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사카구치 켄타로, ‘소금남’의 성장

2017.05.31
“도쿄에서 온 이케멘(イケメン, 꽃미남이나 귀여운 미남을 뜻하는 일본의 속어)”(일본 NTV ‘도쿄 타라레바 아가씨’),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지만 처음 보자마자 “뭐야? 이 잘생긴 이케멘은?!”(영화 ‘히로인 실격’)이라는 말을 설레는 마음으로 외치게 하는 남자. 일본의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다. 3년 전에 일본에서 ‘쌍꺼풀 없는 샤프한 눈매와 얼굴선,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약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목젖이나 쇄골 등으로 남자다움이 느껴지는 낙차가 있는 남자’라고 정의되는 ‘소금남’이 인기였고, 이 표현은 사카구치 켄타로를 위해 생긴 듯한 것이기도 했다.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를 뜻하는 말)’과도 비슷하지만 큰 키, 마른 근육, 큰 손 등 남자다운 것으로 일컬어지는 요소들로 남성성을 잃지 않는 외모는 그의 매력이었고, 국내에서도 이른바 ‘랜선남친’으로 불리며 젊은 여성들에게 ‘남친짤’로 소비되고 있다.

흰 피부, 소년 같은 얼굴. 동시에 큰 키와 손, 약간은 거북목이라 여유롭거나 나른해 보이는 분위기는 여성들에게 경계심을 풀게 만든다. 사카구치 켄타로의 첫 영화 주연작 ‘너와 100번째 사랑’은 이런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그가 타임리프를 해서 여자 주인공을 살려야 하는 임무를 맡은 이야기지만, 영화는 이런 상황보다 그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장면들에 주목한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여자 주인공과 손 크기를 맞춰보기도 하고, 큰 키로 뒤에서 여성을 끌어안는 등 영화 속 많은 장면들이 로맨스를 다루는 작품들의 클리셰적인 설정들을 끌어온다. 이런 장면 속에서 그의 체형 역시 순정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남자 주인공의 모습과 비슷하다. 한 일본 잡지에서는 ‘소금남’을 좋아하는 여성에 대해 “미의식이 높고 몽상가에다, 서브컬처를 좋아”하며 “만화 주인공이 입체화된 느낌”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장은 사카구치 켄타로에 대한 설명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카구치 켄타로는 현실의 ‘소금남’에서 그치지 않을 듯하다. 그가 출연한 일본 TBS ‘중쇄를 찍자’에서는 무기력하게 일하는 영업사원 코이즈미 준을 연기하며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영업맨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너와 100번째 사랑’에서는 영원한 시간 속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일상을 받아들이는 등 점점 연기 폭을 넓히고 있다. 이 잘생긴 이케멘은, 이제 간절한 눈빛을 잊을 수 없는 배우가 됐다. 그의 만화 같은 외모가 아니라, 그 외모로 보여주는 성장에 주목해야 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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