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④ 정다운 작가, 김은정 PD “[썰전]에 대선주자들을 한 번씩 모시고 싶다”

2017.01.03
빡빡한 제작 일정과 점점 더 빨라지는 시사 이슈의 소비 사이클, 급격히 늘어난 관심 속에서도 JTBC [썰전]의 균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정다운 작가와 김은정 PD를 만났다. 제작 과정부터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 MC 김구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고민까지, 제작진으로부터 듣는 [썰전]의 모든 것.
 

정다운 작가, 김은정 PD(왼쪽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쭉 정신없이 바쁘겠다.
정다운 작가
: 이걸 실감하는 게, 이전까지는 월요일에 녹화해서 목요일에 방송을 내도 무리가 없었다. 일의 강도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방송 내용상 크게 수정하거나 추가해야 할 정도의 이상이 없었던 거다.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뉴스가 쏟아지니까 시의성을 가져가는 게 어렵다.
김은정 PD: 보통 예능 프로그램은 녹화를 2주 간격으로 하고, 일주일 안에 녹화와 방송까지 모두 마쳐야 하는 경우를 긴급사태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늘 4일 만에 일을 해야 하는 거니까 상당히 빡빡한 스케줄이다. 예전에도 큰 사건들은 많이 있었지만, 전 주에 일어난 사건을 일주일 동안 잘 정리해서 전달해드리면 시기상으로는 좀 늦더라도 시청자분들께서 ‘그래, 잘 만들었다’ 하고 잘 봐주셨다. 요즘은 관심도 기대도 늘어나다 보니 더 신속하게 방송을 만들어달라는 요청들이 많아진 것 같다.

보통 일주일 스케줄이 어떻게 돌아가나.
정다운 작가
: 월요일 저녁 7시 넘어서 녹화에 들어간다.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편집을 하고, 목요일에 방송을 한다. 하지만 주말 동안 쉬지 못하는 게, 월요일에 녹화할 부분에 대한 아이템 혹은 대본 작업을 일주일 내내 붙잡고 있는 거다. 월요일 7시에 녹화를 하고 있다가 8시에 [뉴스룸]에서 중요한 뉴스가 나오면 실시간으로 반영하기도 하고.
김은정 PD: 유시민 작가님과 전원책 변호사님께 최종 대본을 보내드리는 게 일요일인데, 최근에는 월요일 오전에도 대본을 계속 추가할 정도다.
정다운 작가: 녹화 직전에도 드리고, 녹화하면서도 드리지.

뉴스를 계속 체크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김은정 PD
: 정말 휴대폰으로 뉴스를 계속 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뿐만 아니라 그 전에도 새로운 뉴스가 터지면 바로 녹화에 반영해야 했거든.
정다운 작가: 이동하는 차 안에서는 정치 팟캐스트도 들어야 한다. 일단 ‘팟빵’ 톱 10 안에 있는 건 다 듣고,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라디오 프로그램 팟캐스트도 다 체크한다. 하도 들어서 광고를 다 외울 지경이다. 이것 때문에 벅스 최신가요 톱 100을 못 듣고 있는 게 너무 아쉽다. (웃음)
김은정 PD: 전체 팀원들이 모인 ‘단톡방’도 24시간 열려 있다. 자기 생각에 중요한 이슈다 싶으면 뭐든지 거기에 올린다. 같이 공유해야 하니까.

