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이유리, 싸우고 승리하다

2017.04.26
“대한민국 대졸자가 18%, 그 중에 변호사인 사람은 0.004%야. 그중에서도 여자 변호사는0.00053% 확률의 주인공이라고. 이 언니는, 그 중에서도 예쁘고, 매력 쩔고, 뇌는 아주 섹시하고, 인성은 아주 벨벳이라고” KBS ‘아버지가 이상해’의 변혜영을 맡은 이유리는 스스로를 이렇게 말한다. 변씨 집안의 맏딸로 몇 년 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첫째 오빠를 대신해 사실상의 첫째 역할까지 하는 그는 ‘개천에서 난 용’이다. 그러나 그는 집안을 책임진다는 의무감으로 착한 자식의 얼굴만을 보여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대신 자신의 가방을 들고 나간 동생과 싸우며 부모님에게 “나는 내 물건에 자기결정권이 있다고요. 헌법에도 나와 있는 행복추구권. 아무리 가족이라도 그것까지 간섭할 수는 없잖아요!!!”라고 소리친다. 남자친구의 엄마라도 자신의 엄마에게 모욕을 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한 편으로는 데이트할 시간을 벌기 위해 2일 밤을 새고 영화관에서 졸 만큼, 변혜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악착같이 매달린다. 

MBC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 MBC ‘반짝반짝 빛나는’의 황금란 등으로 악녀 캐릭터의 대표적인 배우로 떠올랐을 때도, 이유리는 원하는 것에 지독할 만큼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민정이  “나보다 열심히 산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고 말하며 핏대를 세우는 모습은 부당한 일을 겪거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든 눈을 부릅뜨며 싸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변혜영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물론 변혜영은 연민정처럼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두 캐릭터는 모두 드라마 내내 쉴 틈 없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쏟아내면서 원하는 것을 쟁취한다. 그리고 이유리는 이런 캐릭터들을 온 몸이 떨릴 만큼 극적인 감정과 표정연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표현한다. 50회 이상이 넘어가곤 하는 주말드라마에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뿜어낸다. 이것은 공교롭게도 이유리가 지금의 자리에 온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KBS ‘학교 4’ 이후 청춘스타의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KBS ‘아내’ 출연 당시 SBS ‘스무 살’ 주연 제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스케줄이 겹치며 ‘아내’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스무 살’은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당했고, KBS에서는 출연 정지당했다 영화 ‘신기전’ 촬영 도중에는 건강문제로 하차하기도 했다. 운명의 장난이라고 할 만큼 기회들은 그를 지나쳤고, 그 후 이유리는 주말과 일일 드라마를 통해 자리를 잡아나갔다. 그리고 악역이든 주인공이든, 맡은 배역에서 격한 감정들을 쏟아내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연민정을 연기하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이유리는 정말로 악착같이 했고, 떠난 줄 알았던 기회를 움켜잡았다. 

KBS '해피투게더 3'에서 엄현경은 “선배님이 하면 대박난다고 해서 이유리씨가 (드라마를) 하면 다 하고 싶어 해요”라고 말했을 만큼 주말 드라마의 스타가 됐다. 그리고 이 순간, 그는 악녀 캐릭터를 연기하던 스타일에 조금 다른 느낌을 가미해 열심히 살아가는 직장여성을 표현한다. 욕심 많은 악녀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변호사가 됐고, 이제 이유리는 연민정과는 다른 캐릭터를 자신의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원하는 것을 얻기란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끝까지 쫓아가서 잡아내기도 한다. 이유리가 연민정을 지나 변혜영까지 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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