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색 판타지], 인터넷으로 가는 드라마

2017.03.02


지난 1월 26일 방영을 시작한 MBC [세 가지색 판타지]는 ‘우주의 별이’, ‘생동성 연애’, ‘반지의 여왕’이라는 세 개의 단막극으로 구성, 각각 3편씩 차례로 목요일 밤 11시에 방영된다. 그리고 MBC 방영에 앞서 동일한 작품을 10분 분량의 웹 드라마로 편집해 네이버 TV를 통해 선공개 한다. 웹 드라마 6~7회분을 모으면 지상파 드라마 1회분이 되는데, 선공개 되는 웹 드라마에는 지상파 드라마의 엔딩(결론)에 해당되는 장면은 포함되지 않는다. 제외된 장면은 본방송 후 바로 네이버 TV에 업데이트된다. 하나의 드라마가 웹과 지상파라는 서로 다른 플랫폼으로 유통되는 과정을 통해 두 가지 장르로 나뉜다. 또한 이 결과물들이 서로 ‘미리보기’와 ‘다시보기’를 유도한다.

지상파 입장에서 다른 플랫폼과의 결합은 외면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다. ‘본방’은 TV로 보더라도 다시보기나 하이라이트는 포털사이트, 유투브, 앱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아예 TV를 보지 않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웹상의 클릭 수나 재생 수, 다운로드 수, IPTV 구매내역 등은 수익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 2015년 12월 방영됐던 MBC [퐁당퐁당 LOVE]는 웹 드라마와 지상파 드라마가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를 확인시켜주었다. 네이버 TV 역시 KBS [간서치열전]부터 MBC [퐁당퐁당 LOVE], KBS [마음의 소리]까지 꾸준히 합작드라마를 제작하며 지상파와의 만남을 시도했다. 최근 [마음의 소리]는 한중 온라인 동시 상영과 KBS 방영으로 네이버 웹드라마 최초로 재생 수 4000만을 넘겼고, 넷플릭스에도 입성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동영상 콘텐츠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웹드라마, 웹예능, 뷰티, 키즈, 게임 5개 분야에 3년간 약 15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국의 검증된 제작 시스템과 섭외력은 콘텐츠의 퀄리티를 보장하고, 인터넷 플랫폼은 잠재된 시청자들을 웹사이트로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드라마 제작진이 처한 현실은 인터넷 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 사실상 TV 드라마는 흥행이 보증되는 미니시리즈나 연속극으로 양분된 지 오래다. 특집극, 주 1회 드라마, 일요아침드라마 등 다양한 단막극들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MBC [베스트극장]은 2007년 종영했고 [일요단막극장], [드라마페스티벌]로 간신히 명맥을 이어왔지만 그마저도 사라졌다. 이를 통해 입봉하던 신인 연출자들은 연속극의 야외팀을 맡거나 미니시리즈의 B팀으로 들어가 연출 경험을 쌓게 됐다. [세 가지색 판타지] ‘반지의 여왕’ 연출을 맡은 권성창 PD는 “단막극은 신인들의 입봉뿐 아니라 드라마 R&D(연구개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짧은 호흡의 드라마들이 많아져야 새로운 연출, 작가 등이 배출되며 장기적으로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플랫폼과의 결합은 지상파 드라마 제작진에게 경험을 쌓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동성 연애’가 방송 중인 현재 [세 가지색 판타지]의 평균 시청률은 1.5%(TNmS 기준)지만, 네이버 TV 재생 수는 700만을 넘었다. [퐁당퐁당 LOVE]는 종영 후에도 높은 재생수를 기록하며, 설 특집극으로 편성되고 DVD까지 제작되기도 했다. 단막극에 늘 따라다녔던 수익성 문제가 인터넷 플랫폼과 만나며 하나의 가능성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가 꼭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TV를 안 봐도 할 것이 너무 많은 지금은, 뭐라도 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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