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쉬염색을 위한 3단계

2017.04.27
최근 몇 년간 염색 트렌드를 장악한 키워드는 ‘애쉬’다. 이 단어가 컬러명 앞에 접두사처럼 붙게 되면서 염색의 폭은 더욱 넓어졌고,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과감한 컬러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문제는 이 애쉬염색을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애쉬염색을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을 위해 미리 알아두면 좋은 사실들을 정리했다.


입문 : 왜 애쉬인가?
애쉬(ash)의 사전적 의미는 ‘재’다. 하지만 염색에서 컬러명 앞에 애쉬가 붙을 경우, 이를 ‘보다 분위기 있는’, ‘그러면서도 무난한’ 컬러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냥 브라운’에 비해 애쉬 브라운은 보다 차가운 기운을 띈다고 할 수 있다. ‘그냥 블론드’가 평면적인 금발이라면 빛에 따라 은발으로 보이는 애쉬블론드는 한층 입체적이다. 카키, 핑크, 그레이 등 시도하기 힘든 독특한 컬러에 애쉬를 더하면 톤이 다운되며 한결 자연스러워 보이는 효과도 있다. 이런 애쉬컬러는 일본 헤어스타일 전문가 고용준 팀장(탄포포 헤어)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유행했던 색상”이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염색약 제조사들이 시장다변화를 위해 수출에 나서며 한국에 본격적으로 수입됐고, 일본 헤어스타일을 좋아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호응을 얻어왔다”고 한다. 특히 아이돌, 그 중에서도 태연이 2015년 발매한 첫 솔로앨범 ‘I’에서 밝은 애쉬브라운 헤어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은 것이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태연의 담당 헤어디자이너 최지영 원장(룰루)은 “당시 ‘태연 머리색’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고, 탈색과 염색을 원하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1단계 : 색소와의 전쟁
문제는 한국인의 모발로는 애쉬컬러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모발 및 큐티클 층이 두껍고, 모발 속에 붉은색과 노란색을 띄는 멜라닌 색소가 많기 때문. 이러한 ‘웜톤’의 멜라닌 색소는 ‘쿨톤’인 애쉬 계열 발색을 방해한다. 만약 모발이 얇고 웜톤 멜라닌 색소가 적다면 탈색 없이도 애쉬컬러를 표현할 수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염색에 앞서 탈색이 선행된다. 모발이 두껍고 멜라닌 색소가 많을 경우에는 탈색을 2-3번 정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탈색 때문에 애쉬컬러가 금방 사라진다. 온라인상에서는 애쉬컬러로 염색을 한 뒤 빠르게는 하루나 이틀, 길게는 한 달 만에 뜻하지 않게 ‘노란 머리’로 변했다는 하소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헤어디자이너 기우 실장(요닝)은 “염색 자체가 모발 속에 색소를 침투시켜 반영구적으로 색상을 표현하는 시술인데, 탈색으로 인해 큐티클에 구멍이 뚫리게 되면 색소가 다시 빠져나와 컬러가 지속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에 색이 빠지는 것을 감안하고 시술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우 실장은 “처음에는 약간 어둡고 진하게 염색해야 1-2주 정도 지나 색이 빠진 후 원하는 헤어컬러를 얻을 수 있다”는 팁을 전했다.

2단계 :  ‘보색샴푸’ 쓰기
애쉬컬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애쉬컬러 표현을 위해 모발속의 노란색소를 억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노란색의 보색인 보라색 샴푸를 사용한다. 통칭 ‘보색샴푸’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가격이 비싸고 사용법도 까다롭다. 샴푸를 한 후 5-10분, 컨디셔너를 한 후 최소 5분간 모발에 흡수시키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머리에 바르고 헹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최소 30분이 소요된다. 또한 샴푸 시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하고, 추가로 헤어팩이나 트리트먼트를 할 경우 물로 헹구는 타입보다는 바르는 타입을 사용해 머리에 물이 닿는 횟수를 줄여야 컬러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드라이를 할 때도 뜨거운 바람은 피하며, 모발이 건조해지면 컬러 유지기간이 짧아지므로 수분케어와 모발전용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생각보다 훨씬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3단계 : 유니콘이 되어보자
어차피 색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그 자체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해외 뷰티 유투버들을 통해 알려진 ‘유니콘 헤어’가 방법이다. ‘코튼캔디’, ‘샌드아트’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헤어스타일은 쉽게 말해, ‘화사하지만 정의할 수 없는 컬러’를 뜻한다. 오래 유지되기 힘든 애쉬 컬러의 유행은 자연스럽게 셀프 염색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와 관련해 국내 유투버들이 제작한 영상들이 다양하게 올라오고 있다. 셀프염색의 경우 시판되는 염색약을 자유롭게 섞어 원하는 색을 만들거나, 빗을 이용해 고루 바르는 대신 샴푸나 트리트먼트에 섞어 마구 문지르기 때문에 컬러가 일정하게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두피 상태나 자라난 모발의 길이에 따라 같은 색을 발라도 부위에 따라 다르게 연출되기도 한다. 최근에 드럭스토어에서 샴푸하듯 사용할 수 있는 컬러 트리트먼트나 2-3주간만 유지되는 염색약 제품군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유행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모발이 젖은 상태에서 염색약을 바르게 되면 더 큰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셀프 염색을 지속할 경우 얼룩이 생기고, 자라나는 머리의 층마다 다른 색이 입혀지기 때문에 나중에 샵에서 한 가지 색으로 균일하게 염색을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에서도 ‘유니콘 프라프치노’를 출시하지 않았는가. 세계적인 트렌드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자문: 고용준(탄포포 헤어), 기우(요닝), 최지영(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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