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멋진 엠마 왓슨의 다섯 가지 순간

2017.04.06
영화 ‘미녀와 야수’의 벨은 지적 호기심이 풍부하고 마을 밖 세계를 궁금해하는 진취적인 여성이다. 막무가내로 자기와 결혼하겠다는 개스톤(루스 에반스)에게 똑 부러지게 할 말도 한다. 그리고 벨의 이러한 성향은 그를 연기하는 배우 엠마 왓슨 그 자체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영화 촬영으로 바쁘면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던 그는 미국의 명문 브라운 대학교에 입학했으며, 다독가로 유명하다. UN 성평등 대사로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며 행동을 촉구하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어쩌면 실사 영화 속 벨보다도 더 벨을 닮은, 영화보다 멋진 엠마 왓슨의 다섯 가지 순간을 정리해보았다.

“나는 헤르미온느로 발탁될 가치가 있으니까요.”
옥스퍼드의 시간제 연기 학교에서 연기를 배운 것이 전부일 뿐, 특정 에이전트에 소속되지도 않고 제대로 된 연기 경험도 없던 9살의 엠마 왓슨은 8번의 오디션 끝에 ‘해리 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 역에 캐스팅됐다. 그가 ABC ‘라이브 위드 레지스 앤드 켈리’에 출연했을 때 MC들이 헤르미온느 역에 캐스팅 후 학교 친구들이 “왜 네가? 왜 엠마 왓슨이지?”라고 하지는 않았냐고 농담을 던진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 토크쇼 첫 출연부터 당당하게 걸어 들어와 여유 있게 다리를 꼬고 야무지게 답을 하던 엠마 왓슨은 “저는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요.”라고 받아쳤다. 엠마 왓슨의 자존감 넘치는 모습은 ‘해리 포터’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아역 배우들이 겪기 마련인 미래에 대한 고민을 거친 후에도 한결같았다. 영화 ‘월 플라워’ 개봉 당시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껴야 근사한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브라운 대학교에 다니면서 7편의 영화에 출연하다
중등교육자격시험 GCSE에서 8과목 A+와 2과목 A를, 대입자격시험 A-level에서 3개의 A를 받고 브라운 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한 이력은 엠마 왓슨의 부지런함을 증명한다. 배우로 유명해진 후 학업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엠마 왓슨은 7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2014년 대학 졸업장까지 받았다. 워너 브라더스와 스케줄 문제로 갈등이 생기자 “공부를 할 수 있게 스케줄을 조정해주지 않으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두 편의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겠다.”고까지 강경하게 나온 결과 얻어낸 성과다. 휴학은 ‘해리 포터’ 촬영으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었던, 단 두 학기만 했다. 그 와중에 요가와 명상에 심취하며 지도자 자격증까지 따고, ‘보그’에 따르면 왓슨의 집에는 그가 직접 그린 자화상이 벽에 걸려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시간을 돌리는 마법을 써서 남들보다 공부를 더 하던 헤르미온느나 직접 세탁기를 발명해 빨래를 하며 책을 읽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썼던 벨처럼 엠마 왓슨에게도 시간을 관리하는 비법이 있을지도.

어린아이에게도, 리포터에게도 친절한 태도를 보인다
어린 나이에 이미 평생 먹고살아도 될 만큼 돈을 많이 벌었고, ‘해리 포터’ 이미지는 사회 활동과 ‘미녀와 야수’의 성공으로 벗어던졌다. 하지만 모자랄 것이 없어 보이는 톱스타가 된 엠마 왓슨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넉살 좋고 친절하게 대하는 품성이다. 할로윈에 해리포터 복장을 입고 뛰어다니던 5살짜리 꼬마에게 “너 해리 포터니? 잘됐다. 난 헤르미온느고 우린 최고의 친구야.”라고 말하며 포옹을 해줬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최근에는 ‘미녀와 야수’ 프로모션을 위한 인터뷰 중 리포터의 턱에 잉크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나중에 화면으로 보면 슬퍼할 것 같다.”며 손수 흔적을 지워주고, 컨실러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뷰어는 “여기 온 이후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재를 공유하며 지혜를 나누다
‘미녀와 야수’에서 벨의 눈이 가장 초롱초롱하게 빛나던 순간은 야수의 서재에 빼곡하게 가득 찬 책을 구경할 때였다. 이 장면이 그저 연기로 느껴지지 않았다면 아마도 엠마 왓슨이 실제로도 책벌레로 유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여가 생활을 보내는 가장 선호하는 법도 그의 전공과 무관한 책을 읽는 것이라고. 인터뷰를 할 때마다 사랑하는 작가들과 최근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수다를 떨던 그는 2016년 독서 토론 사이트 Goodreads에서 ‘Out Shared Shelf(공유 책장)’라는 그룹을 만들어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고 멤버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종종 지하철이나 길거리에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숨기기도 한다는 그는 대통령 선거가 있던 지난 11월에는 뉴욕의 한 지하철 역에 마야 안젤루의 ‘엄마, 나 그리고 엄마’를 직접 쓴 편지와 함께 비치하기도 했다.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을 권하다
엠마 왓슨의 독서 클럽의 주된 주제된 페미니즘이다. 엠마 왓슨은 ‘페미니즘 북클럽’을 통해 매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을 페미니즘 관련 서적을 선정하고, 이에 대해 토론한다. 17살에는 헤르미온느에 대해 “헤르미온느는 자신의 외모가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쓰지 않고, 똑똑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종종 정말 똑똑한 소녀들이 스스로를 단순화시키려고 하는데, 그건 나쁘다.”(‘퍼레이드 매거진’) 그리고 “나는 페미니스트다. 나는 경쟁심이 있고 도전을 좋아한다.”라고 덧붙였다. 성인이 된 후 페미니스트로서의 행보는 보다 적극성을 띠게 됐다. UN Women의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He For She’ 캠페인을 위한 연설을 통해 페미니즘 운동에 남성들의 참여를 촉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왜 페미니즘이 불편한 단어가 됐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연설을 시작한 그는, 페미니즘은 남성들이 마초성이나 성공에 대한 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은 우리 모두 성을 다른 이상이 아닌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인식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한 ‘베니티 페어’ 매거진 표지에서 가슴을 노출한 것에 대해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이 무엇인가에 대해 오해와 몰이해가 많다는 것을 항상 느끼게 된다.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다른 여성을 때리는 스틱이 아니다. 이것은 자유, 해방, 평등에 관한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그의 생각은 출연하는 작품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녀와 야수’의 벨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 장면에서 코르셋을 입지 않는 것은 여성의 몸을 억압하고 싶지 않다는 그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 ‘미녀와 야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7억 불이 넘는 수익을 올린 흥행작이 됐고, 엠마 왓슨이 보여주고자 하는 페미니즘은 그렇게 작품 밖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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