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③ [썰전]의 강용석‧이철희‧이준석, Before & After

2017.01.03
처음에는 1부였고 이제는 전부가 된 JTBC [썰전] ‘하드코어 뉴스 깨기’ 코너에서는 현재 MC 김구라와 패널 유시민, 전원책 라인업이 짜이기 전까지 몇 번의 멤버 교체가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코너를 거쳐 간 그들 강용석과 이철희, 그리고 이준석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그들이 [썰전]에 출연하기 전과 후.

강용석, 고소의 아이콘에서 패소의 아이콘으로
Before
: 이력만 보면 대한민국 최상위권 권력층으로 가기 위한 가장 정석적인 단계를 거쳤다. 경기고등학교-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사법고시 합격-하버드 로스쿨 법학석사 과정 수료-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제18대 마포구 을 국회의원에 당선. 하지만 2010년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여한 학생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겠느냐”는 발언을 한 것이 보도된 지 4일 만에 한나라당 윤리위원회에서 그의 탈당을 결정했고, 정치 인생에 심각한 위기가 왔다. 그 이후 강용석의 경력은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방식으로 이어졌다.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하며 그의 아들의 군대 문제를 걸고넘어지고, 자신을 풍자한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종을 고소해 논란이 됐다. 무섭다기보다는 조금은 우스운 ‘고소왕’ 캐릭터를 희화화해 tvN [화성인 바이러스]를 필두로 Mnet [슈퍼스타 K 4] 등에 출연하고 결국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고정 MC가 되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다. 자신의 치부조차 캐릭터로 활용하는 그의 뻔뻔함은 근래의 방송 트렌드와 어울리는 면이 있었고, 그렇게 브라운관에서 다진 입지는 2013년 첫 방송부터 함께한 [썰전]으로 이어졌다.

After: [썰전] 이전의 강용석이 뻔뻔함을 개성으로 승화시킨 방송인이었다면, [썰전]은 그가 과거에 국회의원이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만든 방송이었다. 국회에 있는 실제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경험이 그에게는 있었다. 하지만 정치인 때 그랬던 것처럼 방송인으로서의 경력을 망친 것도 결국 그 자신이다. 일명 ‘도도맘’이라 불리는 파워블로거와의 불륜설이 터졌고, 처음에는 전면 부인했지만 [디스패치]가 카드 소유자 이름이 적힌 영수증 사진을 공개한 뒤엔 출연 중인 방송에서 하나씩 하차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썰전]만큼은 쉽게 놓지 않으려 했지만, ‘도도맘’의 남편 A씨가 [썰전] 출연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결국 강용석은 [썰전]에서마저도 하차하게 된다. 이후 그는 자신의 악플러들을 고소했으나 패소했고, 댓글란을 만들어 모욕행위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네이버와 다음 대표를 고소했으나 무혐의 판결이 났으며,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에 충성을 맹세하며 썼다고 알려진 혈서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다 500만 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지금도 강용석은 법무법인 넥스트로의 대표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세월호 분향소 인근 상인들을 대리해 유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거나, 변희재의 네티즌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담당 변호를 맡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최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습기 살균제 치약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인단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 본 소송은 1분 만에 신청 가능하며 참가비가 없고 패소해도 비용 발생은 없다고 한다.

이철희, 국회의 주변부에서 국회의 중심으로
Before
: 은근히 그리고 꾸준히 청와대 혹은 국회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2 행정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전문위원, 참여정부 시절 국회 원내대표 비서실 부실장 등으로 역임한 경력이 있었다. 또한 MBC [100분토론] 등에 얼굴을 비추거나 [프레시안]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연재하고, [나는 꼼수다] 전성기 당시에도 [이철희의 이쑤시개]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등 이른바 ‘정치덕후’들에겐 잘 알려진 정치평론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총선 및 대선 당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상임부위원장으로서 일했음에도, [딴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전략은 나한테 맡겼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최소한 새로운 상상력 없이 2002년 대선을 베끼는 전략을 쓰진 않았을 것”이라 밝혔듯, 실제 선거에서 전략가로서 중용되진 못했다. 그러다 재야의 정치평론가로서 [썰전]에 섭외되면서 이철희는 야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새로운 유명인사가 됐다.

After: 이철희가 [썰전]에서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강용석이 국회의원 경험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때 그에게 밀리기도 했고, 경제 정책에 있어 진보적인 입장을 고수할 때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강용석의 반대 포지션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정치 전문가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고, 일본의 그라비아 모델 시노자키 아이와 함께 2016년 2월호 [맥심 코리아] 표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중들에게 가장 유명한 야당 성향의 일반인이 된 그가 지난해 1월 [썰전]에서 하차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철희를 외부 인재로서 공식적으로 영입했다. 당시 함께 영입된 인물 중 하나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그는 20대 총선에서 드디어 총선 전략을 기획하는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고, 비례대표로 나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유시민이 팟캐트에서 “이철희와 박영선이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개입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억울하다며 해명을 하는 등 여러 논란을 겪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철희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 중 하나다. 국회 주위를 서성이던 정치평론가가, [썰전]을 계기로 정말 국회의 중심에 입성하게 됐다.

이준석, 박근혜 키드에서 박근혜 저격수로
Before
: 2011년 말 당시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되면서 처음 이름이 알려졌다. 서울과학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교를 나왔다는 똑똑한 이미지에, 20대에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그는 전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였다. 부산 사상 지역에서 기반을 닦던 손수조와 함께 ‘박근혜 키드’로 불리던 그는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젊은 세대와 거리감을 좁히려는 행보에서 핵심 인력으로 활동했다. 성추행 의혹이 있는 김형태 의원에게 재판이나 탈당을 권유하는 등 여당에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합리적 젊은 보수의 이미지를 보이며 보수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에 대해서는 “박근혜의 트레이드마크는 신뢰”라거나 “박근혜와 교육에 대해 이야기했던 2시간 때문에 내 2년을 바쳤다”는 말을 하며 ‘박근혜 키드’다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After: 이철희에 맞서 보수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로서 이준석은 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이승만 정권의 공적을 부각시키면서 친일파 청산문제를 덮으려는 일부 보수층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이철희의 주장에 대해 “이승만 정권 공적에 대한 평가와 친일 청산 문제는 별도로 다룰 문제”라고 반박하며 토론의 흐름을 이끌어갔다. ‘안심번호 국민 공천제 5불가론’에 대해선 청와대를 강도 높게 비판해 이철희에게 “우리야 좋지만 이래도 되냐”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과거 토론 프로그램에서 보수 측 패널들은 대개 허술한 논리로라도 정부를 옹호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반면, [썰전]의 이준석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보수로 비춰질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반응을 얻은 이준석은 지난해 1월 이철희와 함께 방송에서 하차한 뒤 20대 총선 노원 병에 출마했다. 여론조사에서 상대이자 거물인 안철수의 대항마로서 여론조사에서도 비등한 지지율을 얻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낙선했다. 비례대표를 얻은 이철희와 달리 방송에서 얻은 인지도와 이미지만으로 차기 대선주자로도 꼽히는 안철수를 상대하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던 셈. 하지만 여전히 방송인으로선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몇 달 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박근혜 키드’였던 시절이 무색하게 TV조선에 출연해 “공사 구분 못 하는 대통령”이라거나 “국정 시스템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발언하는 등 대통령을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이 됐다. 또한 이정현 대표와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얼굴이 조금 핼쑥해졌을 뿐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단식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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