버였으나 입대 때문에 ‘1박 2일’이 시청률 40%씩을 찍던 최전성기를 함께하지 못한 그는, 전역과 함께 복귀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복귀 연예인이 그러하듯 한동안 감을 잡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의 부진과 별개로 프로그램은 조금씩 위기에 빠졌다. 김C가 하차했고, MC몽이 병역비리논란으로, 이수근이 도박 혐의로 물러났다. 무엇보다 메인 MC였던 강호동이 자리를 떠났다. 그럼에도 그는 남았다. 시즌 1 말기의 ‘지리산 둘레길을 가다 3탄’ 편에서 다른 멤버들이 모두 숙소에 도착해 쉬고 있을 때 길을 잘못 들어 어둠 속에서 홀로 길을 걸어야만 했던 것처럼, 그는 원년 멤버가 빠지고 어둠 속을 헤매던 프로그램에서도 꾸준히 걸어왔다. 이름만 이어갈 뿐 전통이란 것이 이어지기 어려운 예능의 세계에서 그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야외 취침을 비롯한 제작진의 벌칙을 어수룩하게 온몸으로 겪어내는 캐릭터를 유지하며 ‘야생 버라이어티’의 정서를 이어왔다. 김종민이 ‘1박 2일’에서 인생 그래프를 그리며 “지금 주도적으로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가 최고 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박수 칠 때 떠나지만 예능은 환호가 사라져야 떠난다.” KBS [프로듀사]에서 ‘1박 2일’ PD로 나오는 라준모(차태현)는 이렇게 말했다. 오랜 세월 방송하는 프로그램은 그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저력 때문에 역설적으로 종종 ‘물이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질타를 받는다. 그럼에도 ‘1박 2일’은 부침을 극복하고 다시 KBS 대표 리얼 버라이어티가 됐다. 그리고 김종민은 첫 방송에서 그랬던 것처럼 매주 ‘복불복’을 하고 캡사이신을 먹고 벌칙을 받으며 그 자리를 지킨다. 그의 17년 중 ‘1박 2일’과 함께한 9년이 그렇게 흘러갔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길을 잃으며 홀로 걷던 김종민은 홀로 “이제 진짜 도움이 돼야지”라고 말했다. 정말이다. 그는 항상 도움이 됐고 이젠 누구도 그 도움을 부정하지 못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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