방송 주제에 관한 자료는 패널들이 100% 준비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제작진에서 어느 정도로 도움을 주는 건가.
정다운 작가
: 작가들, 그리고 자료 조사만 도와주시는 프리랜서 열 분 정도가 ‘썰전 노트’라고 부르는 1차 자료를 정리해서 두 패널들과 김구라 씨에게 드린다. 예전에는 읽을 수 없을 만큼 두꺼웠는데 이제는 노하우가 많이 생겨서 효과적으로 요약되고 있다. 기사나 자료를 전부 모으는 게 첫 번째고, 그걸 요약한 다음 매체별로 논조의 차이를 체크하거나 출처를 확실히 하는 작업까지 한다. 한 번 녹화를 할 때 주제를 세 개나 네 개 정도 다루는데, 이것만 드려도 두 패널분들은 살을 잘 붙여 오시더라. 녹화하면서 “내가 장관직을 맡고 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는 등 우리가 몰랐던 소중한 소스도 덧붙여주시고.
김은정 PD: 유시민 작가님이 그러시더라. 이 ‘썰전 노트’를 보면 사안에 대해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한눈에 보여서 이걸 바탕으로 질문을 생각하신다고. 이건 기본 정보인 거고, 파생되는 질문들이 떠오르면 보충 조사에 들어가신다고. 그럼 한결 수월하다는 거다.

두 패널이 언급하는 정보에도 크로스체크가 필요하진 않을까?
김은정 PD
: 기본적으로 [썰전]은 보도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두 분이 가져온 정보를 팩트로 다루지는 않는다. ‘이랬다고 합니다’를 그대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약간 야사를 전해드리는 느낌으로 다룬다.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현장의 뒷얘기 같은 건 많이 나오지 않나. 우리도 그런 형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새로운 팩트를 알려드려야겠다는 것보다는 이런 얘기도 있다, 이런 전망과 추측도 있다, 하는 식인 거지.
정다운 작가: 방송을 잘 보면 두 분이 말씀하실 때 ‘유 작가 생각’, ‘전변 생각’ 이런 자막이 붙을 때가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종합편성채널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이렇게 하는 편이다.

방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지만, 처음 섭외했을 때는 너무 전쟁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진 않았나. 두 사람 다 워낙 전투적인 태도로 논쟁을 하는 스타일인데.
김은정 PD
: 그 부분에 대한 걱정보다는 기대가 있었다. 전쟁을 한번 해봐주시면 저희가 그 생생한 현장을 잘 담아서 보여드리겠다, 그랬지.
정다운 작가: 일단 두 분이 서로 ‘나는 저 사람이랑 해보고 싶다’고 꼽은 1순위였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보고 안 볼 사이가 아닌 거다. 또 기본적으로 얘기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들어주긴 하지만, 매번 그러는 건 아니다. 항상 확 맞붙는 이슈들이 있다. 그때는 또 전쟁처럼 해주시고, 다른 때는 만담처럼 해주신다.
김은정 PD: 녹화할 때 바로 앞에서 정말 싸우는 것처럼 엄청 치열하게 논쟁을 하시다가도, ‘한 줄 평 하겠습니다’ 하면 다시 차분해지신다. 사안에 대해 대립각을 세울 뿐이지 절대 감정적으로 맞붙지 않기 때문에 정말 좋다.

실제 녹화는 몇 시간 정도 하는 건가.
김은정 PD
: 방송이 1시간이라면, 녹화는 2시간 조금 넘게 한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 특히 다른 토크쇼에 비하면 굉장히 밀도가 높은 편이다.
정다운 작가: 어떤 예능도 두 시간을 찍어서 한 시간을 내보낼 수는 없다. 이게 가능한 건, 두 분의 이야기에서 버릴 게 거의 없다는 뜻이다. 가끔은 분량보다 넘쳐서 아깝게 잘라내기도 한다.
김은정 PD: 그런데 이분들도 [썰전]을 하신 지 1년이 다 돼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방송을 아시더라. 우리가 편집해줄 거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계신다. 사적인 대화나 우스갯소리를 종종 하시고서는 “편집하겠지요” 이러면서 넘어가신다. (웃음)

