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준호, 두려움을 딛고 새롭게 피어난 배우

2017.02.20
탄탄대로. 2PM의 멤버 준호가 신인배우로서 밟고 있는 행보는 이렇게 요약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에서 준호가 연기한 감시 전문가 ‘다람쥐’의 분량은 단 7분이었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준호는 전도연의 추천을 받고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 캐스팅돼 이병헌, 김고은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후 쓰리톱 주연을 맡은 영화 [스물]은 손익분기점의 2배 이상 수익을 올린 흥행작이 됐고, 현재 출연 중인 KBS [김과장]은 8회 만에 시청률 17.6%를 기록했다. 거기에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흔히 겪는 연기력 논란조차 없다.

준호는 2PM 시절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 별 특징이 없는 얼굴”([서울신문])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스스로 언급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그의 얼굴은 “스크린에서는 다양한 장르에서 먹힐 수 있다”([서울신문])는 호평을 받는다. 준호의 얼굴은 거리의 사람들에 평범한 듯 섞여 범죄자를 추적했던 [감시자들]의 다람쥐일 수 있었고, [협녀, 칼의 기억]의 호위무사로, [스물]의 가난한 재수생 동우로, tvN [기억]의 로펌 변호사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유의 눈웃음은 옷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짐승돌’ 시절 2PM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될 수 없었지만, [감시자들]에서는 험악한 범죄자의 적대심도 누그러뜨리며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다람쥐를 신스틸러로 만드는 핵심이기도 했다. 과감하게 수능 시험을 포기하고 “(내 꿈이었던) 만화는…. 만화는…”이라고 말하다 “눈물이 안 난다”며 자리에 앉아버리는 [스물]의 동우가 궁상맞지 않고 영화가 코미디를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준호가 가진 서글서글한 인상에 기댄 바가 크다.

때문에 준호의 연기 활동은 어느덧 10년 차 아이돌이 된 2PM에서 그가 쌓아온 것의 또 다른 의미를 확인하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과장]에서 하경(남상미)에게 호감을 느낄 때는 천진한 표정을 짓고, 복사본이 있는 게 아니냐며 자신을 슬쩍 떠보는 성룡(남궁민)에게 어설픈 말투로 “오해하지 마. 주려던 걸 깜빡하고 있었을 뿐이니까”라며 허점을 보여주는 등 서율에게 묘한 인간미도 부여하고, 캐릭터에 다양함을 부여할 수 있는 디테일도 더욱 좋아졌다. 공교롭게도 준호는 스무 살 당시의 자신을 ‘꽃봉오리’에 비유한 바가 있다. “아직 피지 못해 움츠러들어 있는. 어떤 꽃이든 언젠가는 피게 마련인데, 어떤 꽃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더 예쁘게 피는 거로 생각하며 두려움의 시기를 보냈던 것 같다.”([씨네21]) 2PM 데뷔 당시 피웠던 그 꽃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가, 한 번 더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연기자의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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