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골든 탬버린]이 던지는 질문

2017.01.18

Mnet [골든 탬버린]은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노는 것을 콘셉트로 삼아 고정 출연자들인 ‘T4’와 그날의 게스트가 ‘흥배틀’을 벌인다. 그러니 출연자들은 노래를 잘 부르거나 멋진 퍼포먼스를 하기 이전에 ‘흥’을 내서 관객들을 들썩거리게 하는 것이 먼저다. 고정 출연자인 유세윤이 ‘거북선’을 부르기 위해 거북이로 분장하거나, 게스트 허안나가 ‘낭만 고양이’를 부르기 위해 고양이 분장을 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는 이유다. 그러나 [골든 탬버린]은 이들이 관객을 웃기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 시간을 들여 보여준다. 분장에는 출연자들의 많은 시간과 준비와 각오가 필요하고, 많은 관객 앞에서 무대를 하려면 노래와 춤도 제대로 익혀야 한다. [골든 탬버린] 고정 출연 전까지는 이런 예능 프로그램 경험이 많지 않았던 심형탁은 방송 초반 긴장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조권이 가인과 함께 부른 ‘피어나’, 최유정이 부른 보이 그룹 블락비의 ‘Very Good’은 현재 네이버 tv캐스트에서만 각각 38만, 34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분장은 물론 퍼포먼스까지 정성 들여 보여준 두 사람의 퍼포먼스는 화제가 됐고, 특히 조권은 남자 가수가 여자 가수의 퍼포먼스를 어떻게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 노래방 형식에, 경쟁에 딱히 큰 것도 걸려 있지 않다. 하지만 카메라는 그들의 분장과 연습 과정을 따라다니고, 무대 앞에 서면 관객들이 그들의 무대를 평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관객들은 홍석천처럼 왁스의 ‘오빠’를 코믹하게 해석한 것과 조권처럼 원곡의 이미지마저 바꿔버리는 퍼포먼스에 곧바로 다른 반응을 보낸다. 굳이 무대가 끝난 뒤 공개되는 점수를 보지 않아도, 관객의 반응은 누구의 무대에 더 열광했는지 곧바로 전달한다. 장도연은 지민의 ‘Puss’를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이며 “개그우먼 10년에 이렇게 큰 반응은 처음 봤어요”라고도 했다. 자신이 무대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관객의 반응이 달라지고, 더 나아가서는 조권처럼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도 있다. [골든 탬버린]은 마치 공개 코미디 같은 형식 안에서 연예인이 왜 무대에 진지해지는지, 한 번의 무대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준다. 

[골든 탬버린]에 특별 출연한 허각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무대로 언급한 ‘하늘을 달리다’를 부른 Mnet [슈퍼스타 K 2]는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이 멋진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늘어난 후 등장한 JTBC [히든싱어]는 가수와 그의 팬이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면서, MBC [일밤] ‘복면가왕’은 복면을 썼던 출연자가 예상치 못한 실력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골든 탬버린]은 노래방의 형식을 이용해 관심의 초점을 놀라운 노래가 아닌 놀라운 퍼포먼스로 바꾸면서 나올 만큼 나온 음악 예능이 그래도 아직은 할 것이 남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현진영이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전성기 시절만큼 소화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가 1990년대에 입었던 복장 그대로 이 노래를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관객은 환호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현진영에 대한 리스펙트로 이어지고, [골든 탬버린]은 그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하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천천히 설명한다. 가창력 이전에 퍼포먼스를 위한 아이디어와 노력이, 무대에 스토리텔링을 해주는 맥락이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 결과 조권, 장도연, 현진영처럼 각각 다른 상황과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환호를 받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모든 음악 예능 중 가장 가벼운 포맷을 가진 [골든 탬버린]이, 아이러니하게도 음악 예능의 출연자들이 진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음악 산업의 현재이기도 하다. [골든 탬버린]의 관객은 무대를 평가하는 데 가창력만을 따지지 않고,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무대 그 자체 못지않게 무대에 오르는 사람이 가진 맥락과 스토리가 중요하며, 시청자들은 [골든 탬버린]을 음원이 아닌 본방송이나 VOD, 또는 인터넷의 클립을 통해 소비한다. 지금의 음악 산업도 퍼포먼스가 가창력만큼이나 중요하고, 음원 차트 성적에는 뮤지션의 인지도와 그 노래가 나온 맥락이 중요하며, 인기 뮤지션의 주요 수입원은 음원 판매 그 자체보다 음원의 인기에 따른 행사와 공연 등이 더욱 중요해졌다. 애초에 [슈퍼스타 K 2] 같은 음악 예능 자체가 퍼포먼스 중심으로 흘러가는 음악 산업과 달리 가창력으로 대표되는 실력만으로 우승자를 가리겠다는 것을 내세우며 시작됐다. 그리고 그마저 식상해진 지금, [골든 탬버린]은 다시 새로운 논점을 던진다. 노래보다는 노래를 포함한 무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대중을 흥분시키는 무대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왜 대중은 [골든 탬버린]의 조권에게는 환호를 보내면서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그 많은 가수에게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가. 음악 예능이, 어쩌다 보니 음악산업에 질문을 던지는 순간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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