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한정판 에디션, 벚꽃 말고 벚꽃 상품

2017.03.31
또, 거짓말처럼 ‘벚꽃 엔딩’이 음원 차트에 올랐다. 지난 1일 멜론 일간차트 98위로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23일에는 16위까지 올랐다. 또 시작된 것이다. 봄과 벚꽃의 시즌이. 특히 올해는 음악과 벚꽃 나무 주변뿐만 아니라 온갖 기업에서 벚꽃으로 봄을 맞이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20일 한정판 벚꽃 MD 26종을 내놓았고, 그 중 벚꽃이 핀 밤의 풍경이 그려진 '체리블라썸 LED 텀블러'는 출시 당일 품절됐다. 트레비의 벚꽃 에디션, 아사히 클리어 벚꽃 축제 한정판, 이자녹스 벚꽃 컬렉션 등 식음료, 화장품 등 업계에서는 특히 벚꽃을 콘셉트로 한 봄 관련 한정판 상품을 연이어 내놓았다. 벚꽃은 아직 피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봄은 새롭게 계획한 브랜드 방향성을 보여주고 주목을 끌 수 있는 첫 번째 시즌이다. 그래서 기업에서 경쟁적으로 봄 관련 제품을 출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커피빈 코리아 대외협력팀의 설명은 ‘봄 에디션’, 더 나아가 ‘봄 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봄에 눈길을 끄는 것은 곧 그 해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각인시키는 기회가 된다. ‘봄 에디션’의 패키지 디자인이 화려할수록 SNS에서의 인증 사진 등 온라인 바이럴도 기대할 수 있다. 이자녹스 홍보팀은 “이자녹스는 20년이 넘게 유지한 브랜드라 중후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벚꽃 콜렉션으로 온라인으로 바이럴이 많이 됐고, 덕분에 새로운 20대 고객층이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한다. “체리 블러썸 프로모션은 벚꽃이 개화되어 어우러지는 계절적 상황에 맞춰 일반 프로모션보다 짧은 한 달 이내 기간으로 진행한다. 품절된 상품은 추가 생산하지 않는다.”는 스타벅스 코리아처럼 품절 효과를 통해 입소문 효과를 누리는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 체리 블러썸 MD는 이 제품을 사기위해서 밤을 새거나, 줄을 서서 구매해 입소문에 오르기도 했었다.

벚꽃을 콘셉트로 했던 제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진해제과는 2006년부터 벚꽃빵을 개발했다. 진해제과에 따르면 “벚꽃빵을 사계절 팔지만, 진해군항제를 기점으로 평소보다 10배 넘게 빵이 팔린다. 지역 이미지와 제품이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있다. 지금도 계속 벚꽃 빵만 만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처음 만들 당시에는 벚꽃을 콘셉트로 만든 제품이 별로 없었는데 몇 년 사이 주변에서 다양한 제품이 개발 됐다”고도 했다. 진해에는 벚꽃빵 말고도 벚꽃 마카롱, 초콜릿, 쉐이크, 에이드, 떡 등 다양한 음식이 있다. 벚꽃 축제를 할 때 즈음에는 이 제품들의 판매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벚꽃 놀이로 유명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벚꽃 마케팅이 더욱 활발하다. 지난해 해외에서 2400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고, 특히 3~4월에 벚꽃을 보러오는 아시아 관광객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보다 더욱 다양한 벚꽃 관련 상품이 출시된다. 경제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가구의 3월 주류 소비량은 전월 대비 10% 정도 증가한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벚꽃 엔딩’), ‘봄봄 또 봄이 왔어 / 가만있어도 간질거리는 꽃가루 같은 / 이 거린 커플이 가득 찼어’ (‘왜 또 봄이야’)처럼 ‘봄 캐럴’에서 봄을 그리는 풍경은 대부분 꽃놀이와 연관되고, 이 꽃놀이는 대부분 벚꽃과 관련 돼 있다. 그래서 벚꽃, 또는 봄과 관련된 상품은 대부분 식음료, 주류, 화장품에 쏠려 있다. 사람들이 봄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방법이 소풍과 같은 야외 활동이기 때문이다. 커피빈은 소풍커피를 벚꽃 패키지로 디자인한 한정판 상품을 내놓았다. 소풍커피는 분쇄된 커피, 드리퍼, 종이컵으로 구성돼 있어 야외에서도 드립커피를 마실 수 있게 했다. 이자녹스 벚꽃 콜렉션은 쿠션, 블러셔, 립틴트 등 봄 나들이에 어울릴 색조 화장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자녹스는 “화장품 업계에서 요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패키지 디자인을 하지만 벚꽃 콜렉션은 내부에서 공들여 디자인을 했고, 봄 주력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봄 나들이의 그 기분을 상품에서 느끼게 하기 위해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3년부터 ‘디자인팀’을 신설하고, 선보이는 제품들 중 자체 로컬 디자인 품목 비중이 80%가 넘는다”고 말했다.

지금의 봄 마케팅은 곧 봄을 얼마나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만들고, 그것을 아름답게 재현해내느냐에 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았거나, 혹은 벚꽃이 피지 않아도 사람들은 제품을 통해 이상적인 봄을 상상한다. 스타벅스의 ‘벚꽃 LED 텀블러’는 벚꽃이 만개한 밤의 풍경을 묘사했다. 봄에 바깥으로 나가 꽃놀이를 했던 기억이 제품에 녹아들고, 그 경험은 제품을 구매하게 만든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봄은 더욱 짧고, 즐기기 어려운 계절에, 아름다운 봄날은 점점 더 절실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벚꽃이 생각나는 봄 제품들을 사며 봄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황사도 미세먼지도 비도 없이 따뜻하고 조금은 나른한, 그런 꿈같은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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