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② 'I'부터 'Fine'까지, 솔로 태연의 스타일

2017.03.14
솔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태연은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줬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다채로운 메이크업과 패션을 선보였다. 전체적인 조화가 중시되는 그룹 활동에서와 달리, 오직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할 수 있는 솔로 활동은 태연이 얼마나 다양한 콘셉트를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는지 증명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노래마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신했던, 태연의 다섯 가지 모습들.

‘I’의 두 얼굴
‘I’ 뮤직비디오에서의 스타일링은 크게 ‘도시 태연’와 ‘시골 태연’으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도시 속 태연은 오버사이즈 체크 셔츠에 스키니 팬츠, 초커를 매치한 ‘락시크룩’을 보여주고, 이는 락커처럼 시원하게 내지르는 창법과도 연결된다. 반면 시골 속 태연의 패션은 에스닉한 멜로디의 후렴구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보헤미안룩’으로, 아일렛 원피스에 오버사이즈 가디건을 걸치고 자유롭게 들판을 누비는 이미지는 ‘I’라는 곡의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메이크업도 두 가지 콘셉트에 따라 상반되게 연출했다. 태연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옥(알루)은 “도시 콘셉트가 음영을 강조한 스모키 메이크업이라면 시골 콘셉트에서는 은은한 핑크와 피치 컬러, 가늘고 긴 속눈썹을 사용해 자연스럽고 맑은 느낌을 표현했다. 특히 노래를 부를 때 눈을 감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섀도우 컬러 선택과 그라데이션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노래 안에서 분위기 변화가 큰 ‘I’만큼, 태연은 스타일링을 통해 자신의 상반된 매력을 전달할 수 있었다.

RAIN’의 편안하지만 감각적인 스타일링
‘RAIN’ 역시 ‘I’처럼 자연인으로서의 태연과 가수 태연이라는 두가지 콘셉트가 등장한다. 뮤직비디오에서 태연은 싹둑 자른 단발에 편안한 옷차림, 그리고 맨발로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힘을 뺀 스타일이지만 은발에 가까운 헤어와 메이크업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쉬머베이스를 부분적으로 사용해 움직임에 따라 피부가 빛나도록 연출했고, 평소의 태연다운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아이 메이크업을 강하게 하지 않는 대신 치크와 립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스탠딩 마이크 앞에서 노래하는 ‘가수 태연’은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에 쇼츠, 앵클부츠로 좀 더 멋을 낸 모습이지만 이 역시 무대 의상보다는 일상복에 가까워 보인다. 이런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은 마치 실제 그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오버사이즈 상의에 짧은 하의를 매치하는 것은 태연의 작은 체구를 자연스럽게 커버하는 것으로, 태연의 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스타일링이기도 하다.

‘WHY’의 캘리포니아 걸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촬영된 ‘WHY’ 뮤직비디오에서 태연은 펑키한 무드가 더해진 스트릿 패션을 선보였다. 양 갈래 머리에 위트 있는 선글라스를 쓰고, 물고기 비늘 같은 스팽글이 달린 데님 셔츠나 원피스를 입은 태연은 명랑만화 속 주인공처럼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게 보인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고양이처럼 나른한 모습부터 어딘지 쓸쓸해 보이는 모습까지 다양한 연출을 하는데, 이에 따라 메이크업은 배경과 계절에 어울리는 오렌지, 핫핑크, 옐로우 등 과감하고 다양한 색깔을 사용한다. 이에 대해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옥은 “상큼한 컬러를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하는 데 중점을 둔 트로피컬 메이크업”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라는 배경이 주는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곡 안에 담겨 있는 한 여성의 다양한 모습을 세심하게 연출했다. 또한 ‘WHY’의 음악 방송 무대에서는 역동적인 안무에 어울리는 반다나와 스카잔, 운동화 등을 활용해 스포티한 느낌을 보다 강조했다.

’11:11’의 분위기
‘11:11’ 뮤직비디오에서 태연은 위태로워 보인다. 여느 때처럼 속눈썹과 글리터로 눈매를 강조하며 치크와 립에 채도가 높은 컬러를 사용하는 대신 누드톤의 음영 메이크업을 선택해 그윽하면서도 쓸쓸한 얼굴을 만들어냈다. 패션 역시 다소 평범한 니트와 청바지, 스커트가 주를 이룬다. 이처럼 힘을 뺀 스타일링은 담담하게 슬픔을 노래하는 곡의 분위기에 어울린다. 특히 ‘11:11’의 어쿠스틱 버전에서 태연은 질끈 묶은 머리와 박시한 셔츠, 블랙 스키니진 차림으로 노래하는데, 목소리만으로 이목을 끄는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스타일링이었다.

‘Fine’의 디바
‘Fine’ 뮤직비디오에서 태연은 가수 태연과 연애에 상처 입은 여성 사이를 오간다. 이것이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촬영하며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에서 합쳐지고, 태연의 스타일링 역시 커다란 귀걸이처럼 눈에 띄는 아이템을 쓰는 동시에, ‘Rain’이나 ’11:11’에서 보아온 태연의 모습이 연상되는 옷을 입는다. 노래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과 가수로서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소화한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인상적인 것은 ‘FINE’의 무대의상이다. 태연은 이 곡을 부르며 오버사이즈 상의와 짧은 하의를 매치하는 공식에서 벗어나 실루엣은 ‘롱 앤 슬림’에 가까워졌고, 드레스부터 오뜨꾸뛰르 룩까지 입는 스타일의 범위가 넓어졌다. 메이크업 역시 순진무구한 인상은 사라지고, 끝을 가늘고 길게 뺀 아이라인 위에 브라운 섀도우를 얹어 성숙한 눈매를 표현했다. 뮤직비디오 속 태연이 평범한 여성과 스타로서의 모습 사이의 어딘가를 보여줬다면, 무대에서는 극과 극을 오간다고 해도 좋을 만큼 폭이 넓은 멜로디를 소화하는 디바로서의 모습을 보다 강조한 것.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옥은 “데뷔 초에는 아기 같은 느낌이 강해 짙은 메이크업이 안 어울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메이크업을 해도 소화해낸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핀 조명을 받으며 스탠딩 마이크와 마주선 태연은 별다른 세트나 무대효과 없이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Fine’을 솔로로서 태연의 첫번째 완성이라 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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