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견한 방탄소년단

2017.05.29
John Shearer / 게티이미지

방탄소년단이 올해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으로 시상식에 참가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그래미’처럼 일정 권한을 가진 회원이나 심사위원이 후보를 추천하고 수상자를 결정하는 일반적인 시상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상 부문 대부분은 빌보드 차트나 차트의 점수를 내는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점수로 환산되는 실적을 바탕으로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톱 소셜 아티스트’는 ‘소셜 50’ 차트를 기반으로 후보를 뽑고 팬 투표를 통하여 수상자를 결정한다. ‘소셜 50’은 2010년 12월에 시작된 차트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위키피디아, 텀블러 등 SNS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티스트를 선정한다.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 계정에 대한 방문이나 상호작용, 구독자의 증가 규모 등을 반영한다. 방탄소년단은 ‘소셜 50’ 차트에 2016년 10월 첫 등장했고, 지난 4월에는 22번째 1위를 기록하면서 마일리 사이러스와 리한나를 제치고 역대 3번째로 많이 1위를 기록한 아티스트가 되었다. 현재는 26번째를 기록 중이고, 이 기세라면 28번을 기록한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치고 2위가 될 것이다. 1위는? 저스틴 비버의 161번이다.

2011년 이후 저스틴 비버가 ‘톱 소셜 아티스트’를 6년 연속 가져간 이유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더불어 방탄소년단이 올해 유력한 후보가 되고, 수상자가 된 것도 마찬가지다. 사실 수상 여부나 3억표가 넘었다는 팬 투표 성적이 가장 중요하거나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시장이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을 발견되고 대중적 차원에서 그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소셜 50’ 차트를 차근차근 올라간 적이 없다. 이들이 ‘소셜 50’ 차트에 머문 기간은 불과 32주다. 이들은 첫 등장과 동시에 1위를 차지했고, 앞서 말한 26번의 1위는 그 기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나머지 6주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5번, 저스틴 비버가 1번이다. 3위 아래로 내려간 적도 없다. 이 말은 2016년 10월 이전에 방탄소년단은 차트의 집계 대상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례적인 수준의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차트에 넣지 않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그 이후 6개월 이상 힘을 잃지 않고 있다.

K-POP 아티스트, 혹은 변방의 누구라도, 미국 시장에서 투어를 하고, 전국 네트워크 방송에 출연하고, 갈수록 더 많은 앨범을 파는 것을 넘어 시장에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방탄소년단이 뮤직비디오나 무대영상 수준이 아니라 꾸준하고 다양한 개별 컨텐츠 제공으로 SNS 상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그것이 해외에서의 인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은 이제 굳이 반복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활동을 수치로 평가하고, 그 결과로 이름을 말할 필요도 없는 유명 아티스트와 동등하거나 심지어 압도할 수 있다면 전혀 다른 일이 생긴다. SNS 시대의 개인방송이 기존 미디어를 위협하는 것처럼,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음악 시장의 차원에서도 판을 흔들었다. 이들에 앞서 지난 10여년 동안 K-POP이 전통적인 진입 경로로 시도했던 ‘미국 진출’이 결국 실패의 역사에 가까운 것은 당연하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히스패닉의 비중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음악 시장에서 ‘라틴 팝’의 지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 실패의 역사는 ‘강남 스타일’의 갑작스러운 성공으로 완성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밈(meme)’의 확산에서 시작된 뮤직비디오의 인기와 꾸준한 전략적 접근으로 확보한 시장 내의 존재감은 달리 바라볼 필요가 있다. 누가 더 낫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이 재현 가능한가? 무엇이 교훈을 남기고 새로운 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소셜 50’과 ‘톱 소셜 아티스트’는 그 자체로도 가벼운 차트와 상이 아니다. ‘소셜 50’은 ‘빌보드 200’이나 ‘핫 100’ 이외에 빌보드가 정기적으로 언급하고 분석하는 차트 중 하나다. ‘톱 소셜 아티스트’는 빌보드의 공식 수상자 목록에서 장르에 관계 없는 아티스트, 앨범, 노래 분야를 마치고 세부장르별로 넘어가기 전에 자리한다. 요컨대 음악산업계 전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집계다. 음원판매, 스트리밍성적 만큼이나 마케팅의 결과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빌보드는 애초에 음악 소비자가 재미로 보라고 만드는 차트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다음 노래는 아마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의 신곡 플레이리스트에서 보게 될 것이다. 누구라도 가능하다. 아직 집계 대상이 되지 않았을 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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