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민 “모델로서 내 장점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

2017.02.17
어딘가 뽀로통해 보였다. 188cm의 큰 키에 가녀릴 정도로 마르고 긴 팔‧다리로 성큼성큼 스튜디오로 걸어오는 한현민의 첫 인상이었다. 하지만 크고 선명한 눈망울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에 “웃는 게 예쁘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수줍은 소년의 얼굴이 드러났다. 나이지리아계 한국인 모델, 16세로 패션계의 이변이 된 모델. 작년 3월 데뷔한 한현민은 그렇게 16세 소년의 얼굴로 패션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그것도 에이전시와 계약한지 2주도 채 되지 않았던 시점에 런웨이에 서면서 말이다. 평범한 소년이자 특별한 모델이 된 한현민에 관한 이야기.

곧 고등학교에 올라갈 텐데 학교 교복은 마음에 드나.
한현민
: 원래는 디자인고등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떨어졌고, 내가 다니는 중학교에서 70~80%가 가는 고등학교가 있어서 당연히 그쪽으로 갈 줄 알았는데 나만 다른 지역에 있는 학교로 배정됐다. 방학에 친구들이랑 만나서 “예전에 우리 이랬는데…” 하옛날이야기를 많이 한다. 앞으로 보기 어려우니까. 이번 주에 고등학교 교복을 샀는데, 그래도 교복이 마음에 든다. 중학교 교복은 남색이었는데, 새 교복은 베이지 색이라서. 딱히 디자인이 특이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새 거라서 기분이 좋다.

지금 방학일 텐데, 어떤 걸 하고 지내나.
한현민
: 예전에는 친구들이랑 주로 PC방을 갔었는데 요즘에는 바빠서 1~2주 동안이나 게임을 못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피파 온라인]을 해서 이 게임을 많이 한다. 친구들이랑 게임할 때는 토너먼트로 라면 내기를 많이 하고, 주로 사주는 편이다. (웃음)

학교에서는 어떤 학생인가.
한현민
: 선생님 몰래 자고, 몰래 친구들이랑 떠드는 학생. (웃음) 될 거 같으면 열심히 하지만 안 될 거 같은 거는 빨리 손 털고 일어나는 성격이라서 공부와는 일찍 담을 쌓았다. 또, 가만히 앉아 있는 것 보다는 운동이나 몸으로 하는 일이 적성이 맞기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모델일도 마음에 든다. 그래도 요즘에는 영어공부는 좀 해야지 생각한다. 아버지가 영어 강사도 하셨는데, 나는 영어를 못한다. 이태원에 사니까 외국인들이 길가다가 길 물어볼 때가 제일 난감하다. 매번 “Sorry, No speak English” 이렇게 말한다. 요즘에는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나이지리아계 한국인이라는 것 때문에 차별을 받은 경험은 없었나.
한현민
: 어릴 때는 나도 철이 없었고, 다른 친구들도 철이 없었을 때니까 놀림도 많이 당했다. 그런데 커 가면서 오히려 날 좋아해 준다. 그리고 이태원에서 자라서 그런지 동네의 특수성 때문에 그런 것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모델은 어떻게 하게 됐나.
한현민
: 어릴 때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너는 커서 모델을 해라”라고 하셔서 관심이 갔던 거 같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 175cm, 중학교 1학년 때 178cm, 2학년 넘어가면서 184cm정도가 됐고, 지금은 188cm이다. 원래는 운동선수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운동선수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우리 집이 5남매이기도 하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면서 옷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옷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엄마가 했던 말도 생각이 나고 그래서 모델을 꿈꿨었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에 내 사진을 올렸다. 그걸 보고 에이전시 대표님이 연락을 했다. 길거리에서 “한 번 걸어 봐라”라고 말해서 그 자리에서 그냥 걸었는데 계약을 하게 됐다.

워킹을 잘 했던 것 같나.
한현민
: 사실 워킹은 그때 처음 해봤다. 유튜브에서 워킹 영상을 많이 보고 ‘이렇게 걷는 구나’ 싶긴 했는데 연습은 안 해봤던 상태였다. 계약하고 얼마 안 돼서 바로 한상혁 디자이너의 쇼 오프닝을 서게 됐다. 정말 운이 좋았다. 오디션 보러가자마자 피팅 하고 오프닝에 서게 됐으니까. 선생님이 “네가 처음으로 나가서 빛을 발휘해라”라고 이야기 해주셨는데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다. 쇼장으로 가는 길에 BJ 최군과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 그 영상보고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아프리카 TV는 먹방 영상만 봐서 BJ 최군은 몰랐는데 친구들이 알아봐주면서 너무 조용조용 인터뷰 했다고 놀리더라. (웃음)

처음 쇼에 서보니 기분이 어땠나.
한현민
: 계속 좋았다. 스릴 있다고 해야 하나. 마지막 쇼가 끝날 때 굉장히 아쉬웠다. 이렇게 예쁜 새 옷을 입고 걸을 수 있다는 게 일단 너무 좋다. 이렇게 예쁜 옷을 입은 나를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도 좋다. 옷을 잘 입는 편은 아니지만 예쁜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옷을 정말 좋아하나 보다.
한현민
: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상업적인 옷 말고, 그냥 내가 디자인해서 내가 입고 싶다. 주로 캐주얼한 옷을 입는데, 요즘에는 오버핏으로 입어 볼까 생각 중이다. 요즘 유행하는 그런 거 말고, 티셔츠인데 진짜 허벅지까지 완전히 길게 입는 걸로. 이태원에 큰 옷을 파는 가게 많아서 거기서 골라 볼 생각이다.

첫인상은 어른스럽게 느껴졌는데,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니 어려 보인다. (웃음)

한현민
: 사실 그것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웃음) 영화 볼 때도 다른 애들은 얼굴만 봐도 학생처럼 보이니까 그냥 할인해 주는데, 나는 학생증도 보여주고 교복 입은 사진도 보여줘야 한다. 버스 탈 때도 청소년이니까 당연히 청소년으로 찍히는데 “아저씨 왜 학생 요금 내고가?”라고 말한다. “저 학생인데요?”라고 대답하면 학생증을 보여 달라고 꼭 한다.

처음 쇼를 서고 난 이후 다음 시즌은 어떻게 준비했나.
한현민
: 다이어트를 좀 했다. 살면서 살이 쪘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살 안 빼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아직 볼살이 좀 있어서 너무 부해 보이더라. 원래 70kg 나갔는데 저번 시즌에는 65kg까지 뺐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굶으면서 아프리카 TV 먹방 영상을 보면서 대리만족하다가, 나중에는 저녁만 굶은 식으로 바꿨다. 단점이 어깨라서 운동도 하고 있고. 그리고 이제 더 이상 크면 안 된다. 190cm이 넘으면 활동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모델로서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현민
: 역시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 아닐까. 나보고 완전 외국인처럼 생겼다 말하는 사람도 있고, 또 피부색만 달랐지 생긴 건 특별한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해외 나가서 활동해보고 싶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나를 어떻게 보는지 확인해보고 싶기도 하고. 유럽 쪽 해외 시장이 더 크니까. 얼마 전에 일본 [GQ]를 봤는데, 콘셉트나 화보 기획도 한국에 없었던 것들도 있고 옷들도 예뻐서 일본에서도 활동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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