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만의 와일드월드

세계는 2016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2017.01.02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한 단어로 나타낼 수 있을까? 옥스퍼드 사전은 2016년 올해의 단어로 ‘Post-truth’를 뽑았지만, 주관적인 기준으로 단어를 선택하는 옥스퍼드 사전보다는 검색 순위를 기준으로 단어를 뽑는 메리암-웹스터 사전이 좀 더 객관적으로 2016년을 나타내지 않을까 싶다. 메리암-웹스터 사전은 초현실적이라는 뜻의 ‘Surreal’을 올해의 단어로 뽑았다. surreal은 11월까지만 해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던 파시즘을 제치고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Surreal’은 3월의 브뤼셀 폭탄 테러 사건 이후, 7월의 터키 쿠데타와 니스 테러 사건 이후, 마지막으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에 검색 순위가 급격히 올라갔다. 단어의 뜻 그대로 2016년은 현실 같지 않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난 한 해였다. 단적으로, 2016년은 108년 만에 시카고 컵스가 우승한 해이기도 하다. 지나간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외신들이 선정한 2016년의 사건 사고들을 뽑아봤다.

먼저, [뉴욕 타임스]는 한 해를 사진으로 정리했다. 사진들을 소개하기 위해 쓴 간략한 소개문은 2016년이 우리에게 경제적, 문화적 대변동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가르쳐줬다고 말한다. 글에 따르면, 자유 무역과 세계화는 막을 수 없는 일이었고, 그것들이 미국에선 정치·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였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절박한 난민들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반발을 샀고, 영국과 프랑스·이탈리아에서는 무슬림 난민들을 테러나 자국민의 고용 문제와 엮어서 배척했다. 자유 무역과 세계화는 막을 수 없는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그에 대한 반동으로 2016년 한 해 동안 많은 나라가 자국의 문을 걸어 잠갔다.

[가디언]은 2016년 한 해가 정치적 지각변동이 있었던 해라고 표현했다.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함께 고점을 찍었다면, 올해 말엔 존속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미국의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허위 뉴스는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을 도왔다. [가디언]은 8년 임기 동안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유일한 업적이 UN을 국제사회에서 눈에 띄지 않게 만든 것이라는 신랄한 비판과 함께, 세계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언급도 했다. 한편으로 2016년은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걱정을 떠나, 인종과 정체성의 문제가 주목받은 한 해이기도 했다. [애틀랜틱]은 그 근거로 한 해 동안 소수자 커뮤니티와 경찰 사이의 갈등이 두드러졌고, 낙태와 젠더 정체성에 대한 첨예한 관점의 대립이 있었다고 정리했다. 또한, 대학 내의 소수자들에 의해 행동주의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논의가 지난해에 이어 계속됐지만, 동시에 민주당의 정체성 정치가 도전에 직면했다는 평도 있었다.

물론 나쁜 뉴스만 있었던 건 아니다. 대만에서는 고양이를 두 마리나 키우는 차이잉원이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선출됐고, 오존층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좋은 뉴스라면, 국내 뉴스도 빼놓을 수 없다. [애틀랜틱]이 올 한 해의 가장 중요한 국제 뉴스 중 하나로 뽑았듯,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것도 희망적인 뉴스 중 하나다. 2017년은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2016년이 앗아간 여러 유명인사 중 한 명인 데이빗 보위는 “내가 여기서 어디로 나아갈진 모르겠다. 하지만 지루하진 않을 거라고 약속한다“는 말을 남겼다. 데이빗 보위가 떠난 세상에서 어쩐지 그 말은 우리가 앞으로 겪을 2017년을 묘사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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