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만의 와일드월드

우버 앱을 지워라

2017.03.13

트럼프가 무슬림 금지 행정 명령을 내렸던 지난 1월 말 즈음, 트위터엔 #DeleteUber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었다. 뉴욕 택시 노동자들이 무슬림 입국 금지 명령 저항에 동참하고자 공항 픽업을 파업했을 때, 우버는 공항에서 서지 프라이싱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조치는 우버가 연대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넘어, 택시 노동자들의 연대에 우버가 초를 친다는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우버 앱을 지우자는 목소리가 나온 건 이상하지 않았다. 사건이 있기 전부터 우버는, 실리콘밸리의 진보적인 기술 기업들과는 반대로,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우버를 사용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진 건 그때부터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최근 몇 주간 연달아 터진 사건들로 인해 점점 더 커지기만 할 뿐, 작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치명적이었던 것은 우버의 전직 엔지니어, 수잔 J. 파울러가 우버의 성차별적인 기업 문화를 공개적으로 고발한 일이다. 파울러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버에서 당한 성추행과 성추행에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고 성추행한 직원을 감싸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은 인사팀, 여성 직원에 대한 다른 우버 직원들의 차별적인 대우에 관해 썼다. 글이 올라오고 얼마 안 있어, “저는 우버의 생존자입니다.”라는 또 다른 익명의 고발글이 미디엄에 올라왔다. 글은 “우버에선 극단적으로 성차별적이며, 인종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문화가 정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한다. 우버의 CEO, 트래비스 칼라닉은 즉각 자신이 이런 사실을 몰랐다며, 철저한 조사가 있을 거라는 내부 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리코드]의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의 법무부 장관이었던 에릭 홀더가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우버의 이사진에 있는 아리아나 허핑턴 또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됐다. 칼라닉은 우버를 이용하던 도중, 드라이버와 우버의 요금 문제로 논쟁을 벌였고, 논쟁 모습이 담긴 영상이 [블룸버그]에 의해 공개됐다. 그 영상에서 칼라닉은 논쟁 도중 화를 참지 못하고 운전기사에게,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한 짓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말하며, 무례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최근엔 지역의 규제 담당 공무원들을 속이기 위해 “그레이볼”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뉴욕 타임스]에 의해 보도되어 대중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보스턴, 파리, 라스베가스, 호주, 중국, 한국처럼 우버가 금지됐거나 법에 의해 제한받는 지역에서 사용됐다. 우버는,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앱에선 존재하지 않는 차를 보여주거나 존재하는 차를 보여주지 않는 식으로 규제를 피하려 했다. 그레이볼의 사용이 불법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 보도로, 다시 한 번 우버는 도덕적이지 못한 기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한 기업의 문화라는 것은 다양한 결정이 반복되고, 그 결정들이 성공으로 지지받으면서 형성된다. 우버의 기업 문화 또한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우버의 경우엔, 기업의 한계를 넓혀가면서 여성들(그리고 소수자들)을 경시하고, 정해진 규칙을 깬 것이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됐던 것이다. 비단 그런 일이 우버에만 한정되지도 않는다. [뉴욕 타임스]는 우버의 사례가 기술 업계의 여성들에게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며, 테슬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굳이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나 기업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돈이 걸린 문제에선 많은 사람이 정해진 규칙을 무시하고, 무자비해진다. 우버가 최근의 연속적인 논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이런 점을 인식하고 책임감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 순식간에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바꿔나가야만 한다. 우버가 일정 부분 세상을 바꿨던 것처럼, 스스로를 바꿀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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