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오상진, 5년만의 귀향

2017.04.21
항상 상암동 주변을 떠돌다가, 정말 오래간만에 MBC에 와서 예전에 일했던 동료들에게 인사도 하고, 고향 조명 밑에서 일하는 거 자체가 감개무량합니다.” MBC ‘라디오스타’의 ‘행사, 어디까지 가봤니?’ 특집 편에 출연한 오상진은 5년 만에 전 직장이었던 MBC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MC 김구라는 이런 그에게 “뭐하러 회사를 나갔냐”는 타박을 하기도 했지만, 김구라도 그가 MBC를 떠난 이유는 알고 있을 것이다. 오상진은 2012년 MBC 김재철 전 사장의 전횡에 반대하며 170일 동안 파업에 동참했고, 그는 파업 중단 이후 진행 중이던 프로그램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가 MBC에 돌아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그 사이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

“(MBC를 나가며) 이제 이 자격(아나운서)으로 못 돌아오는 곳이기도 하니까. 내가 참 좋은 곳에서 즐겁게 일했구나. 행복하게 동료들과 지냈구나.”(‘엘르’) MBC를 사직한 뒤 오상진은 tvN ‘대학토론배틀 시즌4’, ‘내 방의 품격’, ‘비밀독서단’, JTBC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 등 예능이지만 지식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한다. 주로 대기업 제품들의 문제점을 고발하곤 했던 MBC ‘불만제로’나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 정석적인 진행을 했던 것처럼, 그는 퇴사 후에도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른 아나운서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아나운서 시절의 이미지를 깨려는 모습을 보여왔다면, 그는 채널만 바뀌었을 뿐 MBC 시절의 모습을 보여준다. ‘라디오스타’에서 함께 출연한 장윤정, 홍진영, 신영일과 달리 브랜드 런칭쇼나 외제 자동차 행사를 많이 한다며 “고급스럽지만 재미없는 이미지”라고 말한 이유다. MBC를 떠난 지 이미 5년이 지났지만, 그는 마치 채널만 바꾼 채 아나운서 시절 자신의 역할을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 JTBC 보도부문 사장 손석희가 MBC 아나운서국 국장이던 시절, 오상진은 그에게 사회 현상과 시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는 면접을 치러 입사했고, “재미와 의미를 떠올리며 아나운서를 생각”(‘오마이스타’)하는 태도로 일했다. 직장에 대한 애정도,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다. 그런데 그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했을 때, 오상진은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일을 해나갔다. 그리고 오랜만에 자신의 옛 직장에서 일할 수 있었다. 그리 달라진 것 없는 모습으로.

프리랜서 선언을 할 당시, 오상진은 “나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굳이 따지자면 사회적이고 직업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회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처지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상에 목소리를 내야 하는 공영 방송사 아나운서로서의 직업정신에 대한 의견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한 사람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곳에서 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정치적인 것”이 바뀐 뒤에야 프리랜서의 자격으로 직장에 돌아와 눈물을 흘렸다. 정말로 이상한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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