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② ‘프로듀스 101’ 시즌1 vs 시즌2

2017.04.18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이하 ‘시즌 2’)는 ‘프로듀스 101’ 시즌 1(이하 ‘시즌 1’)과 대부분 같은 룰로 운영된다. 그러나 연습생의 성별을 바꾼 것만으로도 방송의 분위기와 내용은 크게 달라졌다. ‘시즌 2’는 ‘시즌 1’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짚어보았다.

순서대로 자리에 앉다 vs 1등 자리를 놓고 겨루다
연습생들이 피라미드형 세트에서 자리를 찾아가는 장면은 ‘프로듀스 101’의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거대한 피라미드는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보는 사람을 압도하지만, 시즌 1의 연습생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어떤 경쟁에 뛰어들게 될지 미처 알지 못했다. 때문에 ‘시즌 1’의 ‘피라미드 씬’에서는 연습생들의 순진무구한 모습이 그려지며, 이는 ‘잔혹한 운명에 놓인 소녀들’이라는 콘셉트를 부각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김세정을 필두로 한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이 과감하게 상위권 자리에 앉는 장면에서도 긴장감보다는 유쾌하고 귀여운 분위기가 강조됐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연습생들 간의 경쟁 구도는 서로의 나이를 물어보며 ‘빠른 생일’을 강조하는 모습 등을 통해 다소 은근하게 표현됐다. 반면 ‘시즌 2’의 연습생들은 지난 시즌을 통해 이 프로그램의 룰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로, 맨 처음 등장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연습생부터 대부분 1위 자리에 기웃거린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은 ‘시즌 1’과는 달리 경쟁 구도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장치들을 도입했다. 전광판에 본인의 예상 등수를 띄우고, 1위에 한해 ‘자리 밀어내기’를 만든 것. 하지만 1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싸움은 예고편에서만 볼 수 있었다. 본 방송에서 처음 1위 자리에 앉았던 홍은기는 맥없이 물러났고, 두 번째로 자리를 차지한 유회승은 팔씨름으로 1차 방어에 성공했지만, 뒤이어 등장한 ‘시즌 2의 왕자님’ 장문복과의 ‘탕수육 게임’에서 졌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김빠진 오프닝이었다.

강력한 라이벌 전소미 vs 독특한 캐릭터 장문복
전소미와 장문복은 각각 ‘시즌 1’과 ‘시즌 2’의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함께 출연하는 연습생들은 물론, 대중들까지 이들에게 주목하게 된 이유는 분명했다. 전소미는 연습생들 중 유일하게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고 2015년 트와이스 멤버를 뽑는 리얼리티쇼 Mnet ‘식스틴’에 출연했다 아쉽게 탈락했었다. 반면 장문복은 2010년 Mnet ‘슈퍼스타 K 2’에 출연해 독특한 랩으로 ‘힙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과거 방송을 통해 전소미가 아이돌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며 기대를 모았다면, 장문복은 특별한 캐릭터로 호기심을 모은 셈. 이 차이점은 두 사람을 바라보는 다른 연습생들의 태도에서 드러난다. ‘시즌 1’에서 ‘피라미드 씬’의 마지막에 전소미가 등장했을 때, 분위기는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모두 그가 ‘강력한 라이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전소미를 견제하는 분위기는 방송 내내 지속되며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시즌 2’에서는 장문복이 등장하자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작진들이 장문복을 ‘시즌 2’ 서사의 중심에 놓은 것은, 앞으로 펼쳐질 경쟁의 분위기가 ‘시즌 1’보다는 ‘유쾌하게’ 그려질 거라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나 얘 좋아”라고 말한 장근석 vs “그 예쁜 얼굴을 하시고서”라는 말을 들은 보아
‘시즌 1’과 ‘시즌 2’의 국민 프로듀서 대표, 장근석과 보아는 각각 다른 관점에서 연습생들을 바라본다. 장근석의 태도는 아이돌 산업의 소비자, 즉 팬에 가깝다. 그가 1차 레벨 테스트에서 아리요시 리사를 보자마자 “나 얘 좋아”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돌 팬이 이른바 ‘최애’에게 ‘덕통’당하는 순간을 연상케 한다. 응씨카이에게 “열쇠고리에 달고 다니고 싶다”고 말한 것 역시 아무 의미 없는 개인적 호감의 표시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도 성형수술 여부나 가족관계 등을 묻는 것은 프로페셔널한 심사라기보다 그저 ‘호불호’를 가리는 단순평가일 뿐이다. 보아의 입장은 다르다. 18년 차 아이돌인 그는 철저히 선배의 입장에서 연습생을 바라본다. 그가 심사 중간 휴식시간에 기계음으로 처리된 ‘Pick Me’의 후렴구를 진성으로 부르거나 안무를 척척 따라 하는 장면에서는 감출 수 없는 실력이 엿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로 심사에 임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제작진 및 연습생들은 보아의 모습을 자신들이 생각하는 ‘여자’라는 프레임으로 해석했다. 제작진들은 심사평을 하는 보아에게 ‘천사 같은 얼굴로 독설을 날린다’는 자막을 붙였고, 심지어 그의 평가를 받는 대상인 장문복은 “그 예쁜 얼굴을 하시고서 심사는 냉정하구나”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남자 심사위원이라면 외모가 어떻든 연습생에게 받을 리 없는 ‘평가’였다.