그만큼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슈의 맥락을 잡아주는 작업이 중요하겠다.
김은정 PD
: 화요일 저녁에 전체 팀원이 다 같이 오디오 시사를 한다. 모든 대화가 다 기록돼 있는 프리뷰 노트를 보는데, 그 과정에서 해당 회차의 전체적인 그림을 공유하는 거다. 이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 순서를 다시 잡아보기도 하고. 전원책 변호사님과 유시민 작가님은 제작진도, 시청자들도 다 이해했을 거라는 전제하에 나누는 이야기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맥락으로 정리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 말이라는 게 토씨 하나에 따라서 뉘앙스도 달라지지 않나. 두 분의 의견이 왜곡돼서 전달되면 안 되기 때문에, 오디오 시사에서 치열하게 회의를 하기도 한다. 패널 분들의 발언이 이 맥락인지, 저 맥락인지 의견이 갈리면 두 분께 직접 연락해서 묻고 확인한 다음 조율하는 작업까지 화요일에 다 마치는 거다.
정다운 작가: 여기에 더해서, 아무래도 패널분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말씀을 하시다가 숫자 같은 팩트가 틀리기도 한다. 우리가 그걸 알아내서 수정해야 하는 거다. 그 부분을 체크하는 인원도 따로 있을 정도로 집어내는 작업이 장난 아니게 힘들다.

녹화 도중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는 어떻게 하나.
김은정 PD
: 우리가 갖고 가고자 하는 맥을 놓치지 않으려고 늘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럼에도 두 분 다 말씀을 너무 잘하시고 지식이 많다 보니 가끔 옆길로 새기도 하고, 얘기가 너무 재미있으면 우리도 빠져들어서 맥을 놓치는 거지. 그럴 때 김구라 씨가 두 분을 끌어다가 제자리에 앉히는 역할을 정말 많이 하고 계신다. 흐름을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거든. 심지어 두 분의 이야기를 다 듣고 ‘이게 이 얘기라는 거죠?’라고 쉬운 말로 정리를 해주시기까지 한다. 이건 김구라 씨밖에 못하는 거다. 물론 농담을 예전만큼 많이 하시진 않지만.
정다운 작가: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출연하는 파트에서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웃음)

간간이 국회의원들이 출연하면서 프로그램에 활기가 더해지는 면이 있다. 최근에도 장제원-표창원 의원 편이나 안민석-하태경 의원 편이 방송됐는데.
김은정 PD
: 국회 청문회라는 큰 정치 이슈가 있었고, 거기서 눈에 띄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리즈 느낌으로 그분들을 한번 모셔보자, 해서 기획하게 됐다.
정다운 작가: 왜냐하면 우리가 그분들의 청문회는 봤지만, 속마음까지는 모르지 않나. 그 당시에는 어땠다,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게 우리 입장에서도 재미있더라. 다행히 섭외는 아직 어렵지 않다. 그런 분들이 실제로 김구라 씨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인데, [썰전]은 예능이기 때문에 굉장히 편한 자리이지 않나. 국회의원들은 뉴스에서 정중하게 대화를 하거나 의전에 익숙한 분들이라, 새로운 경험이라는 점에서 예능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즐기시는 것 같더라. 비유하자면 ‘나한테 이렇게 대하는 건 네가 처음이야’ 이런 느낌으로. (웃음)

소속 정당이 다르다 보니 저절로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하겠다.
정다운 작가
: 그렇다. 이미 결이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1 대 1로 얘기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약간의 텐션을 갖고 시작하는 거지. 지금까지 방송을 진행하면서 느낀 건, 이전까지는 어떤 사안에 대한 두 진영 각자의 의견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공공의 이슈가 있지 않나. 그래서 서로 부딪치기보다 같은 이슈를 서로 약간씩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해주시는 흐름으로 좀 바뀌었다.
김은정 PD: 말하자면 그 공공의 이슈를 위에서 치느냐, 옆에서 치느냐의 차이인 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소위 ‘친박계’ 의원들이라고 하는 분들께도 여러 번 섭외 전화를 드렸었다. 어떤 분은 최종 녹화 직전까지 조율이 되기도 했지만, 갑자기 개인 사정이 생겼다거나 녹화 날 당내에 더 큰 일이 생겼다거나 하는 이유로 몇 번 무산된 적은 있다. 아무튼 그분들도 이 사안에 대한 의견이 있을 테니 ‘친박계’라고 해서 섭외에서 배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정다운 작가: 어떤 의견이신지 한번 들어볼까? 하는 궁금증인 거다. 판단은 어차피 시청자들이 하는 거니까.

