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내게 음란광고를 추천했다

2017.03.09
페이스북은 높은 대중적 지명도를 지닌 여타 동시대 소통 플랫폼에 비해 표현 수위 규제가 강한 것으로 인식되곤 한다. 특히 음란성 여부에 대한 과도한 대처가 유명해서, 미국에서 모유 수유를 하는 모습도 차단하고 베트남전쟁 참상을 담아 퓰리처상을 탄 보도사진도 차단하여 비판받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기계적 청정을 과시하는 페이스북이지만, 정작 추천광고로는 조건만남이니 야동 공유니 소라누님이니 하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음란 광고가 뜨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런 현상이 보여주는 허점은 과연 무엇인가. 

페이스북 광고가 아니라 세상 그 어떤 플랫폼 서비스도 피해갈 수 없는 시지푸스의 굴레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쓰레기 정보와의 싸움이다. 다양한 사람이 애용하여 규모가 커질수록 돈 때문이든 그저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서든 노골적으로 선정적 내용을 투척할 동기도 커지고, 아무리 최신 방책을 적용해도 인류는 놀라운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어떻게든 결국 다시 쓰레기장을 만든다. 게다가 누구나 편리하고 즉각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상대에게 광고를 집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페이스북 “추천 포스팅”의 본질인 만큼, 누구나 편리하고 즉각적으로 어뷰징에 도전할 수 있다.

페이스북 광고가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의 기본은 표현 수위 규제를 강하게 담은 정책이다. 성인용 내지 성적 요소가 강조된 만남 주선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광고가 금지되며, 데이트 서비스 자체를 아예 사전 허가가 난 것만 허용하도록 되어 있다. 나아가 이미지나 단어에 있어서도 성적 자극을 담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규정을 어기면 당연히 광고는 중단되고 경우에 따라서 계정도 몰수된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광고성 포스팅을 올려대고 있는데, 그중 어떤 규정을 어기는지 어떻게 알 것인가. 먼저 페이스북은 여타 서비스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사용자의 선택에 의한 차단과 신고를 결합하는 방법을 택했다.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을 숨기는 조치에 이어지는 그 이유에 대한 간단한 질문을 통해서, 내용 신고 과정을 간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발적 신고만으로 음란 광고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사용자가 불쾌함과 귀찮음 사이에서 선택을 내려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신고를 접수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광고를 취소해버리면 그 또한 악용의 소지가 많다.

그렇기에 문제 내용을 걸러내는 최종적인 장치는 여전히 업체의 모니터링이다. 신고가 들어온 것은 물론이고,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했다고 알고리즘이 선별해준 내용물, 그리고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결국 모니터링의 실패인데, 사실 상당 부분이 애초에 페이스북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정식 모니터링팀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지만, 테크문화잡지 와이어드가 2014년 기사에서 다뤘듯 페이스북을 포함한 여러 미국계 플랫폼 서비스들이 필리핀에 있는 TaskUs 같은 외주업체에 모니터링을 맡기고 있다. 그곳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매일매일 극단적 음란물과 잔학한 내용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걸러내며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위협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나아가 페이스북은 갈수록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하게 애용되지만, 박리다매 외주로 이뤄진 모니터링은 그만큼의 언어적 다양성이나 여러 권역의 사회적 규범을 반영하기 어렵다. 범세계적 금기인 성기 노출이나 누구나 알아볼 영어 음란 키워드로 가득 채운 것이 아니라면, 역부족인 것이다.

바로 그런 문제에 대처하라고 현지법인을 세우는 것이라고 여기기 쉽겠지만, 2016년 기준으로 50명도 안 되는 고용 규모 작은 현지 법인이, 본사도 외주로 돌리는 모니터링을 그것도 자체 결정권을 행사하면서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페이스북코리아 고객센터가 작년에 사회적으로 화제가 된 페미니즘 논란 과정에서 관련 그룹 페이지들에 대한 신고를 받고 삭제와 존속에 대한 처리를 오락가락으로 처리해서 많은 혼란을 낳고 비판받았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법으로 정한 음란물 기준으로 처벌할 수 있는 수위에 약간이라도 못 미친다면, 법적인 책임을 지우기도 어렵다.

훤히 드러난 허점을 페이스북의 기존 방향성 안에서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 페이스북 본사가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특화된 전문조직을 모니터링에 기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작년에 독일에서 현지 업체를 기용하여 나치주의 같은 혐오 조성 발언에 엄격한 그 나라의 환경에 대처한 전례도 있다. 이런 것을 얻어내기 위해 시장성으로든 조직화된 사용자 운동으로든 정책으로든 모든 방법을 결합하여 설득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페이스북에서 음란광고 좀 덜 접하는 작은 성과 너머, 한국식 여성혐오 표현부터 호남차별까지 바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방식의 내용 규제를 적용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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