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고 싶지 않은 79가지 이유

2017.01.09
지난해 말, 행정자치부는 ‘대한민국 출산지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의 출산율 관련 통계 및 지원 혜택이 실려 있는 이 사이트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각 구별 ‘가임기 여성(15∼49세) 인구수’를 상세히 보여주며 순위까지 매기는 방식에 엄청난 반발이 일었고 결국 행정자치부는 사과문을 발표한 후 수정에 들어갔다. 과연 이 구체적인 숫자로 표기된 여성들은 모두 출산을 원하고 출산을 계획하여 대한민국의 출산율 상승에 일조할 마음이 있을까. 여러 ‘가임기 여성’들로부터 그렇지 않은 수많은 이유에 대해 들었다. 다음의 리스트는 그중 일부다.


1. 내 인생의 계획을 출산 때문에 바꾸고 싶지 않다.
2. 지금도 저녁이면 파김치가 되는데 더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
3. 고통스런 입덧을 견디고 싶지 않다.
4. 지금보다 변비가 더 심해지다니 끔찍하다.
5. 부종, 빈혈, 요통, 가려움증 등이 생기는 게 싫다.
6. 아파도 약을 먹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게 싫다.
7. 마음에 들지 않는 디자인의 임부복을 입고 싶지 않다.
8. 흡연을 중단하고 싶지 않다.
9. 음주를 중단하고 싶지 않다.
10.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중독증이 걱정된다.

11. 딸이라면 걱정부터 될 것 같다. 내가 성차별을 겪어왔으니까.
12. 임신해도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는 건 하늘에 별 따기일 것이다.
13. 유산에 대한 공포가 크다.
14.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섹스할 수 없는 게 싫다.
15. 출산 과정의 신체적 고통을 견디고 싶지 않다.
16. 뇌출혈 등 출산 과정에서의 위험부담을 지고 싶지 않다.
17. 출산 후 기억력 감퇴가 가속화될 게 두렵다.
18.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싶지 않다.
19. 호르몬 변화 때문에 생기는 탈모도 걱정된다.
20. 내 몸을 남이 돌봐줘야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21. 산후우울증을 겪게 될까 봐 두렵다.
22. 갑작스럽게 체중이 늘어나는 상황이 싫다.
23. 출산으로 인해 체형이 변하는 게 싫다.
24. 출산 후 바깥출입이 부자유해지는 게 싫다.
25. 산후조리원 비용이 있다면 다른 곳에 쓰고 싶다.
26. 구에서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은 고작 20만 원이다.
27. 우리 구에서는 셋째 아이부터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데, 셋이나 낳으라고?
28. 모유 수유 때문에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 게 싫다.
29. 모유 수유 때문에 아프거나 가슴 모양이 변하는 게 싫다.
30. 수유실이 갖춰진 공공장소가 드물다.

31. 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
32. 몸을 회복하기 위해 운동할 시간도 없다.
33. 출산 후 3개월 만에 직장에 복귀해야 하다니 막막하다.
34. 1년 이상 휴직할 수 있더라도 경력을 복구하는 건 어렵다.
35.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없다.
36. 월급의 대부분을 베이비시터 비용으로 쓰고 싶지 않다.
37. 양가 부모님과 독립적으로 살고 싶은데, 아이 때문에 도움을 청하는 게 싫다.
38. 내 일을 계속할 뿐인데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39. 일을 계속하지 못해 경제권이 약해지는 게 싫다.
40. 육아에 대한 오지랖이 내 삶에 끼어드는 게 싫다.

41. 식당에 갈 때마다 노심초사하고 싶지 않다.
42.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있는 장소는 제한되어 있다.
43. 아이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힘들 텐데, 운전도 하고 싶지 않다.
44. 낯선 사람들이 아이를 매개로 말을 거는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
45. 아이가 살기 적합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돈이 없다.
46. 전셋값이 또 올랐다.
47. 한정된 생활비 안에서 양육비를 쓰는 게 부담스럽다.
48. 원하지 않는 일을 양육비 때문에 계속하고 싶지 않다.
49. 가사노동의 양이 늘어나는 걸 원하지 않는다.
50. 집에서도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다.

51.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어지는 게 싫다.
52. 휴가조차 나를 위해 쓸 수 없어지는 상황이 싫다.
53. 자기계발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54. 말하고 싶지 않을 때도 아이의 말동무가 되어줘야 한다는 게 힘들 것 같다.
55. 아이 하나를 낳는다 해도 둘째에 대해 고민하게 될 상황에 부딪히고 싶지 않다.
56. 성역할 편견이 고착화된 교육기관에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다면 괴로울 것 같다.
57. 아이 때문에 내가 원치 않는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싫다.
58. 아이가 생김으로써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인간관계를 놓치고 싶지 않다.
59. 학벌 사회에서 교육에 대한 딜레마에 부딪히며 살고 싶지 않다.
60. 아이의 인격적 성장을 제대로 책임질 수 없을 것 같다.

61.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면 괴로울 것 같다.
62.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다쳤을 때 심적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
63. 아이가 폭력이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까 봐 불안해하며 살고 싶지 않다.
64. 나 자신보다 아이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아서 두렵다.
65. 나도 모르게 아이를 구속하게 될까 두렵다.
66. 나만의 문제도 복잡한데 아이를 둘러싼 문제까지 해결하며 살고 싶지 않다.
67. 아이 관련된 문제에서 내 속물성과 마주하고 싶지 않다.
68. 내 경제적 어려움이 대물림되는 게 싫다.
69. 내 유전자를 굳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70. 배우자와의 관계에만 집중하고 싶다.

71. 혹시 배우자와 헤어지더라도 둘의 관계만으로 정리되길 바란다.
72. 내 부모만큼 아이에게 헌신할 수 없을 것 같다.
73. 타인을 돌보는 것을 원래 좋아하지 않는다.
74. 출산과 양육에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해 청구할 곳이 어디에도 없다.
75. 나중에 후회된다 해도 무를 수 없는 선택이라는 건 너무 무겁다.
76. 여성은 당연히 출산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든다.
77.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다.
78. 삶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
79. 그냥, 낳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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