상위권이 많았던 ‘시즌 1’ vs 하위권이 많아진 ‘시즌 2’
‘프로듀스 101’ 연습생들의 레벨 평가 방식은 두 시즌이 동일했다. 소속사별로 무대를 보여주고, A부터 F까지 5단계로 나뉜 레벨을 받는 것. 이 레벨 평가를 통해 드러난 ‘시즌 1’과 ‘시즌 2’ 연습생들의 수준은 한눈에 보기에도 달랐다. 시즌 1에서는 맨 처음 등장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세 명 중 두 명이 B를 받으며 순조롭게 출발했고, 이후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은 가희로부터 “지금 데뷔한 걸그룹 느낌이 난다”는 평가와 함께 모두 A를 받았다. 무대를 장악했던 큐브 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역시 세 명 중 두 명이 A를 가져갔고,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은 “연습한 티가 난다”는 칭찬을 받으며 A, B를 각각 두 명씩 받아갔다. 이처럼 ‘시즌 1’에서 상위권 레벨이 연속해서 등장한 것에 비해, ‘시즌 2’에서 심사위원들은 “A가 나오긴 해야 할 텐데”라는 걱정을 해야 했다. 결국 7명만이 A를 받아갔으며 F레벨을 받은 연습생은 무려 31명이었다. 하위권이 늘어나서인지, F레벨을 받는 연습생을 대하는 태도는 한결 부드러워 졌다. ‘시즌 1’에서 F레벨을 받았던 김소혜, 박하이, 아리요시 리사 등이 독설에 가까운 평가를 받으며 눈물을 쏟아야 했던 반면, ‘시즌 2’에서 F를 받은 박성우는 “복근을 보여줬던 것처럼 실력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따뜻한 격려를 받았고, 무대에서 ‘기본 스텝’을 보여준 유선호는 ‘병아리 연습생’이라는 본인의 소개처럼 귀엽게 그려졌다. 현재까지 공개된 바에 따르면 확연히 ‘시즌 2’ 출연자들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반면, 심사위원들의 ‘우쭈쭈’는 더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머리카락까지 똑같았던 ‘픽미’ 군무 VS 대열이 흐트러진 ‘나야 나’ 군무
2회에서 ‘시즌 2’ 연습생들은 ‘나야 나’ 트레이닝을 받았다. 3일간의 연습기간이 끝나고 영상 오디션에 임하는 이들의 태도는 ‘시즌 1’ 연습생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것이었다. ‘시즌 1’의 연습생들이 잠깐 주춤거리거나 어설플지언정 끝까지 노래와 안무를 마쳤던 것과 달리, 시즌 2에서는 영상 촬영 중간에 아예 포기하고 멍하게 서 있는 연습생들이 많았다. 영상을 보기 전, 연습생들에게 직접 노래를 가르쳤던 이석훈이 “영상을 보다가 화날 것 같기도 하다”라는 말을 했는데, 심사위원들은 그의 말처럼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시즌 1’과 ‘시즌 2’의 연습생들이 가진 실력과 태도는 달랐고, 이는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시즌 1’의 ‘Pick Me’ 무대에서 연습생들이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각도’까지 똑같은 모습을 보여준 반면, ‘시즌 2’의 ‘나야 나’ 무대에 선 연습생들은 대열이 틀어지거나 손발이 맞지 않았다. 특히 지난 3월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축하공연에서는 높은 관중석에서 촬영된 영상을 통해, 이런 실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시즌 1’과 ‘시즌 2’는 현재로서는 똑같은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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