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악동뮤지션, 뜻밖의 예능 유망주

2017.03.27
뜻밖의 재능. 요즘 악동뮤지션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펼치는 활약은 이렇게 요약 가능할 것이다. SBS [일요일이 좋다] ‘K팝스타 시즌 2’를 통해 얼굴을 알린 이 남매는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계약 후 대체로 음악 활동에 집중했고 그리 다작을 하는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새 앨범 [사춘기 하 (思春期 下)] 발매 직전 출연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의외로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첫 생방송 시청률 1위를 달성했고,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일밤] ‘복면가왕’, MBC [듀엣가요제], MBC [라디오스타],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에 섭외됐다. 3대 기획사 안무 스타일을 따라하거나 뷰티유튜버가 꿈인 동생 이수현이 오빠 이찬혁에게 화장을 해주는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터넷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입담이 좋은 것도, 타고난 예능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준비한 것을 끝내고 나면 무슨 멘트를 쳐야 할지 몰라 한참 멍하니 있기도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전까지 YG, JYP가 무엇인지도 몰랐다는 몽골에서 온 이 남매는 첫 방송 출연과 동시에 유명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신 누군가를 무서워하거나 악의를 가질 일도 없었다. ‘K팝스타 시즌 2’ 당시 심사위원 박진영에게 “우리가 안 무섭죠?” 라는 질문을 받고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던 그들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양현석이나 빅뱅 멤버별 춤 스타일을 정말 정직하게 재현하고, 채팅창의 “악뮤 목숨이 두 개인 것으로 밝혀져" 같은 반응을 보고 나서야 걱정한다. “악동뮤지션의 춤 재능은 노래에 가려져 있다.”고 확신하며 당당하게 댄스 수업까지 선보이는 이 남매의 천연한 매력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캐릭터가 됐다.

그리고 꾸밈이 느껴지지 않아 신선한 두 사람은 당연하게도 자상한 오빠와 말 잘 듣는 동생을 연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친오빠에게 화장을 해주던 수현이 “내가 수분크림까지 발라줘야 해?” 라고 정색하자 찬혁이 “인성 뭐야.”라고 받아친다거나 “가까이 있으니 숨결이 느껴져서 불쾌하다”, “눈을 마주치며 사랑 노래 부르는 게 소름 끼치게 싫다.”며 거리를 두는 그들은 지나치게 현실 반영적이라 웃긴 예능의 재료가 되곤 한다. 십 수 년 간 부대끼며 다져진 관계란 거리낌 없이 수위 적절한 ‘디스’를 주고받다가도 별 다른 계기 없이도 다시 호흡을 맞추는 선을 가능케 한다. 캐릭터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들이 하던 행동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보기 좋은 것. TV에서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솔직함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오랜만의 일이다. 해맑은 그들의 음악을 마치 TV 예능으로 옮겨온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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