그렇지만 프로그램 특성상 어떤 이슈나 인물을 다루는 데 훨씬 고민이 많이 되지는 않나.
김은정 PD
: 만드는 데 어렵지 않은 프로그램은 없지만, [썰전]은 정신적 피로도가 약간 더 높다. 잘못된 정보가 나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거든. 다루는 사안들이 굉장히 민감하고, 이해 관계자들이 많다. 다른 프로그램도 물론 그렇지만, [썰전]은 특히 잘못된 정보가 나갔을 때 그 피해의 정도와 범위라는 게 크고 넓은 편이다. 그래서 촉을 세우고 주시하시는 분들도 많고. 때문에 방송이 나간 후에도 ‘어디서 연락이 오지는 않을까?’ 싶어서 실은 계속 긴장 상태다. 방송에서 ‘이런 의견이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도 ‘방송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면 되냐?’라고 항의해 오시는 분들이 있다. 그렇다고 그분들의 주장을 전부 실어드릴 수는 없으니까 내부 조율을 거쳐 게시판이나 다른 통로에 올려드리는 일 정도는 하고 있다.

이렇게 고단한 작업인데 계속 하게 되는 동력은 뭘까.
정다운 작가
: [썰전]을 기획했던 단계로 돌아가 보면, 게스트 섭외가 지긋지긋해서 시작한 거였다. 뉴스는 뉴스가 게스트니까. 가만히 있어도 ‘다이나믹 코리아’ 안에서 막 생성되거든. (웃음) 이보다 더 좋은 게스트가 없다. 제작진의 불편함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지금은 너무 고맙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맨날 게스트 누구를 섭외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썰전]을 좋아하거나 만드는 사람들의 성향 자체가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김구라 씨도 마찬가지고. 뉴스나 정보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썰전] 작업은 고난도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그런 매력이 있다.

시사교양이나 보도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공익성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나.
정다운 작가
: 예능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런 감정이 생기는 게 되게 신기한데, 시류에 휩쓸려서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니 사명감 같은 게 생긴다. 아무래도 다른 예능을 만드시는 분들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한 발짝 가까이 가 있는 거니까, 들여다보고 있으면 뭔가 부조리가 사라지고 사회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김은정 PD: 개인적으로는 [썰전]뿐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람들이 동시대의 삶을 보고, 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히 이렇게 직접적으로 시사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그런 마음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공익적으로 계도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런 일이 있어났습니다. 같이 알아볼까요, 같이 생각해볼까요?’ 그 정도? 놓치기 쉬운 것들이 워낙 많으니까.

앞으로 꼭 섭외해보고 싶은 인물도 있을까.
김은정 PD
: 손석희 사장님? 나와서 ‘[썰전]을 애청하고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농담이고, 손석희 사장님을 모시고 싶은 건 맞는데 뭘 하고, 누구랑 붙여드리면 좋을지는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
정다운 작가: 곧 대선정국으로 들어서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을 한 번씩 모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김은정 PD: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급하게 선거가 치러진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나와주시면 감사하겠다. 전직 대통령분들이 나와주셔도 좋을 것 같고.

제작진의 입장에서, 이번 이슈가 언제쯤 마무리되는 게 좋을까?
김은정 PD
: 최대한 빨리 정리되는 게 좋겠지.
정다운 작가: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결정 나는 일만 없으면 된다. 우리는 달이 아니라 요일이 문제다. (웃음)
김은정 PD: 뭐든 목요일 오전에 터지기 없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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