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정유미, 좋아하게 될 거야

2017.04.07

tvN ‘윤식당’에서 정유미는 쪼그려 앉아서 소에게 말을 걸거나, 길고양이와 대화를 하고, 처음 본 염소의 등을 두드려준다. 그렇게 상대가 누구든 겁내지 않고 다가가고, 그러면서도 아기 고양이가 발소리에 놀랄까 봐 걱정할 만큼 세심하다. 결코 일반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것은 정유미의 이런 캐릭터가 그의 출연작들을 본 이들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 ‘카페 느와르’에서는 12분 동안 소설 ‘백야’를 읽으며 홀로 독백을 했었고, ‘옥희의 영화’에서의 옥희는 두 남자를 만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겹쳐보며 감정을 확인하고 싶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에서 헤어진 남자친구와 계속 마주치며 욕구불만에 시달리다 합의하에 섹스를 하고 연애는 다른 사람과 하던 주열매처럼 한국 드라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캐릭터도 연기했다. 그러다 보니 KBS ‘연애의 발견’에서는 “나쁜 년”이라는 말을 들었고, 영화 ‘가족의 탄생’에서는 남자친구가 “헤프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유미는 이 작품들에서 늘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결국 그 캐릭터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가족의 탄생’의 채현은 한국영화에서 설명할 만한 틀조차 없는 독특한 캐릭터였고,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연애의 발견’은 모두 현실의 연애를 다룬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며 정유미까지 사랑받도록 만들었다. 이선균이 정유미에 대해 “연기할 때 상대 배우에게 가식 없이 전달되는 그 어떤 떨림이 너무 좋은 배우예요”라고 말하고, 전도연이 ‘가족의 탄생’을 보고 “그 영화를 보면서 저건 연기가 아니고 그냥 쟨가 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 것처럼, 정유미는 복잡한 캐릭터를 설득해내면서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었다.

‘윤식당’에서의 정유미도 지금 그런 과정을 보여준다. 163cm의 키에 희고 바싹 마른 팔다리, 눈썹 위로 바짝 자른 앞머리와 헐렁한 티에 숏팬츠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정유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거기에 그가 하는 행동들은 그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면 ‘4차원 캐릭터’를 노리고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정유미는 ‘윤식당’에서 윤여정의 생일 파티에 손편지를 써 오고, 장을 볼 때면 장바구니를 미리 챙겨온다. 또한 해외에서 식당을 열게 된 윤여정을 위해 한국 음식을 한 트렁크 가득 싸 오며, 집에 들어온 고양이에게는 우유를 챙겨준다. 남들 보기에 특이할 수도 있는 그의 행동에는 상대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함께 담겨 있다.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에게 친절하고 섬세한 사람. 연기자로서 정유미가 그러했듯, 그는 자신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납득시키고 있다. 그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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