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최민용, 10년 만의 해동

2017.01.16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명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이하 [하이킥])의 성공 이후 최민용은 간간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근황 사진’ 외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소소하게 화제가 되면서 ‘근황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심지어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할지 모른다는 추측이나, 연예계 인사 모임에 참석해 근황을 알렸다는 소식이 기사화되면 포털 사이트에는 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데뷔한 지 20년, [하이킥]을 제외하면 회자되는 작품은 많지 않은 배우지만, 사람들은 종종 최민용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곤 했다.

어쩌면 더 많은 인기를 누릴 수도 있었다. KBS [비단향꽃무]나 MBC [논스톱 3] 등 정극과 시트콤을 오가며 안정적인 연기력도 보여줬고, 캐릭터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하이킥]은 작품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그 역시 함께 출연한 배우들처럼 더욱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얼마 전 출연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 언급된 것처럼, 그는 10년 전 모습 그대로 기억되는 “냉동인간”으로 남았다. 여러 이유로 활동은 뜸했고, 대중이 기억하는 그의 얼굴은 [하이킥]에서 세상만사에 무관심하고 언짢은 표정을 짓던 이민용 선생의 얼굴로 박제됐다. 최근 MBC [일밤] ‘복면가왕’, [라디오스타], [무한도전] 등 인기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는 그의 행보가 더욱 눈에 띄는 이유다. ‘복면가왕’ 무대를 위해 “솔직히 정말 연습 많이 했다”고 말하며 출연 전까지 두 달 동안 14kg을 감량한 모습에는 절실함이 느껴지고, [무한도전] ‘너의 이름은’에 출연해 멤버들보다도 더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세상사에 무심해 보였던 최민용은, 10년 만의 해동 이후 자신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복면가왕’에서 최민용은 “부족함이 많아 뭔가를 채운 다음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고 말했다. 겉보기엔 시간이 정지했던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자기 나름대로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최민용은 그간 묵혀왔던 자신의 필살기를 하나씩 보여준다. [라디오스타]의 규현이 “10년간 활동을 안 했더니 별의별 에피소드가 다 있다”고 감탄할 만큼 특이한 그의 일화는 무려 10년 치가 준비돼 있다. 그리고 단 한 시간의 방송을 위해 2년 동안 산속에서 살았다거나 열쇠 기술을 연마했으며 도끼를 모으고 있다는 에피소드를 쏟아낸다. [무한도전]에서 백인인 니콜라스 케이지와 흑인인 웨슬리 스나입스가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하고는 “미국 사람들은 다 똑같다”고 하는 뻔뻔함이나, 무표정으로 “(내가) 원체 동안인데 뭐”라고 실없이 던지는 자신감으로 웃길 수 있는 것은 [하이킥] 이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예능 감각이다. ‘복면가왕’에서는 판정단에게 개그맨으로 오인받을 만큼 유쾌한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10년 만에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연예인이 필사적으로 무언가 보여주려 한다. 10년 동안 준비한 것들과 함께. 이제 그의 시계가 다시 앞으로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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