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① [마스터]의 시선강탈

2017.01.05
상상력을 자극하는 얼굴들이 있다. 여기엔 잘생겼다, 못생겼다는 이분법을 뛰어넘는 힘이 있다. 영화 [마스터]에서 ‘스냅백’ 역할을 맡은 신인 우도환처럼. 김엄마(진경)의 곁을 지키던 ‘스냅백’이 제대로 얼굴을 비치는 시간은 넉넉잡아도 3분 남짓이지만, 김엄마에게 총을 건넬 때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나 살짝 짓는 미소, 결정적인 순간 방아쇠를 당기는 서늘한 표정에선 마치 실재하는 두 사람 사이에 쌓인 과거의 사연까지 짐작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남루한 옷을 입고 손으로 음식을 먹는 야생적인 모습이 어울리는 다부진 몸매와 앳되지만 빤히 응시하는 이미지만으로도 섹슈얼한 뉘앙스를 담아낼 수 있는 긴 눈매의 우도환은 그렇게 사람의 이목을 빼앗는 묘한 외모를 가졌다.

“스냅백이 김엄마와 내연 관계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래서 오히려 돈으로 엮인 관계라고 두고 연기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둘이 함께 앉아 있기만 하는 장면에서도 너무 직접적인 표현을 하게 될 것 같더라고요.” 첫 등장부터 시선이 가는 독특한 외모가 타고난 자산이었다면, 여백의 미덕을 아는 것은 고민의 결과다. 자신이 보여줘야 할 섬뜩한 이미지가 “영화 속에서 자칫 튀지 않을” 정도를 가늠해보던 이 배우는 극에 녹아들면서도 자신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영민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극 중에서 김우빈, 강동원 선배님과 맞먹어야 하는데 몸이 여리여리하면 안 되잖아요.” 3년 전부터 매일 1시간 이상 헬스를 하며 몸을 만들어온 이유도 어떤 캐릭터를 맡든 2~3주 안에 그에 맞는 신체를 완성해내기 위해서였다. [마스터] 크랭크업 후 합류한 KBS [우리집에 사는 남자]에서도 고난길(김영광)을 협박하는, 스냅백과 비슷한 카테고리 안에 있는 수행원을 연기했지만 그보다는 덜 다부진 몸으로 위압감은 줄이고, 귀엽고 인간적인 느낌은 더 강조했다.

이 명민하고 타고난 것도 가진 신인은,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일을 즐길 줄 안다. “감독님이 내가 준비한 연기 중 무엇을 오케이하실까 궁금해하는 기분 좋은 떨림” 때문에 [마스터] 촬영 전날마다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어렸을 때 소풍 가기 전날 같았다고 비유하는 그에게 아직 촬영장은 재미있는 놀이터다. 스냅백보다 훨씬 해맑은 얼굴을 보여주는 그에게 초심자의 경직된 자세는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니 즐겁게, 하지만 신중한 태도로 관객 앞에 나타나 미묘하게 관심을 끌던 이 청년의 다음 모습 역시 기분 좋고 여유롭게 기다려봐도 좋겠다. 그땐 좀 더 긴 시간 동안 시선을 붙잡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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